“북의 TEL 이용한 미사일 발사…안보상 큰 위협”

서울-목용재,고영환 moky@rfa.org
2019-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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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이동식 발사차량(TEL).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이동식 발사차량(TEL).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이번 주 한국 내에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이동식발사대(TEL)로 쏠 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가 화제였습니다. 오늘은 TEL을 이용한 미사일 발사의 함의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을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 쏘아 올릴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최근 관심을 끌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 건가요?

고영환: 김영환 국방부 국방정보본부장은 지난 6일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동식발사대에서 바로 발사해야만 이동식발사대를 통한 ICBM 발사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북한은 현재 그럴 능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 정보본부장의 이 발언은 지난 달 8일 국회 국방위원회 합동참모본부 국정감사 때 “북한의 ICBM 발사 능력은 TEL로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던 답변을 한 달 만에 번복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 논란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당시 국감에서는 동창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ICBM을 TEL을 이용해 발사할 수 있다는 것과 더불어 TEL의 기술적 발전 가능성에 대해 평가한 것”이라며 “이번 발언과 배치되는 발언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국정감사에 참석했던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인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7일 김 정보본부장이 “북한이 TEL로 ICBM을 발사하려 했는데 문제가 생겨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발언한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렸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7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ICBM을 TEL로 이동시켜 다른 곳에서 쏘는 것도 이동식발사대를 이용한 발사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그렇다 하더라도 군이 규정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군 관계자는 “‘TEL을 통한 ICBM 발사’의 핵심은 빠르게 ICBM을 이동시켜 즉각 쏜 뒤 발사 장소에서 이탈하는 것인데, 북한이 현재 그 정도 능력은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김영환 국방정보본부장이 북한은 ICBM을 이동식 발사대로 발사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북한의 기술적 발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목용재: 이 문제가 주목된 이유는 지난 주 금요일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발언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이와 관련해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한국 내부에서 북한이 ICBM을 TEL에서 직접 발사할 수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는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의 ICBM은 TEL로 발사하기 어렵다”며 “동창리 시험장이 폐기되면 ICBM을 발사하기 어렵다”고 발언했기 때문입니다. 정 실장의 이날 발언이 있기 전인 지난 달 8일 김영환 정보본부장은 “북한은 현재 TEL로 ICBM을 발사 가능한 수준까지 고도화돼 있는 상태”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서훈 국가정보원장도 지난 4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이동식 ICBM을 싣고 일정한 지점에 발사대를 설치한 뒤 이에 ICBM을 거치해 발사하는데, 이것도 결국 이동식”이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자면 ‘TEL을 이용한 이동식 발사’의 개념에 대해 한국 정부와 상당 수 전문가들이 결이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건데요. 한국 정부 측은 북한의 TEL이 ICBM의 운반과 직립, 즉 세우까지는 가능하나 TEL에서의 직접 발사는 못한다는 판단이고 전문가들은 북한이 TEL 자체에서 ICBM을 쏘든, TEL로 운반한 뒤 고정식 발사대로 옮겨 쏘든 모두 이동식 발사로 안보에 위협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ICBM을 TEL 자체에서 쏠 수 있는지 여부가 논쟁거리였다는 얘기군요. 어떤 경우든지 한국 안보에 굉장히 큰 위협일 것 같은데요.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이 ICBM을 고정된 장소에서 발사하는 경우 그 장소들이 미리 정찰이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발사문이 열리는 등 발사 조짐이 포착되면 해당 미사일에 대한 요격이 가능합니다. 덜 위협적이라고 할 수 있는거죠. 그러나 북한이 TEL에 미사일을 싣고 야간에 갑자기 기동해 발사대를 세우고 발사하는 경우 탐지가 어렵고 요격에도 시간이 더 소요돼 한국 안보에 커다란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TEL로 직접 쏘는 것과 미사일을 내려 거치대에 놓고 쏘는 것은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TEL로 ICBM을 목적지로 이동시킨 뒤 지상에 고정해 발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려 사활을 걸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한미가 미사일에 대응하기 어렵도록 기습타격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목용재: 북한이 미사일 연료를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교체하려 한다는 내용도 나왔는데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고영환: 북한이 현재 미사일 엔진 연료를 고체로 대체하는 쪽으로 급속히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의 기존 ICBM급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사용합니다. 액체연료는 위험하고 부식을 일으키기 쉬워 안정적인 발사가 어렵습니다. 또한 발사 전에 미사일을 기립, 즉 세워놓고 연료를 주입하는데 그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면 인공위성 등에 추적되고 상대방으로부터 요격을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경우 즉각 발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위성 등 탐지 자산들이 이를 포착하기 어렵습니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추진력이 크고 반동도 작으며 가볍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즉각적인 발사도 가능합니다. 여기에 TEL에서 직접 발사할 경우 그 위협은 더욱 커집니다. 그래서 북한은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미사일 연료를 액체에서 고체로, 고정식 발사에서 이동식 발사로 방향을 잡고 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겁니다. 그러나 문제는 비용입니다. 프랑스도 고체연료 미사일을 처음 개발해 이를 ICBM으로 발전시키는 데 40년이 걸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이 기존에 만들어 놓은 모든 액체연료 미사일들을 고체연료 미사일들로 바꾸는데 얼마나 많은 자금과 노력이 들어갈 것인가? 또한 그 동안 북한 경제는 얼마나 더 망가질 것이고 인민생활은 얼마나 더 어려워질 것인가? 이 부분을 북한 지도부가 심사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미군의 첨단 정찰기가 최근 동해상을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북한의 추가 미사일 발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이 협상 시한으로 주장한 연말도 다가오고 있는데요. 북한이 추가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지난 5일 해외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이날 오전 RC-135S 1대가 일본 오키나와의 가데나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브라 볼’로 불리는 이 비행기는 전 세계에서 단 3대뿐이며 수백 km 밖에서 TEL 등의 전자신호와 전자파를 탐지해 미사일 발사 준비 과정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RC-135S가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을 감시하기 위해 배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이 자주 미사일 등을 발사해 온 점을 고려해 볼 때 미국이 북한의 추가 도발 징후를 포착해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또 경고하기 위해 RC-135S를 한반도 동해상에 띄운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앞서 위원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북한이 TEL을 이용해 ICBM을 기습 발사하는 것은 동아시아, 더 나아가서는 미국의 안보에 큰 위협입니다. 이런 북한의 행보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해 의심을 품게하는 요소로도 작용합니다. 북한이 하루빨리 이 같은 군사적 행보를 중지해야 국제사회가 북한의 경제적 도약을 위해 적극 지원할 수 있을 겁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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