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유해성 인식, 관리계획 갖고 있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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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7년 9월 12일 '제12차 POPs(Persistant Organic Pollutants·잔류성 유해물질) 정보웨어하우스 워크숍'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 환경 전문가들이 POPs 관련 분석기술 등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은 2017년 9월 12일 '제12차 POPs(Persistant Organic Pollutants·잔류성 유해물질) 정보웨어하우스 워크숍'에서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 환경 전문가들이 POPs 관련 분석기술 등을 논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남북한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와 협력방안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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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수자원공사가 최근 동아시아 10개국에 속한 공무원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분석교육을 실시해 주목 받고 있습니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줄여서 쉽게 ‘POPs’라고도 하는데요, 잔류성, 생물 농축성, 장거리 이동성을 가진 유해화학물질로 다이옥신, 폴리염화비페닐, 과불화화합물 등 30종을 총칭합니다.

이번 교육은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 10개국에서 온 공무원과 전문가 13명이 참석했는데요, 남한이 이런 교육을 실시하게 된 배경은 뭘까요? 백명수 소장은 개발도상국 지원사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합니다.

(백명수) 2004년 발효된 스톡홀름 협약은 POPs로부터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관리대상물질의 근절과 저감대책을 평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올해 디코폴과 과불화옥탄산 2종의 물질이 새로 추가됐습니다. 스톡홀름 협약 제 16조에 따라 이행성과 평가를 위해 전 지구 모니터링을 실시하는데, 그 일환으로 남한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11개국이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진행된 교육은 특히 동 협약 제 12조에 규정된 기술지원의 이행을 위해 POPs 측정과 분석방법에 대한 교육훈련을 실시해서 모니터링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백 소장이 언급한 ‘모니터링’은 안건의 진행상황을 수시로 확인해 안건을 관리하는 것을 뜻하는데요, 도대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인체나 환경에 미치는 폐해가 어느

정도이기에 이렇게 전 지구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것일까요? 백 소장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생태계에 오래 남아 지구촌 전체를 위협하므로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백명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1970년대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사용이 금지됐거나 제한돼왔습니다. 분해가 쉽지 않아 환경에 오래 존재하며 이동을 통해 전 지구적으로 분포합니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심각한 독성물질과 함께 인체 건강이나 환경에 미치는 유해성이 매우 큽니다. 주로 생물체의 지방조직에 축적돼 궁극적으로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독성물질이 다이옥신입니다. 다이옥신에 인간이 대량 노출되면 체중감소나 성호르몬, 갑상선호르몬 등 지방대사의 이상이나 중추신경 이상, 그리고 다양한 암이 유발될 수 있습니다. 다이옥신은 무척추동물, 어류, 조류 등에서 산란 감소나 발생 단계에서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다이옥신에 오염된 어류를 섭취한 포유류의 경우, 무기력, 적혈구 수의 감소, 내장기관의 거대화 증상이 보고됐습니다. POPs 물질의 하나로 잘 알려진 HCB는 포유류에 광범위한 독성을 나타내고 발암성 물질로 밝혀졌는데요, 전 세계에 분포된 모유 내 오염물질로 대부분 국가의 산업지역에 거주하는 산모의 모유에서 가장 높은 농도로 검출되고 살균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국가에서도 발견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환경오염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실제로 유엔환경계획과 북한 국토환경보호성이 공동으로 조사해 지난 2012년 공개한 ‘북한 환경과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를 보면, 평양의 일부 대기오염 수준이 환경 오염기준을 상회하고, 대동강을 비롯한 주요 하천의 수질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보통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폐기물 저온 소각 과정이나 산업생산공정에서 발생되는데요, 백 소장은 이 때문에 북한 정부도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말합니다.

(백명수) 특히, 2000년대 들어 4대 선행부문과 광업 부문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금속, 기계, 군수 부문을 중심으로 일부 공장과 기업소의 가동률이 2000년대 중반 이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북한 산업 부문 에너지 사용의 증가로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배출량이 증가했습니다. 또, 북한은 심각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광산과 공장이 많고, 지역에 따라 공업폐수가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방류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의 오염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스톡홀름 협약에 가입했습니다. 또 2004년 특정유해화학물질 및 농약의 국제교역 시 사전통보승인 절차에 관한 ‘로테르담 협약’에 가입했고, 이후 2008년에는 유해물질의 국경이동 및 그 처리에 관한 ‘바젤조약’에도 가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도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유해성 인식과 관리계획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지난 2008년 유엔훈련조사연구소가 북한 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를 위한 국가이행계획 수립, 2010년 북한 내 폴리염화비페닐 관리수립 계획 등을 협력사업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엔훈련조사연구소’는 국제공무원 양성을 위해 유엔총회의 결의로 설립된 전문연구소인데요, 훈련을 통한 기술과 기능의 습득, 경험의 교환, 자질구축 등을 목표로 하며, 자국 또는 국제적 발전전략과 정책수립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관리수립 계획을 세운 폴리염화비페닐은 염소와 비페닐을 반응시켜 만드는 유기화합물인데요, 변압기, 자동차의 자동변속기의 전기절연체, 각종 테이프, 도료, 인쇄잉크 등에 쓰입니다. 염소가 포함된 대부분의 화합물은 2차 독성이 강한 경우가 많은데, 폴리염화비페닐도 2차 독성이 발생할 수 있어 그 처리가 쉽지 않습니다. 처리가 잘못되었을 때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2차 오염물질로 생성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고온에서 소각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통일이 되면 폴리염화비페닐을 포함한 북한 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해당하는 공해물질을 파악해 제대로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통일 이전에라도 남북한은 어떤 노력을 기울일 수 있을까요? 백 소장의 조언입니다.

(백명수) 북한도 스톡홀름 협약 당사국인 만큼, 아시아 모니터링 시스템에 참여해서 그 결과를 공유하는 게 필요합니다. 또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사용현황과 이동에 대해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은 그 독성이 매우 치명적이고 잔류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남북한이 서로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세밀한 모니터링과 대책 수립이 필요한데요, 특히 한반도 전역에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대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새롭게 문제가 되는 물질에 대해서는 사전예방적 접근을 공동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2000년대 후반에 국제사회와 진행한 국가이행계획 수립에 대한 내용을 남한과 공유하고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대한 한반도 이행계획 수립을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불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사용과 관리에 있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에 대한 인식제고 및 교육도 남북협력사업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남북한의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와 협력방안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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