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싸우고 있는 북한, 피해는 물 폭탄 수준

워싱턴-이현기 leeh@rfa.org
2020-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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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수도 평양시 사동구역의 농경지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모습을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광철 구역협동농장경영위원회 과장은 "보다시피 낮은 지대에 있는 작물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수도 평양시 사동구역의 농경지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긴 모습을 6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조광철 구역협동농장경영위원회 과장은 "보다시피 낮은 지대에 있는 작물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안찬일 박사의 주간 진단’ 시간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현기입니다.

북한이 20일째 장마전선과 싸우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이은 또 하나의 새로운 전쟁이어서 북한 인민들과 당국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북한은 장마와 가뭄으로 체제위기가 도래한 <고난의 행군>의 뼈아픈 추억이 남아 있어서 이번 장마 뒤에 또 어떤 재앙이 찾아올지 모두들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장마전선의 악영향과 그 원인이 왜 더욱 심각한지 피해 경위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눕니다.

이현기: 안찬일 박사님 한 주간 잘 지내셨습니까?

안찬일: 네. 잘 지냈습니다.

질문 1: 북한에서 20일째 장마전선이 비를 쏟아부으며 자연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의 장마 어떤 양상인지 좀 설명해 주시죠.

안 찬 일: 네. 북한의 장마 피해가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대표적인 곡창지 황해남북도에 강우량이 집중되면서 농작물에 피해가 예상되고, 남측과 가까운 댐에서 추가 방류할 수 있어 대비가 절실합니다.
북한 기상수문국(기상청)은 지난 8월 1일 0시부터 5일 오후 2시까지 닷새간 강원도 평강군에만 733㎜의 비가 쏟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가 이날 공개한 강원도 금강군 전경을 보면 도로가 침수돼 온통 흙탕물로 뒤덮였고, 차들은 바퀴가 반쯤 물에 잠긴 채 힘겹게 도로를 지나다니고 있는 실정입니다. 리성민 기상수문국 부대장은 "이처럼 많은 비가 내린 데다 앞으로 또 많은 비가 내릴 것이 예견되므로 주요 하천 저수지에 큰물(홍수)경보가 내려졌다"며 "대동강 유역, 청천강 유역, 예성호, 연백호, 금야호에서 수위가 높아져서 경고 수위를 초과하게 되고 방출량도 최대로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2: 아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 당국은 남북 분단지역인 황해북도 개성 등지에서 댐의 문을 아무런 통보도 없이 열어 제껴 남쪽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뉴스가 있는데 이건 무엇을 의미하는 겁니까?

안 찬 일: 북한은 이미 이번 장마 기간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북한명 예성강댐) 수문을 수 차례 열었습니다. 이에 따라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가 급상승하면서 인근 경기도 파주와 연천 지역 한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벌리고 있습니다.
북쪽 지역의 댐을 방류할 때는 남쪽 정부 측에 이와 같은 사실을 통보하도록 합의 되어 있는데 북한 당국은 최근 남북관계를 ‘대적 관계’로 설정해서인지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아 남쪽 지역 주민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아도 북한의 ‘수공작전’이란 물 공격에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데 이번 장마에 북한은 그 목적을 톡톡히 달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질문 3: 문제는 북한이 가뜩이나 식량문제 해결이 어려운데 이번 장마로 곡창지대인 황해도 일대가 큰 물난리를 겪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좀 설명해 주시죠.

안 찬 일: 이번 비는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인 황해도에 집중돼 농작물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지난 1일부터 닷새간 황해북도 장풍군은 559㎜의 물 폭탄을 맞았고 황해남도 배천군에도 400㎜가 넘는 비가 내렸습니다. 이것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폭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풍군은 2002년 개성공업지구 지정 당시 개성직할시에 속했다가 이듬해 황해북도로 편입된 개성 인근 지역이며 동시에 군사분계선 인근 지역입니다.
황해북도와 더불어 황해남도는 북한 내 최대 쌀 생산지로 꼽히는 고장입니다.
북한 최철민 국가재해비상위원회 부국장은 지난 5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대부분 지역에서 폭우와 많은 비가 내려서 도로와 철길들이 파괴되고 농경지들이 침수되는 등 일정한 피해를 받고 있다"고 피해 상황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농업 부문을 비롯한 경제 각 부문의 피해 최소화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5일 '조선에서 큰물과 폭우 피해를 막기 위해 철저한 대책' 기사에서 "7월 19일과 20일 전반적 지역에 첫 장맛비가 내린 이래 장마 전선의 영향으로 연일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며 "공업과 농업, 중요 대상 건설장을 비롯한 모든 부문에서는 폭우와 비바람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최대의 긴장 상태에서 전개하고 있다"고 장마피해 상황을 보도했습니다.

질문 4: 그렇다면 이와 같은 큰물피해에 대한 북한 당국의 대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좀 말씀해 주시죠.

안 찬 일: 북한 당국은 이미 두 달 전부터 일찌감치 홍수 대비 총괄조직을 꾸리고 수해 예방에 나섰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폭우에 바짝 긴장하는 것은 지난해 13호 태풍 '링링'으로 막대한 피해를 봤던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강일섭 국가비상재해위원장은 "6월 중순 여러 부문과 합동해 중앙큰물피해방지연합지휘부를 구성하고 큰물과 폭우, 비바람 피해를 막기 위한 사업을 진행했다"며 "지난해 태풍 13호 피해를 막기 위한 전 국가적 투쟁에서 얻은 경험과 교훈에 기초해 재해방지사업에 대한 통일적인 지휘를 짜고 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비상재해위에서는 기상수문국의 경보를 주민들에게 실시간 전달하고, 시멘트와 강재 등 피해복구용 물자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국가비상재해위원회가 도·시·군 인민위원회의 재해방지 부서에 지도서를 시달하고 보고를 받는 등 통일적 지휘체계를 강화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당국이 이처럼 수해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비가 예보된 상황이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라고 합니다.
장마가 지난달 19일부터 20일째 쉼 없이 이어진 데 이어 4호 태풍 하구핏의 영향으로 5∼6일 사이에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장마대비에는 허점이 너무 많습니다.
워낙 자연이 파괴되어 있는데다 물폭탄을 막아내기 위한 아무런 장비와 자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인민들의 몫으로 돌아오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질문 5: 참으로 걱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한국에 비해 유독 장마 피해가 더욱 큰 것 같습니다. 산이 많고 강 하천 정비가 잘 안 돼 있어 그렇다고 봐야 하나요?

안 찬 일: 네. 그렇습니다. 워낙 벌판보다 산이 많은 북한은 물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환경을 지닌 특성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김일성 주석 때인 1970년대 초반부터 북한은 <대자연 개조사업>이란 것을 강행해 수많은 다락밭을 만들다 보니 많은 산이 파헤쳐졌습니다.
거기에 인민들이 먹는 문제를 자체로 해결한다며 산을 마구 깎아 무질서하게 텃밭을 조성하다 보니 자연보호가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따라서 많은 비가 오면 자연 토사가 흘러내려 강바닥이 높아지다 보니 물난리를 필연이 되어 버렸습니다.
적어도 북한이 지금과 같은 장마 피해를 줄이려면 최소한 댐 10여 개만 건설하고 토지 관리에서 개인소유 비율을 높여 간다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먹는 문제가 어느 나라보다 심각한 북한이 올해 또다시 장마 전선의 큰 타격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는 집단 아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빌 뿐입니다.

안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또 뵙겠습니다.

안 찬 일: 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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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시간에는 북한 장마전선의 악영향과 그 원인이 왜 더욱 심각한지 피해 경위에 대해 사단법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안찬일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진행에 RFA 이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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