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 창건기념 열병식서 신형 SLBM·잠수함 공개 가능성”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0-09-18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열병식 등장 모습.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열병식 등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큰 행사를 앞두고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수해 등으로 인한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내달 열리는 당 창건 75주년 행사와 관련해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조만간 당 창건 기념일을 맞이합니다. 75주년, 정주년 기념일이기 때문에 성대하게 치러야 할텐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이 수해 등 피해로 인해 경제계획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죠? 이 같은 움직임이 당 창건 기념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에서 소집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연이은 태풍 피해를 이유로 올해 경제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을 암시했습니다. 지난 9일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8일 중앙군사위 7기 6차 확대회의를 지도했다”며 “김 위원장은 예상치 않게 들이닥친 태풍 피해로 부득이 우리는 국가적으로 추진시키던 연말 투쟁 과업들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고 투쟁 방향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신문과 방송들은 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검덕광업연합기업소, 대흥청년영웅광산, 용양광산, 백바위광산 등이 피해를 입고 2000여 세대의 살림집과 수 십동의 공공 건물이 파괴되거나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45곳, 60km의 도로가 유실되고 59개의 다리가 끊어졌으며 3.5km 구간의 철길, 노반 등이 유실됐습니다. 북한이 “이로 인해 교통이 완전히 마비됐다”고 인정했습니다. 10호 태풍이 북한의 지하자원이 몰려 있는 단천 검덕지구, 대흥광산 등과 신포의 수산기지 등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기지들을 타격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8호 태풍 ‘바비’로 황해도 등 서해안 곡창지대가 피해를 입자 현장을 방문한 데 이어 9호 태풍 ‘마이삭’ 직후 함경남도 당 위원장을 쫓아 낸 바 있습니다. 올해 10월 10일은 당 창건 75돌입니다. 정주년인데요. 그런데 유엔 제재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그리고 연이은 태풍들에 나라 전체가 혼란 상태입니다. 당 창건 기념일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당이 창건된 지 75주년이 되는데 이를 기념하지 않으면 주민들은 나라가 이 정도로 어려운가 우려하며 더 크게 동요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면초가의 형국입니다.

목용재: 가장 주목되는 것은 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입니다. 최근 이 같은 움직임들이 하나둘 포착되고 있는데요. 북한이 향후 보일만한 군사적 행보,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당창건 75주년을 맞으며 군사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평양 미림비행장에서는 1만명 이상의 군대 병력과 수백 대의 차량이 동원돼 대규모 열병식 예비 연습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은 당 창건일을 전후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4일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의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군사보안구역 내 정박한 여러 척의 선박 중 하나가 기존에 수중발사 시험용 바지선을 끌어낼 때 사용한 예인선과 유사하다며 이는 북한이 SLBM의 시험발사 준비를 암시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는 “이러한 움직임은 수중 시험 바지선에서 SLBM인 ‘북극성-3형’을 시험 발사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시험을 유예하고 있는 상황에서 SLBM 시험발사는 가장 강도 높은 대미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저는 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로 북한이 여러 형태의 전략 무기들로 미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 중 가능성이 높은 것은 새로운 SLBM의 공개나 시험 발사 그리고 이런 미사일들을 발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공개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ICBM의 시험 발사는 그 가능성이 낮다고 봅니다. 지금 북한은 제재, 신형 코로나, 태풍 등 삼중고를 겪고 있으며 체제 내구력이 매우 낮아진 상태입니다. 이럴 때 ICBM을 발사한다면 동해에 미국 항공모함 전단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의 그러한 압력 수위를 견뎌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목용재: 만약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 열병식을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공개한다면 이는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미국과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고영환: 앞에서도 언급하였지만 북한은 이번 당 창건 기념일에 SLBM의 공개, 시험 발사 그리고 ICBM의 열병식 공개 정도는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이런 전략무기들을 공개한다면 이는 북한이 지난해 말에 발표한 ‘정면돌파전’을 지속하고 올해 발표한 이른 바 ‘핵보유국’의 길로 계속해서 가겠다는 공개적인 선언의 의미라고 봅니다. 북한이 계속하여 강경의 길로 가려한다면 미국이나 한국 그리고 국제사회는 제재의 그물을 더욱 촘촘하게 짤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국과 미국은 새로운 최신형의 군사무기, 전략무기들을 배치하고 도입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압력의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북한은 핵무기를 안고 고사할 것인지, 핵무기를 내려놓고 번영의 길을 갈 것인지 더욱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들어서게 된 것입니다.

목용재: 앞서 북한 당국이 조직 개편을 예고하기도 했죠. 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이 같은 조직 개편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십니까? 일각에서는 당 내 신설부서에 대한 전망과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고영환: 북한이 최근 사법, 보안, 안전기관에 대한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행정부’를 신설하고, 행정부장에 김재룡 전 내각 총리를 임명한 것으로 지난 2일 알려졌습니다.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NK 이날 “새로 내온 당 중앙위원회 부서는 사법, 검찰, 보위, 안전 기관들에 대한 감시와 당적 통제를 담당하는 조직행정부이며, 이 부서의 책임자로는 이전 내각 총리인 김재룡이 발탁됐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8월 13일에 진행된 제7기 제16차 정치국 회의에서는 “당 중앙위원회에 신설부서를 내올 데 대한 문제를 심의, 결정하고 그 직능과 역할을 제시했다”고 북한이 밝힌 바 있습니다. 이름은 당 조직행정부이지만 실상은 이전에 존재하였던 당 행정부가 다시 세워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행정부는 장성택이 지도하면서 조직지도부에 흡수됐다가 행정부로 다시 독립하기를 반복한 바 있습니다. 김재룡이 임명된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김재룡이 장성택의 큰 권한을 다시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보위, 안전, 사법, 검찰에 대한 통제를 조직행정부를 통해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목용재: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 고위 간부들에 대한 인사가 잦았는데요. 최근 주목하는 인물은 누가 있습니까?

고영환: 최근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당연히 김여정 제 1 부부장입니다. 한국 국가정보원도 김여정 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권력을 이어 받아 위임통치를 한다고 한 바 있습니다. 고도의 통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이 업무의 일부분을 김여정 부부장에게 맡긴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주목받는 인물들은 이병철 당 부위원장, 박봉주 당 부위원장, 김덕훈 총리,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 1 부부장 등입니다. 국정원은 이들 역시 일부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발표하였는데 저는 이를 권한 위임보다는 책임분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경제분야의 박봉주 부위원장과 김덕훈 총리 등이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북한 경제의 활로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가 파탄될 경우 두 사람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목용재: 대북제재와 신형 코로나, 여기에 최근에는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까지 입은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북한보다 거대한 경제규모를 바탕으로 윤택할 삶을 누리는 한국 국민들도 최근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이렇게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창건 행사에 소요되는 비용을 피해 복구와 주민들에 대한 지원으로 돌려야 하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