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세외부담이 안고 있는 3가지 문제점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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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거리 준공식에서 공개된 여명거리 상점의 판매원들.
여명거리 준공식에서 공개된 여명거리 상점의 판매원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정치 상식을 놓고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북한이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자랑 중에 아주 큰 자랑은 “우리나라에는 세금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올해도 북한은 어김없이 3월 21일을 맞아 “세금제도를 완전히 없앨데 대하여”라는 기사를 대남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게재했습니다. 북한은 1974년 3월 21일 최고인민회의 제5기 제3차 회의에서 세금폐지를 채택했고, 그해 4월 1일부터 전면 시행했습니다.

북한은 “이 법령에 의하여 세금 없는 세상에서 살아보려던 인민들의 꿈은 현실화 되였고 우리 인민은 력사상 처음으로 세금을 모르는 나라의 당당한 주인으로 되였다”고 자랑했습니다.

이 매체는 남한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공화국에는 세금이 없는 지상낙원”이라는 것을 남한 주민들에게 선전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세금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는 일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북한체제가 우월하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의도 같습니다.

그러면 왜 북한이 세금 폐지를 선포했을 까요?

북한은 어느 나라처럼 원유가 꽝꽝 나와서 그 자원을 팔아서 따로 돈을 만들만큼 자원 부국도 아닙니다. 더욱이 북한처럼 달러가 아주 필요한 나라에서 세금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국가가 세금을 받지 않는다면 국가 재정은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그래도 북한이 세금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것은 세금을 걷을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모든 생산수단을 국가가 소유했기 때문에 개인들의 사유재산이 없습니다. 세금은 기업이나 개인이 한해 벌어들인 수입가운데서 일부를 나라에 바치는 것을 말합니다.

국가는 그 세금으로 국가 건설과 국민 복지, 국방비 등을 충당합니다. 즉 국방비에 들어가는 비용을 세금에서 충당하고, 국가공무원들의 월급을 주고,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늘고, 기업이 어려워질 때 여러가지 경제사업을 폅니다.

지금처럼 신형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로 경기가 어려울 때 국가는 세금을 풀어 경제를 살리는데 쓰고, 어려운 가정이나 개인들에게 지원금도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근 2조 달러 규모의 자금을 쓰려고 하는데, 물론 이 돈의 일부는 세금에서 지출됩니다.

미국 정부는 그 돈으로 바이러스로 인해 큰 피해를 본 여행, 항공 산업을 살리고, 국민 가운데 수입이 없는 성인과 아동에게 각각 1,200달러, 500달러를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 정부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100조원, 즉 미화로 약 800억 달러의 비상 금융조치를 취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 돈도 세금에서 나옵니다.

그러면 이 세금은 어떻게 걷힐까요?

국가는 국가 살림을 유지하고 국민생활의 발전을 위해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세금을 걷습니다. 세금수입(tax revenue)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이 기업세입니다. 예를 들어 남한의 민간기업인 삼성전자가 한해 내는 돈은 북한이 1년동안 버는 돈보다 더 많습니다.

2019년 삼성전자가 국가에 납부한 법인세는 8조6900억원, 즉 현재 시세로 68억 달러에 달합니다.

남한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간한 ‘2019년 북중 무역 평가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거래한 북중 무역총액은27억9천만 달러였습니다. 이 돈은 삼성전자 혼자 낸 세금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아마 북한에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하나 있으면 주민들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겠지만, 북한에는 자랑할만한 기둥 산업이 없기 때문에 석탄이나 수산물과 같은 원자재를 팔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개인세가 큰 몫을 차지합니다.

개인들은 자신의 수입 가운데 일부를 세금으로 납부합니다. 그것도 많이 버는 사람과 적게 버는 사람이 똑같이 내는 것이 아니라 차별하여 냅니다.

미국 국세청(IRS)에 따르면 2019년에 일년에 50만 달러 이상 번 고소득층은 37%의 세금을 내야 하고, 소득이 1만달러 아래의 저소득층은 10% 정도 세금을 내야 합니다. 그리고 고급승용차나 고급 요트 같은 사치품을 구매하는 사람에게서는 특별히 소비세라는 것을 받습니다.

세금이 이렇게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는 많이 걷으려고 하고, 내는 사람은 적게 내려는 것은 보편적인 심리입니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정치인들은 선거철이 되면 세율을 대폭 낮추겠다는 현란한 약속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킵니다.

또 납세자, 즉 사람들은 세금을 적게 내려고 편법을 동원하다 적발되어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종종 서기도 하지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탈세하는 현상에 대한 법적 처벌도 강합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세금이 완전히 없어졌을까요?

북한에서 세금이 완전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북한에는 세금대신 세외부담(nontax payments)이 존재합니다. 세외부담은 세금이라고 부르진 않지만, 국가가 강제 징수되는 조세 비슷한 것을 말합니다.

이 세외부담의 부당하기 그지없는데요.

첫째로, 세외부담은 너무 과도한데다, 불평등해 인권을 유린한다는 비판도 받습니다. 외국에서는 세금은 법에 정해져 있어 사람들은 그에 따라 내면 됩니다.

하지만, 북한의 세외부담은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니라, 중앙에서 지시문으로 하달됩니다. 그 지시문은 다시 공장 기업소, 정치조직으로 내려갑니다.

예를 들어 북한 김정은이 원산갈마반도관광휴양지를 건설하라고 지시를 주면 그 지시를 받은 국무위원회는 각 성 중앙기관과 청년동맹에 하달하고, 그러면 그 기관들은 각 도와 시와 군에 과제를 주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인민들의 몫으로 돌아옵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당 시멘트 100킬로그램을 바쳐라, 장갑을 바쳐라, 파철을 바치라고 하는데, 아무런 생산수단이 없는 주민들이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함경북도의 한 주민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주민: 다 국가가 부담하지 못하고 기관 기업소 별로 자체로 받아가지고, 그리고 (공장 기업소는)인민들한테서 뽑아서 건설한다고요. 다 그렇게 한다고요.

이 물자를 장마당에 나가 구매하는 데, 이때 지출되는 돈은 보통 근로자 월급에 몇배에 달합니다. 북한 근로자의 수입이라고 해봤자, 한달에 3천원~4천원 정도 되는데 달러로 치면 1달러도 되지 않습니다. 그마저도 충성 자금, 보험료, 지원물자 비용으로 떼이고 나면 몇 푼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아내들은 남편의 노임은 아예 없는 셈치고, 장사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둘째로, 북한의 세외부담의 특징은 2중과세라는 것입니다.

바로 학생들에게 부담시키는 ‘꼬마 계획’ 활동입니다. 꼬마계획 과제는 어린 학생들을 시켜 부모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2중과세에 해당합니다.

도시 학생들에게 토끼 가죽, 파철과 파동, 파지를 하라고 하면, 그의 부모들은 할 수 없이 장마당에 나가 사서 줘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학생들에게 금전적 부담을 지우지 못하게 법으로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세번째로, 북한의 세외부담은 불평등합니다. 다른 나라의 세금은 간부나 일반 주민이나 모두 의무적으로 납부해야 합니다. 대통령도 여기서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간부들은 세외부담을 지지 않습니다.

중앙에서 지시를 내려 보내면 간부들은 아랫사람들에게 하달하고 받아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 가운데서 물자를 농간하고, 빼돌리기까지 하지요. 옛날로 치면 조세를 받아 탕진하던 탐관오리와 비슷합니다. 원래 간부들은 북한에서 고소득층이기 때문에 세금을 더 많이 내야 합니다.

그러면 북한에서 세금이 폐지됐는데, 어떻게 국가운영자금을 마련하겠습니까,

북한은 금광이나, 송이버섯, 철광석 같은 것을 국가가 차지하고, 외국에 팔아 돈을 마련합니다. 그런데 유엔 제재에 막혀 수출 판로가 막히자, 컴퓨터 인재들을 동원해 해킹으로 돈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은 국제사회로부터 ‘불량국가’ ‘해적국가’라는 오명을 썼습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그레그 스칼라티유 총장은 북한의 세외부담의 편향에 대해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티우: 김정은 정권하에서의 북한 경제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면 공식적으로는 중앙계획경제인데, 최고 지도자가 생산목표를 정하는 데 그 목표가 너무도 높기 때문에 달성할 수 없고, 뿐만 아니라, 생산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생산수단도 주지 않고 식량도 주지 않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불량국가 해적국가라는 오명을 쓰기보다는 오히려 세금제도를 부활시켜 합법적으로 돈을 모아 국가 운영을 하는 편이 더 낫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 인민들에게 지원금이라도 나눠줄 여유가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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