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 보여준 김정은의 심상치 않은 언행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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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고 앞으로도 이런 훈련경기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훈련 지도 현장에서 김수길 총정치국장(왼쪽 두 번째), 김정관 인민무력상(왼쪽 세 번째) 등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포병부대들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고 앞으로도 이런 훈련경기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훈련 지도 현장에서 김수길 총정치국장(왼쪽 두 번째), 김정관 인민무력상(왼쪽 세 번째) 등 간부들에게 지시하는 모습.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달, 즉 3월에 들어와서 여러분 당의 동향, 최고통수권자인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의 언동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무슨 속셈으로 지껄이는지 이해하기가 곤란하다는 말들이 나옵니다. 그러나 조선로동당을 오랫동안 관찰해온 전문가들의 눈에는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북한당국 특히 ‘최고존엄’이라는 자가 초조와 불안에 휩싸일 때면 으레 이런 서로 모순된 언동이 나오곤 했기 때문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달 3월 2일 북한 군부는 원산 근방에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습니다. 탄도미사일 궤적을 보면 20초 간격으로 사정거리 240km, 고도 35km 상공이었습니다. 이런 탄도미사일 발사는 분명히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위반하며 그에 도전한 것이었습니다. 남한 당국의 안보회의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나 일본을 겨냥한 도발이 아니라 바로 남한을 향한 도발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남한의 청와대안보실장이 “이러한 대남군사도발은 북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니 중단하라”는 경고를 표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남한 청와대의 안보회의결과가 발표되자 3월 4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여정, 바로 김정은의 여동생이지요. 이 여성의 이름으로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원색적인 언어로 남한 안보당국의 경고를 비난하는 반박문이 나왔습니다. ‘저능한 사고방식’이니 ‘완벽한 바보’니 ‘겁먹은 개’니 하는 상소리로 점철된 비난이었습니다.

도대체 남한의 최고당국에 대해 이런 욕설을 퍼부으면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약속했던 ‘판문점선언’이니 ‘남북군사합의서’니 하는 약속이 이행될 수 있겠습니까? 이미 다 깨어진, 사문서라는 것이 일반적 평가이지만 그래도 190여 세계 정부들 중 유일하게 김정은 집단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안의 완화를 공식으로 제기하면서 북한을 도우려는 문재인 정권을 이처럼 비난해서 무슨 득이 있겠는가? 이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담당자들 즉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존 볼턴 전 대통령안보특별보좌관을 비난하던 그 방식을 그대로 남한으로 옮겼다는 평판이 나왔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이런 여러분 당의 얕은 전술을 꿰뚫어 보고 있는 참인데 3월 4일 김정은 친서가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전달되었다고 합니다. 그 요지는 무한 폐렴, 즉 코로나19의 전염으로 고생하고 있는 남한인민을 위로한다고 하면서 남북 간의 의료, 보건, 방역문제에서 서로 협력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격려 또는 위로를 하는 듯 하면서 엊그제 김여정의 악담을 잊어버린 것 같은 편지였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위로 협력 내용을 써 보냈는가?

평안남도에 2,420여 명, 평안북도에 3,000여 명, 강원도에 1,500여 명 정도 총 7,000여 명의 무한폐렴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에, 좀 더 명백히 말한다면 3월 2일 김정은 참관 하에 인민군의 포사격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하는 그 장면을 조선중앙TV 영상으로 보도할 때, 김정은 뒤에 서 있는 10여 명의 인민군 장군들이 한결같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 바로 북한 내 전 지역에서 무한폐렴의 감염실태를 보여주었는데 이 엄중한 현실에 직면하여 그래도 손 벌리고 도움을 청할 상대는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 밖에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 아닐까? 김정은의 다급한 심정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 바로 3월 4일자 김정은의 친서가 아니었는가? 하는 평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그런데 3월 2일 탄도미사일 2발을 원산 근교에서 발사한지 1주일만인 3월 9일 아침 함경남도 선덕 근방에서 또다시 3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역시 200km 사정, 고도 50km의 단거리 방사포 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입니다. 3월 중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공식 발표한 시점에 왜 연속적인 도발인가? 역시 미국이나 일본, 남한 당국의 평가는 ‘김정은의 초조 불안 때문이다, 중국과의 무역거래의 전면중단, 계획했던 중국인 관광의 중단 등으로 발생한 경제적 난관 때문에 일고 있는 북한 인민의 김정은에 대한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긴장조성의 일환이 아닌가?’, ‘이런 고난의 시기가 닥치면 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격차, 다시 말하면 권력을 가진 당 고위간부가 누리는 호화 사치, 부패현상이 더욱 명확히 북한 인민 앞에 드러나게 되어 빈곤, 굶주림, 병마에 시달리는 북한 인민대중의 불만이 더욱 높아지게 마련인데 이를 제압하기 위한 군사적 긴장고조가 아닌가?’ 라는 평가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지난 2월 28일 개최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확대회의는 무한 폐렴에 대한 방역문제와 김일성고급당학교의 부정부패를 이유로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 리만건의 해임과 함께 농업담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태덕을 해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왜 지금 당의 핵심 간부를 양성하는 김일성고급당학교에서 부정부패현상이 발생하고 전례 없는 농업풍작이었다고 발표하면서 박태덕을 숙청했는가? 이런 현상들이 바로 김정은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 김여정의 대남 비난, 김정은의 남북협력을 제의한 문재인 앞으로 보낸 편지 등 상호 모순된 언동이 오늘의 북한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런 고난의 시기일수록 국가 최고정책담당자의 냉철하고 합리적인 정책수립과 집행이 인민대중의 심적 안정과 안심, 사회전체의 안정과 정상화를 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지금 김정은에 대한 북한 인민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봅니까? 대남비난과 아첨 그리고 군사도발 등이 뒤섞인 여러분 당의 대남전략으로 북한인민의 불안, 빈곤, 굶주림, 전대미문의 무한 폐렴에 의한 혼란 등을 해결할 수 있으며, 김정은에 대한 인민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그런 생각이란 지극히 잘못된 판단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인민대중을 속이려 해서는 안 됩니다. 군사적 긴장고조로 국내 민심을 단결시키려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을 밝히고 진정한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우호, 협력의 정책을 추진할 때임을 강조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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