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지장’이 된 기지장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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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나진항에 도착한 열차에서 러시아산 석탄을 내리는 모습.
지난 2015년 나진항에 도착한 열차에서 러시아산 석탄을 내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북한원산에서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이 있었죠?

조선중앙통신은 이 사격훈련과 관련해 보도하면서 ‘우리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남조선 지역에 첨단공격형무기들을 반입하고 군사연습을 강행하려고 열을 올리고 있는 남조선군부호전세력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보내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으로 신형전술유도무기사격을 (김정은이)조직하시고 직접 지도 하시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자들이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며 공동선언이나 합의서 같은 문건을 만지작거리고, 뒤돌아 앉아서는 최신공격형 무기 반입과 합동군사연습 강행과 같은 이상한 짓을 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도 했죠.

마지막으로 ‘아무리 비위가 거슬려도 남조선 당국자는 오늘의 평양발 경고를 무시해버리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를 날렸습니다.

지금까지 얼마동안 북한의 내부 언론매체들은 평화와 화해분위기를 반영해 남한비난 관련 내용을 자제해왔고, 또 조심스럽게 다뤄왔었죠. 그런데 남조선당국자까지 직접 지목하면서 경고하고 미사일시험을 무력시위, 위력시위라고 표현한 것은 상황이 매우 심각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북한이 이렇게 지도자까지 나서 남한의 ‘이중성’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북한의 실제 내부 상황은 어떨까요?

일본의 한 언론이 북한의 강연 자료를 입수해 보도를 했죠. 날자는 작년 11월, 인민보안성 소속 모든 단위들에 노동당이 내려 보낸 강연 및 정치사업 자료인데요, ‘미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 나라(북한)에 대한 제재해제는 있을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9월에는 3번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 분위기가 크게 조성되던 시기였죠.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트럼프 놈'이라고 표현했고, ‘미국의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고 줴쳐대고(지껄이고) 있다’고 비난도 했네요. 북한이 내부적으로 늘 쓰는 용어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를 완전히 말살하려는 적의 본심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적과 대화하든 교류하든 그것에 구애되지 않고 적과의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날카롭게 관찰해 대처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11월 11일에 보낸 제주도귤 200톤에 대해서는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이다.'라고 했네요.

북한에서는 요즘 사상 최강의 대북제재의 후과, 징조들이 심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이렇게 심한 말로 욕을 하고, 내부결속을 다지고 있는 거겠죠.

석유 가격이 맨 먼저 요동을 쳤고, 지금은 몇 년간 안정세를 유지하던 환율과 쌀값도 들썩이려 한다는 소식입니다.

중국에 석탄, 광석을 수출하기 위해 돈주들이 마련해 운영하던 기지들도 많이 파산하고 중단됐다죠. 주민들은 한때 돈을 많이 벌어 거들먹거리던 기지장들을 지금은 ‘거지장’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기지장들을 다른 말로 ‘광주’라고도 했는데 요즘은 ‘빚주’라고 한다면서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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