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의 북 교육체제

워싱턴-전수일, 강철환 chuns@rfa.org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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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한 소학교의 학생들.
평양의 한 소학교의 학생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주 화요일 북조선 내부의 소식과 정보를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건, 사고, 동태, 동향에 관한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청취자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설명할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이 시간 함께 합니다. 북한전략센터는 북한 내부의 민주화 확산사업과 한반도 통일전략을 연구하는 탈북자 단체입니다.

전수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8월 22일 노동당 중앙위 책임일꾼들과의 내부 회의에서 교육에 관한 여러 가지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북한교육이 세계적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말고 국가적 투자를 통해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유엔제재 국가 경제가 붕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에 대해 다시 강조한 것은 어떤 의미로 볼 수 있습니까?

강철환 대표: 1990년대 중반 수백만이 아사하는 참극이 발생하면서 당시 시, 도의 중앙 부분을 제외한 전국의 교육체계가 완전히 붕괴하거나 그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국가 경제가 붕괴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부분은 의료, 교육 부분입니다. 베네수엘라 등 대중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으로 국가 경제가 붕괴하면 의료시설이 붕괴하고 그 다음에는 교육체계가 마비됩니다. 북한도 경제난이 극에 달하자 아이들 교과서가 지급이 안 되고 굶주린 아이들이 학교에 나가지 못해 한 학급에서 절반 이상의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습니다. 선생님들도 학교에서 주는 월급으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 장마당에 내몰려 장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당시 학교에 다닌 학생들은 장마당 세대에 1세대에 속하는 부류입니다. 장마당 세대는 중앙급 일부 학교를 제외한 전반적 부분에서 교육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북한학교에서 중점적으로 진행하는 사회주의, 김씨 지도자의 혁명사상 교육이 제대로 안 되어 북한식으로 가장 반동화된 세대입니다. 그래서 그 장마당 세대가 젊은 청년들로 성장한 지금 북한의 청년세대는 북한 정권에게는 가장 골치 아픈 세대가 됐고 통제가 안 되고 있습니다.

전. 그렇다면 지금 김정은이 교육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것은 지금 청년세대의 문제가 더 내버려 둘 수 없는 상황에 있고 그것이 교육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인가요?

강.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중앙당 간부들에게 한 말은 지난 3일 평양 체육관에서 열린 14차 전국 교원대회에서 박태성 당 부위원장이 직접 대독하며 교육문제를 바로잡을 것을 설파했고 교원들을 다그치고 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대부분 학교가 새로 고치거나 재건축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는데 북한이 경제난으로 학교들을 제대로 손 볼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자체적 힘으로 학교를 현대화하고 세계적 수준에 맞게 수영장과 운동시설들을 갖추고 외국어 교육도 강화하라고는 하지만 국가적 예산이 없는 상황에서 개인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학교 건설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학생들의 교과서도 고난의 행군 때보다는 좀 나아진 측면이 있지만, 아직 종이 질이 열악하고 분실한 학생들에게 재보충되는 교과서가 부족해 교과서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전. 최근 탈북자들에 따르면 교육사업에 학부모들의 부담이 늘어나면서 부유층 자녀들은 교원들로부터 특혜를 받는데 가난한 계층의 학생들은 더 소외당하는 부익부 빈익빈 부작용이 교육계에서 심각하고 합니다.

강. 북한의 무상교육체계는 북한경제가 최전성기 때에도 열악한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다만 학교 등 교육재정은 그런대로 국가가 부담을 해왔기 때문에 학생들이 부모의 재력이나 빈곤 때문에 처지가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제난이 장기화하고 김정은이 교육에 국가적인 투자를 하라고 다그칠 서도록 학부모에 대한 부담은 더 커지고 그래서 힘 있는 부모를 둔 학생들의 지위는 끝없이 상승하고 소외된 학생들은 학교에 아무런 기여도 못 하고 지원품도 못 내는 부류에 속해져 거론될 때마다 심리적 부담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학교에 많은 지원하고 돕는 학부모의 자녀들은 학교 측의 특별 대우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학생들의 느끼는 빈부의 차이와 심리적 박탈감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전.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11년제 의무교육에서 12년제 의무교육으로 바뀌었는데 이번 대회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강.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민심을 잡기 위해 학생들에 대한 의무교육을 1년 더 연장해 12년제로 확대했습니다. 문제는 공짜교육에 대한 인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공짜는 좋지만 교육의 질이 너무 떨어지고 학교시설을 위한 운영비 마련에 학부모들을 반강제적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이 선심성 1년 무상교육 연장으로 국가재정이 따라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 부담을 모두 학부형에게 전가하자 민심이 폭발해 차라리 유상교육을 해서 교육의 질을 높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게 됐습니다. 당의 12년제 무상교육 확대는 김정은의 가장 큰 업적인데 그것이 실패하자 그것을 또 교육부총리에게 돌려 결국 최영건 교육담당 내각부 총리가 총살당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최영건 부총리는 12년제 무상교육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자 김정은에게 비판을 받았고 아무런 경제적 권한도 없는 그가 무엇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인데 나보고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하고 불만을 토로했다가 그것이 보위부에 밀고돼 결국 처형을 당하게 됐습니다.

전. 김정은 집권 이후 혁명역사 과목에 김정은 편이 추가되면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강. 사실 세습체제가 3대를 넘어서면서 우상숭배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부담은 학생들이 지고 있습니다. 바로 외워야 할 부분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현재 김일성, 김정일 개인 이야기를 혁명역사 과목으로 만들어 이 과목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른 시험을 아무리 잘 봐도 인정이 안 되기 때문에 남한에서 학생들이 영어를 외우는 것 이상의 분량을 쓸데없는 혁명역사 교육에 시간을 낭비해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김정은 역사까지 추가되니 학생들의 학업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김씨 일가의 혁명역사야말로 인생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부분인데 학생들은 이 부분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 북한 사회가 시장화되고 밑바닥 주민들은 시장에 의존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무노동 농촌 동원, 각종 공사에 동원되고 있지 않습니까?

강. 김정은 정권 들어 학생들의 부담이 좀 줄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학생 무임금 노동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농촌 동원 기간도 늘어나고 평양시의 경우 집단체조 시간과 규모가 늘어나 공부할 시간이 없습니다. 북한에서 말이 무상교육이지 이미 학생들은 일 년에 3개월 이상은 농촌이나 기타 공사장에 의무적으로 동원돼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으므로 북한이 말하는 무상교육은 사실 공짜가 아닙니다. 이제 어른들은 시장 논리를 받아들여 공짜노동은 거의 하지 않고 있지만, 국가 통제 속에 있는 학생들은 여전히 무상교육의 핑계로 국가에서 내모는 각종 노동에 참여할 수밖에 없어 국가가 학생들을 오히려 수탈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내부 소식과 자료를 입수해 여러분께 전해드리는 '북조선 인민통신' 지금까지 탈북자단체 '북한전략센터'의 강철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다음 주 화요일, 같은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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