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없는 산업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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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양덕온천문화휴양지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서도 ‘날아다니는 돈을 잡다’,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과학적인 사회주의, 공산주의’에는 어울리지 않는 좀 추상적인 언어, 자본주의적인 표현들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산업도 존재하고요.

오늘은 북한이 지금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굴뚝 없는 산업, 관광에 대해 얘기를 좀 하려고 합니다.

요즘 북한 발 뉴스를 보면 핵, 대미외교, 대남정책 외에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양덕온천지구 관광지건설, 금강산․원산갈마지구 관광지건설 등 관광과 관련된 뉴스가 가장 많습니다. 그만큼 북한의 정책 우선순위가 관광임을 말해줍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잘나가던 시절에도 체제위협, 내국인 불편을 우려해 외국인들을 안방에 들이는 것을 꺼렸는데 왜 갑자기 관광산업에 이렇게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을까요?

그것은 현재 처한 북한의 대내외적 경제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북한은 자기의 핵미사일 도발 때문에 석탄, 광석, 수산물, 피복임가공 등 무역의 대부분을 유엔제재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올해 연말까지 해외에 파견된 근로자들도 100% 철수시켜야 합니다. 이것도 유엔제재에 포함된 거죠. 이미 유럽, 중동지역에서는 다 철수시켰고, 동남아에서는 캄보디아에서 식당들을 모두 폐쇄했고, 태국에서는 아직 남아있는 북한식당 직원들을 체포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당국이 벌어들이는 외화에 치명적인 공백이 생기자 북한이 새롭게 의지하기 시작한 것이 관광산업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을 북한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는 루머도 있고요. 이미 작년에 120만명이 북한을 다녀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관광은 아직 대북제재를 받고 있지 않죠. 그리고 1인당 관광하면서 100달러씩 쓴다고 하면 100만명의 관광객이 연간 1억 달러의 현금수입원천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한번에 100달러만 쓸까요? 숙박비까지 다 합치면 최소한 1000달러는 쓸 겁니다. 그럼 10억 달러를 북한에 가져다주는 셈이죠. 200만 명이면, 20억 달러.

만약 북한이 안정적인 이런 외화현금유입을 확보할 수 있다면 제재에는 끄떡없을 겁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무리 사상 최강의 대북제재를 가한다고 해도 현재 북한의 시장 환율, 쌀값은 몇 년째 안정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시대 들어 나타난 불가사이한 일이죠.

또 북한은 이를 의식해 관광지개발에 모든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국가 최우선정책으로 마식령스키장 건설 완공에 이어 원산갈마해안 관광지구, 칠보산, 묘향산, 삼지연지구 등 투자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남한이 독점적으로 선점했던 금강산관광도 김정은이 직접 나서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지는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자체로 대규모 개발해 중국인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거죠.

북한주민들이 부르는 ‘굴뚝 없는 산업’ 관광! 지금은 굴뚝이 멈추면 이 모든 것을 대체하는 북한의 주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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