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돼지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
201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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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공군부대의 돼지 공장.
북한군 공군부대의 돼지 공장.
연합뉴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그 무서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다죠? 돼지 과에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발열과 전신의 출혈성 병변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북한은 지난 30일 세계동물보건기구에 자강도 우시군 북상협동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가운데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려 77마리가 폐사됐고, 22마리는 살 처분 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원래 아프리카와 구라파에서 많이 발생했던 이 병이 요즘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지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에서 111건, 베트남 211건, 캄보디아 1건 등 아시아에서만 335건이 발생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병이 왜 위험하냐면 일단 걸리면 무조건 폐사하기 때문이죠. 며칠간의 잠복기를 거쳐 10일내에 모두 죽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백신도 치료약도 개발돼지 못했죠.

중국에선 첫 발병 7개월 만에 전체 어미돼지의 30%가 땅에 묻혔을 정도로 전파 속도도 빠르다고 하네요. 중국내 총 사육두수는 8억 5천만 마리로 추정되는데 그중 현재까지 약 1억 마리나 폐사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감염경로는 감염된 돼지의 침, 오줌, 변 등 접촉 및 호흡기 계통으로의 직접 전염, 사료 및 도구 또는 차량으로 인한 간접 전염, 물렁진드기 등 흡혈로 인한 매개체 전파 방식입니다. 돼지 생산물의 이동, 오염된 남은 음식물, 야생 멧돼지를 통해서도 전염된다죠.

남한은 북한에서의 발병 때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북한과 인접한 모든 지역에 대한 방역을 시작했고 또 북한에는 병 예방과 퇴치와 관련된 지원을 제안하기도 했죠. 물론 아직까지 북한은 적극적으로 지원을 받아들일 반응을 보이지 않지만 말이죠.

과거 북한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을 때 협력한 사례가 있습니다. 2007년 3월에는 26억원, 미 달러로 250만 달러어치의 약품과 방역장비를 지원한 적도 있고, 또 기술지원단이 방북해 방역 상황 관리를 돕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람이든, 집짐승이든 전염병이 발생하면 국경을 완전히 봉쇄할 정도로 고도의 통제력을 발휘해 왔죠. 지난시기 사스라는 감기가 전 세계로 퍼질 때는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다시피 하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포함해 외국을 여행한 관료들은 무조건 일정기간 병원에 격리해 증상이 없을 때에야 돌려보내는 조치도 취했습니다.

당시 국제적으로 회자됐던 것이 김치와 마늘이 사스바이러스에 매우 강하다는 얘기도 있었죠.

북한당국의 통제력은 매우 강하지만 필요한 예방약품, 방역설비, 전문지식, 경험, 자금 등의 경우는 매우 열악합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걱정하고 남한이 적극 나서 도우려는 겁니다.

북한에서 주민들은 스피드가 매우 빠른 돼지를 ‘총알 돼지’라고 하죠. 원래 돼지는 잘 먹여 빨리 살을 찌워 고기를 생산할 목적으로 키우는 건데 사료가 충분하지 못하다나니 여위고 총알처럼 빨리 뛴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프리카돼지 열병이 퍼져 북한농가에 피해를 주고 많은 돼지를 살 처분해 묻어야 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식량난 때문에 고생이 많은데 인민들의 밥상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테니 잘 방역되고 퇴치되기를 바래봅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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