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폭염 탓 모기떼 줄면서 남한 집모기 전염병 말라리아 감소, 북한 말라리아 만연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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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관계자들이 대북지원 말라리아 방역물자를 옮기는 모습.
2011년 5월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관계자들이 대북지원 말라리아 방역물자를 옮기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올 여름 급격히 줄어든 모기 개체수와 모기 박멸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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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모기가 극성이죠? 밤낮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는 모기. 물렸을 때의 가려움도 괴롭지만, 방금 들으신 것처럼 귓가에서 앵앵대는 소리 때문에 죽을 맛이죠. 그런데, 이런 불청객 모기가 올 여름 한반도 남쪽에선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한국의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30주차 전체모기 수는 평균 26개체로 최근 5년 39개체에 비해 33%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같은 기간 말라리아 매개 모기 수도 평균 8개체로 최근 5년 14개체에 비해 43% 적었습니다. 또, 서울시 시민건강국 질병관리과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서울시 관내 60개소 채집모기는 1825마리로 지난 5년 같은 달에 비해 약 29% 줄었습니다. 그 이유는 뭘까요? 백명수 소장은 올 여름 폭염과 강수량의 영향을 지목합니다.

(백명수) 모기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은 온도, 습도, 강수 등 세 가지입니다. 체온조절 능력이 없는 모기는 바깥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데요, 고온에서는 성장이 촉진되기 때문에 폭염에서는 대사활동이 빨라지면서 노화기가 급격히 일어납니다. 모기는 평균 2개월-6개월에 걸쳐 사는데요, 폭염에서는 열흘도 못살고 죽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모기는 햇볕 아래에서는 체내수분이 바로 증발하기 때문에 습한 환경을 선호합니다. 올해처럼 밤에도 고온이 지속되면 흡혈활동을 하지 않고 여름잠을 자버리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모기는 주로 물 웅덩이나 논 등 물이 고여있는 곳에 산란하지만, 올해 기온이 올라가고 비가 오지 않으면서 물 웅덩이가 대부분 말라버렸습니다. 모기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처가 줄어든 것도 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모기떼가 줄면서 이들이 옮기는 전염병 역시 감소했습니다. 모기는 인간을 가장 많이 죽이는 동물이죠. 모기 자체로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말라리아, 일본뇌염, 뎅기열, 황열 등을 옮긴다는 게 문제입니다. 백 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백명수)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염병을 전파하는 매개 모기는 전 세계적으로 약 3,200여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국에는 약 56종이 있습니다. 올해 모기수가 줄어들면서 관련 질병 발생도 줄어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집모기 전염병인 말라리아는 2014년부터 5년간 한 해 평균 620명 넘게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576명, 올해는 397명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구 10만명 당 발생 인구는 2015년 약 1.3명으로 5년간 가장 높았지만, 올해는 상반기 기준이지만, 0.77명 수준입니다. 특히, 올해는 습모기의 전염병인 일본뇌염 발생환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쪽에서는 폭염과 강수량 감소로 모기가 사라지고 있는데요, 북한은 어떤 상황인지 궁금해지네요. 최근 남한을 방문한 국제협력기구 ‘글로벌펀드’의 피터 샌즈 사무총장은 북한에 말라리아가 만연해있다면서, 이런 북한의 감염병을 방치하면 남한의 보건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백 소장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말라리아 퇴치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천만다행이라고 말합니다.

(백명수) 지난 2015년부터 2018년 2월까지 말라리아 퇴치사업에 미화 890만 달러가 투여됐습니다. 북한은 1970년대 말라리아가 사라졌다가 1998년 2천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2001년 11만5천명으로 최고치에 달한 뒤 2007년까지 계속 감소 추세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7년 북한을 말라리아 퇴치 전 단계 국가로 분류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니세프는 북한에서 말라리아 퇴치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주민들에게 모기장을 지급하고 각 가정에 살충제를 뿌리고 예방약과 치료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유니세프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말라리아 발병률이 가장 낮은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발표했습니다. 또, 2025년 퇴치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폭염을 포함한 이상기후 현상이 심하면 심했지 줄어들지는 않을 텐데요, 모기가 아예 자취를 감추게 되는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겠죠? 하지만, 백 소장은 특정 종의 전멸은 생태계의 교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백명수) 모기가 사라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당장 모기를 먹이로 삼는 곤충들인 거미, 도롱뇽, 도마뱀, 개구리 등이 주요 먹이 공급원을 잃을 수 있습니다. 주로 습지, 즉 물 웅덩이나 논에 알을 낳는 모기는 유충인 장구벌레가 수중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모기 유충은 여과 포식자로서 썩은 나뭇잎이나 유기물 찌꺼기, 미생물 등을 먹어 치웁니다. 또한, 잠자리, 거미, 박쥐, 새, 물고기, 수생 곤충들의 중요한 먹이 공급원이기도 합니다. 만약 모기가 없어진다면, 모기 유충의 역할이 사라지기 때문에 생태계 균형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모기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환경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습니다만, 종이 사라지는 것은 비가역적이고 되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기에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현재로서는 모기를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살충제를 뿌리는 건데요, 모기 잡으려다 사람 잡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 일부 가정용 살충제 제품 성분에는 발암가능성 물질이 포함돼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는 형편입니다. 따라서, 당장 효과는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확인되지 않아 과다한 사용은 피하는 게 좋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백 소장은 이런 이유로 요즘에는 살충제를 대신할 친환경 모기 방제 기술이 속속 개발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백명수) 최근 환경보전과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 모기 방제에서도 환경보호의 중요성과 유해살충제의 생태계 파괴, 동물과 인체에 대한 위험성이 점차 알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 단순한 살충제를 이용해 많은 모기를 죽이던 방식에서 방제대상 곤충을 제외한 다른 생물에게는 해가 없고 환경에 안전한 모기 살충제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에, 성충 단계의 모기가 아닌 유충 단계에서 환경친화적인 초음파를 이용하거나 친환경 디자인의 개념을 응용해 빛과 바람을 이용해 모기를 유인, 퇴치하는 도구도 제안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문등이라는 모기 채집기를 이용해 우사에서 말라리아 매개 모기 방제효과를 검증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 결과를 보면, 유문등 한 대로 하룻밤에 말라리아 매개모기 2천마리 이상을 방제했습니다. 우사 등에서 유문등을 이용한 모기 방제는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지연되는 경우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모기 방제법으로 제안되고도 있습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올 여름 급격히 줄어든 모기 개체수와 모기 박멸이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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