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시한이 다가올수록 급한 쪽은 북한이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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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지난달 24일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한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달(10월) 24일 김계관이 무슨 담화라는 것을 발표하면서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간의 친분관계가 굳건하며 신뢰감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으니, 실무회담에서 타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두 수뇌가 만나 해결할 의지가 있으면 길은 열리기 마련이다”라고 운운한 바 있고 그 후 김영철 아태위원장, 최룡해 최고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까지 연이어 김계관의 담화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대미 위협·공갈을 계속하더니 최근에는 대일 협상을 주도하던 송일호까지 나서서 일본 아베 총리를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천하 무식자, 빈곤한 머리, 정말 보기 드문 기형아”라고 운운하며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난 욕설도 아베 총리에게 한 말투와 크게 다른 것이 없지만 왜 이처럼 미국대통령 트럼프에게 대하는 어투와는 판이한가? 흥미롭기 짝이 없는 문제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왜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고분고분 아첨조의 언사를 계속 되풀이 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미국 국무부나 국방부의 대북강경주의자 관료들을 제압하고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을 사람은 오직 트럼프 대통령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때문이겠지요. 반면 일본 아베 총리나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순하고 위협·공갈조의 비난은 이렇게 하면 아베 총리나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의 행태에 위협을 느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루 속히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도록 간청하게 하기 위함이겠지요. 그런데 과연 이런 판이한 두 가지 어법·어구로 달래고 아첨하고 위협·공갈을 계속한다고 하여 트럼프 대통령이 12월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겠습니까? 한편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기조차 더러운 상소리로 위협·공갈친다고 일본이나 한국이 여러분 당의 기대처럼 대미 청원을 할 수 있겠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최근 미국의 국회지도자들이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당 간부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까? 몇몇 미국 국회의원의 얘기를 소개하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여태껏 아무 합의도 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좌절감마저 느낀다”고 했고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중단하는 제재를 통한 압박 캠페인을 다시 전면 가동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테드 요호 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원회 공화당 간사는 “연말 시한은 북한이 제멋대로 정한 것으로 그 시간표에 맞춰 대응할 이유도 없고 걱정할 이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런 말이 지금 현재 미국 의회의 중론입니다. “12월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지 않으면 대사변이 일어난다” 운운하는 여러분 당의 공갈·위협에 대한 미국 정계의 회답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금년 들어와 12번이나 탄도미사일을 쏘아댔으니 일본과 한국 지도자의 입장은 어떻겠습니까? 미국에게 12월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권고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여러분 당이 하는 짓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결의를 완화하여 북한의 경제적 난관에서 벗어나도록 돕자고 주장하던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이런 말을 할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도발행위를 지속하고 있는데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빼자고 한들 누가 손을 들어주겠습니까?

결국 이달 초 미국은 ‘2018년 나라별 테러보고서’에 또 다시 여러분 당을 테러지원국으로 재 지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분 당의 외무성은 “테러의 온상이며 왕초인 미국이 테러재판관 행사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하며 “미북 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지금과 같은 시기에 미국이 우리에게 테러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야 말로 대화상대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다. 미국의 이러한 태도와 입장으로 하여 대화의 창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여러분 당의 비난이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먹혀 들어가겠습니까? 테러지원국으로 낙인 찍힌 이상 종전과 같은 여러분 당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이런 미국의 결정을 일본이나 한국이 무슨 명분으로 막을 수 있겠습니까? 아니 여러분의 우방국인 중국이나 러시아가 막아줄 수 있는 것입니까? 미국 정부의 여러분 당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은 단순히 미국 한 나라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고 세계 자유애호국가의 정부가 다 동의한다고 믿기 때문에 낙인 찍은 것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은 스스로 김정은을 수반으로 하는 여러분 당 수뇌부의 행태를 냉정히 평가해 봐야 합니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든 해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이든 대형방사포가 발사한 미사일이든 그 어떤 종류의 미사일이든지 그 하나의 값이 얼마입니까? 북한 화폐로 수만 원, 수십만 원입니까? 아니지요. 미국 화폐인 달러로 쳐도 한 방에 수십만 불, 수백만 불 짜리입니다. 이런 값비싼 미사일을 금년에만도 20여발을 쏘아댔으니 돈으로 치면 수천만 달러, 엄청난 액수지요. 이런 막대한 돈을 미사일 쏘는데 쓰지 않고 북한인민의 식량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얼마나 유용했을까 하는 생각을 당 간부 여러분도 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분 당 수뇌부는 당의 안전을 보장하고 적대세력의 온갖 침략 기도를 억제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군사력을 과시함으로 중동의 이란이나 시리아, 기타 국제테러세력으로 하여금 북한에 대해 무기구입을 희망할 것이고 이들을 상대로 무기를 판매하여 미국의 제재로 고갈되어가는 상당한 외화를 보충할 수 있다고 할지 모릅니다. 바로 이런 판단이 잘못된 것입니다. 미국을 비롯한 평화 애호국가가 이를 용납하겠습니까? 여러분 당 수뇌부의 판단이 바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12월까지 새 계산법을 내놓을 수 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주변국가뿐 아니라 유럽이나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가 여러분 당을 테러지원국가, 불량국가, 악의 축으로 규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이 명백하면서도 지극히 엄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여러분 당에 대한 제재와 압박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김정은을 비롯한 여러분 당 수뇌부가 자초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인을 만든 자가 그 해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 계산법을 내놓으라고 하지 말고 김정은이 내놔야 함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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