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봉건 세습왕조국가로 남아있겠다?

강인덕· 전 통일부장관
2020-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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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01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주기를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01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주기를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간부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건적 세습왕조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 이 두 말은 서로 상치되는 용어이지만 이런 정치 용어가 그대로 통합, 적용되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조선 로동당, 1당 독재체제이면서 실제 통치자는 김씨 일가의 세습 권력 한 사람의 절대통치하에 있는 북한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1948년 8월 여러분 당이 창당되고 북한의 1당 독재체제가 수립되던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불명예스러운 봉건적 세습왕조국가라는 낙인은 찍히지 않았던 북한 정권이었습니다. 그러나 1972년 김일성의 후계자로 김정일이 지명되면서 북한정권은 반마르크스, 반사회주의, 반인민적 봉건왕조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습니다. 특히 김정일이 사망하고 그의 세 아들인 김정남, 김정철, 김정은 중 셋째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임명되고 그의 폭거 공포정치가 현실화하자 악명 높은 봉건왕조 세습체제로 낙인 찍혔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회고해보면 고구려, 고려, 조선조로 이어진 1500년 동안 이들 왕조에서는 수많은 골육상잔의 피어린 왕족 1가의 권력투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왕족일가의 골육상잔은 오늘날 여러분 당 지배하의 북한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났습니다.

3년 전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일의 장남이면서 김정은의 이복 형인 김정남이 김정은이 보낸 자객에 의해 살해된 현장을 생생한 영상으로 전 세계가 보았습니다. 김정은의 선대인 김정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1972년 김정일이 김일성의 권력세습자로 지명되자 곧장 자신을 키워준 친삼촌이자 작은 아버지인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김영주를 숙청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정일의 친모인 김정숙이 사망하고 김일성의 후처로 들어온 김성애와의 사이에 출생한 이복동생 김평일과 김일성의 외도로 출생한 이복 여동생 김경진 부부를 해외로 추방했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여러분 당 간부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2013년 12월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의 처형을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장성택은 누구입니까? 바로 부친인 김정일의 유일한 친여동생 김경희 당경공업부장의 남편이었고 김정은을 감싸고 키워준 고모부였습니다. 장성택을 어떻게 제거했습니까? 고사기관총으로 시체도 찾을 수 없도록 처형했습니다. 장성택 행정부장이 처형된 후 그의 아내이며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당경공업부장은 어떻게 되었는가? 6년이 지나도록 묘연한 상태였습니다. 아마도 당 간부 여러분 중에는 김경희 부장이 병 치료에 전념하면서 김정은의 백두혈통의 후견자로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줄 알지만 외부세계에는 일절 그녀의 실재를 알 수 없도록 비밀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생존여부와 행방이 묘연했던 김경희가 지난 1월 25일 삼지연극장에서 김정은 부부와 함께 공연 관람하는 장면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외부세계에 사는 저희들뿐만 아니라 북한 내에 거주하는 북한주민들이 다 놀랐다고 합니다. “죽었다”, “병들어 운신하지도 못 한다” 등등 여러 가지 소문이 나돌았던 그녀가 갑자기 김정은 부부와 함께 대중 앞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국가 대사로 추방되어 같은 대사관 청사에서 북한 외교관들 조차도 상대하기 꺼려했던 김평일, 김정일의 이복동생 김정은의 삼촌이 30여년 만에 평양으로 돌아왔다고 했습니다. 김정일의 이복 여동생 김경진의 남편인 김광석 대사도 돌아왔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김정은이 선대에 의해 추방되었던 혈육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인 것일까? 북한인민들은 물론 해외의 북한연구자들에게 지극히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경희 부장의 등장 김평일 대사, 김광석 대사의 귀국 등 김씨 일가의 평양 귀국을 여러분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김정은의 자비로운 은총의 결과일까? 아니면 어떤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일까? 대단히 흥미로운 관심거리입니다. 이에 대한 북한관측자들의 관점은 거의 비슷합니다. 왜 이들 김씨 왕조 일가를 불러들였는가? 그 이유는 백두혈통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김정은의 입장 때문일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의 북한 정치, 경제적 현실이 김정은의 통치력을 약화시켜 인민대중의 불평, 불만이 폭증하기 때문이라는 얘기죠.

뿐만 아니라 김정은 정권이 출범한 이후 지난 8~9년간 수많은 무고한 당 간부와 군 지휘성원들이 숙청되고 처형되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선대시절, 김정일에 충성했던 인물들입니다.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당을 지키고 수령을 수호했던 유능한 일꾼들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모를까 장성택 행정부장의 경우 중국과의 정치,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여 대중무역을 확대하여 김정은 정권 안정화에 기여한 대표적 인물이었습니다. 이런 유능한 선대시절의 중요간부일꾼들 예를 들면 현영철 인민무력상,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 등을 불충하다는 이유로 처형했습니다. 지난 7~8년간 북한은 말 그대로 공포의 땅으로 둔갑했습니다.

선대의 선군정치에서 벗어나 이제는 경제건설과 군사력건설을 병진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선군 사상을 계속 강조하며 무모한 핵개발과 미사일발사를 계속함으로써 북한인민의 경제생활은 말할 수 없는 곤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김정은의 무모한 핵미사일 개발 때문에 국제사회의 엄격한 경제제제가 가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든 북한 인민이 깨닫고 있습니다. 도대체 핵과 미사일 개발은 무엇 때문에 지속해야 하는가? 그것이 인민대중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런 현상은 바로 김씨 왕조 체제의 위험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이런 위험을 손쉽게 극복해보자. 나 김정은이야 말로 백두혈통을 계승한 유일적 지도자’임을 부각하기 위해 김씨 왕조 일가의 지원을 획득하기 위하여 김경희 부장을 다시 등장시키고 김평일 대사를 귀국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당 간부 여러분! 김정은이 백두혈통의 전통을 계승하건 말건 봉건적 세습왕조는 더 이상 북한 인민이 원하는 바가 아님을 여러분은 명백히 알고 있을 것입니다. 21세기에 들어선지 20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김씨 왕조의 정통성을 옹호하고 수호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최근의 김정은의 동태는 한결같이 비정상적, 비합리적, 반역사적 반인민적 행위입니다. 더 이상 이런 반동적 정권의 지속을 위해 귀중한 여러분 당 간부의 역량이 소모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이 칼럼의 내용은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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