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바이러스제 자체 생산 불가 북한, 인도주의적 지원 없이 간염환자 치료할 수단 없어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8-27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황해북도 사리원에 문을 연 간염 진료소 의료진과 봉사자들.
황해북도 사리원에 문을 연 간염 진료소 의료진과 봉사자들.
/CFK 제공

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남한에서 확산하는 A형 간염 실태와 남북한 간염치료 협력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한국 부산의 한 식당에서 지난달 집단 발병한A형 간염의 확진자 수가 151명으로, 최초 발병시보다 8배 증가한 가운데, 2차 감염자가 확인됐습니다. 부산시 보건당국은 최근 한 감염자의 직장동료가 A형 간염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달 집단발병의 2차 감염사례로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형 간염의 잠복기 50일을 감안하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이 큰데요, 탁상우 박사는 A형 간염은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보다는 덜 치명적이지만, 전염성이 매우 높아 감염 확산이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탁상우) A형 간염은 다른 간염, 즉 가장 흔한 B형과 C형에 비해서 인체에 주는 피해가 적은 편입니다. 다른 간염에 비해 잠복기가 짧고 보통 4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입니다. 오히려,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은 증상이 만성질환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서, 심지어 간암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래서, A형 간염보다 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다만 B형이나 C형은 혈액이나 체액에 직접 노출될 때 감염되는 반면, A형 간염은 감염된 사람의 분변이나 이로 오염된 음식물, 혹은 물에 의해서 전파됩니다. 질병의 전파력이 다른 간염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질병이 빠르게 확산되면 많은 인구가 감염될 수 있고, 이 때문에 면역력이 낮은 특정 인구집단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A형 간염은 흔히 개인위생 관리가 좋지 못한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병되는데요, 한국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신생아를 대상으로A형 간염 예방백신 접종이 의무화됐습니다. 탁 박사는 개인 위생이 좋아지고 예방백신 접종이 늘면서 한국에서 간염의 감염률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평가했습니다.

(탁상우) A형 간염의 경우 예방접종을 통해서, 또는 감염된 이후 항체를 갖기 때문에 바이러스를 보유한 인구는 극히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 C형 간염의 경우 바이러스 보유율이 전체 인구의 약 1% 미만으로 보고됐습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은 약 3%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물론, 이게 1980년대에는 100명 가운데 10명, 또 2000년대 들어서기 직전까지도 100명 중 5명 정도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높았습니다. 꾸준히 예방접종사업을 실시하면서, 이 정도로 낮아진 겁니다. 이렇게 계속된 예방접종사업이 한국 내 20대, 30대 젊은 인구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을 많이 낮추었습니다. 2016년에는 이 연령대에서 0.3%만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처럼 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대에서 간염 전파 가능성이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전체 인구에서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북한의 간염 실태는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북한의 공식 자료가 거의 없어서 예측과 추정을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북한 국적 여행객에게 가장 흔한 감염병은 B형간염이라는 연구결과가 올해 초 중국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중국 베툰국제화평의원 감염병과 연구팀은 2014년1월1일∼2016년12월31일 단둥항을 통해 중국 본토로 입국한 북한 국적 여행객 약 1만8천명을 대상으로 감염병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3%가 B형간염을 포함한 감염병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북한 국적 여행객이 감염된 전체 질병 건수의 80%는 활성형 B형 간염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간염 실태는 중국 내 북한인이나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건강 상태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며 B형 간염 감염율의 경우 최고 20%까지 예측됐다고 탁 박사는 밝혔습니다.

(탁상우) 지난 2003년 세계보건기구에서 북한 전체 인구 가운데 4.5% 정도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후, 북한 정부에서 4.7%라고 한 차례 발표한 것을 빼면 지금까지 공식적인 보고가 없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최근까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나 국경을 접한 중국으로 입국한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보고된 것을 보면, 낮게는 3%, 높게는 20%까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몇몇 전문가들은 현재 약 8%-9% 정도의 성인 인구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즉, 북한 주민 10명 중 1명 정도는 B형 간염을 보유했을 것이다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처럼 북한의 간염 문제는 남한에 비해 심각한 데요, 치료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한 형편이라고 탁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간염 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인 점입니다. 예컨대, 지난 2003년부터 국제기구의 지원으로 신생아에 대한 간염 예방접종을 시작했고, 2010년부터 3년 간 독일 민간 구호단체의 지원으로 청소년 370만 명을 대상으로 예방접종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간염에 걸린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한 사업은 거의 없습니다. 탁 박사의 설명입니다.

(탁상우)  B형 간염과 C형 간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에는 필수적으로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초기에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을 때는 간경변같은 만성질환을 겪게 되고 심하면 간암으로 발전하니까, 이후에는 많은 건강 피해나 과다한 의료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문제는 간염을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가 아주 비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항바이러스제를 자체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국제적인 관심과 인도주의적 지원이 없이는 현재로서는 간염환자를 치료할 수단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소수의 인도주의 지원단체가 간염환자 치료를 위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규모 면에서 보면 턱없이 부족하죠. 조금 더 적절한 규모의 국제적 지원이 서둘러서 있어야만 간염치료나 관리가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지난 6월 돼지열병이 북한에서 발생했고 남쪽으로 내려올 개연성이 높아짐에 따라 공동방역을 포함한 남북협력 문제가 정치권에서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북한에서 감염율이 높은 간염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나 노력 등이 필요할까 물었습니다. 탁 박사의 대답, 들어보시죠.

(탁상우) 남북한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한 정책과 세련된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원칙적으로 말하면 A형 간염과 B형 간염은 예방접종을 통해서,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C형 간염은 주사기 사용이나 문신을 할 때 청결유지나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수혈이나 채혈을 하기 전에는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 혹은 감염됐는지 확인해서 예방하는 게 필수적입니다. 치료에 있어서는, 간염에 걸린 뒤에 이를 제때 진단하거나 인지할 수 있는 역량이 되야 합니다. 만성질환으로 발전하게 되면 의료비 부담뿐만 아니라, 주위로 간염을 전파할 수 있기 때문에 간염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검진이나 치료를 제공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최근 남한에서 확산하는 A형 간염 실태와 남북한 간염치료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