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부상환자 치료관리 능력 매우 제한적 경제활동 증가로 부상 규모 더 늘 것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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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북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북한 주민 4명도 숨졌다.
지난해 4월 북한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 중국인 관광객 3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북한 주민 4명도 숨졌다.
/연합뉴스

(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늘어나는 북한 내 부상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치료실태를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루캉) 전날 저녁 황해북도에서 큰 차량 사고가 발생해 중국 여행객 32명과 북한인 4명이 숨졌습니다. 중국인 2명은 중태입니다. 양국의 관련 당국이 협력해 사고 원인 조사 등 사후 처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 정부 당국자들과 의료 전문가들을 북한에 파견했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해 4월 23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 들으셨는데요,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같은 날 새벽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피해자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고, 이어 병원을 방문해 부상자 치료에 전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런 비극적 사고가 북한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것은 아닙니다. 앞서, 일본의 TV아사히는 지난 2017년 10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6차 핵실험을 강행한 풍계리 지하갱도에서 대규모 붕괴사고가 발생해 최소 200여명이 숨졌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국제보건과 사회의학을 가르치는 박기범 박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국제보건과 사회의학을 가르치는 박기범 박사.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웹사이트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면 어느 곳이던 사고가 나기 마련. 북한에서 이런 교통사고나 작업장 사고 관련 부상으로 사망하는 주민들은 얼마나 될까요? 마침 “북한 내 부상: 어렴풋이 보이는 유행병”이란 제목의 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는데요, 보고서의 주 저자로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국제보건과 사회의학을 가르치는 박기범 박사는 대략 연간 15,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박기범 -- 영어 더빙) 이 수치는 실제 부상 관련 자료를 모아 분석한 것은 아닙니다. 북한의 이런 기초 자료를 찾으려 했는데 실패했습니다. 대신, 세계보건기구의 모형(model)을 사용했는데요, 북한에서 매년 15,600명이 부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교통사고와 낙상이 부상 원인 1위와 2위로 나타났습니다.

관건은 부상을 당한 뒤 얼마나 빠르고 적절하게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인데요, 박기범 박사는 선진국에서는 사람이 다쳐도 금세 가까운 시설로 옮겨져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북한은 그런 역량이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기범) 부상환자를 신속히 근처 의료시설로 옮기는 능력이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판단됩니다. 체계와 이론은 있습니다만, 실제로 적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환자들은 택시나 기타 교통수단으로 병원에 실려갑니다. 북한에서 구급차 체계는 그다지 탄탄하지 않습니다. 북한 내 병원들을 모두 평가하지는 못했지만, 병원으로 실려온 부상환자들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능력 역시 매우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그 결과, 북한에서 부상은 종종 장애,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지면서 큰 경제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는데요, 관련 치료에 드는 비용은 연간 1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기범 박사는 앞으로 평양의 건설호황을 비롯해 경제 활동이 점차 증가하면서 부상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다행인 점은 북한 정부가 부상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단적인 예가 북한이 최근 펴낸 ‘2016-2020 보건부문 중장기 개발계획’입니다. 이 계획에서 북한은 외상치료능력의 개발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기범 박사의 설명입니다.

(박기범) 북한 정부는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부상을 위한 감시체계를 개선하겠다고 했는데, 좋은 첫걸음입니다. 응급치료체계도 강화하겠다고 했는데요, 사실상 구급차 체계와 응급의료 기술자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세계보건기구가 군 단위 병원들에 외과용 구급상자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북한의 계획에 담겼습니다.

박기범 박사는 이 중 북한 보건성이 자국의 외과적 시술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국내외적으로 애쓰는 노력에 상당히 큰 점수를 주었는데요, 그도 그럴 것이 전공이 신경외과거든요. 지난 2007년부터 최근 5월까지 수십 차례 북한을 방문해 북한 의료진과 함께 환자들을 진료하고 수술해, 외과 부문 사안들은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장 북한의 외상치료체계를 개선하려면, 북한에서 턱없이 부족한 의료설비, 구급차, 의약품 등이 지원돼야 할 터. 이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의한 대북제재 하에서도 가능할까 물었습니다. 박기범 박사는 올해 들어 예외적 제재 면제 절차가 대폭 빨라졌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박기범) 제가 이해하기로는, 북한에서 외과적 치료를 개선하기 위한 대규모 보건사업은 현재 실현 가능합니다. 물론, 조금씩, 도별로 이뤄지겠죠. 하지만, 전적으로 실현 가능합니다.

그러면서, 박기범 교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승인하는 데 걸리는 시일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85% 감축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요, 신청부터 승인까지 지난해 평균 99일 걸리던 게 올해는 2주일 정도 만에 승인이 났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남한에서는 단순 대북 지원의 한계를 극복하고, 북측과 다양한 보건의료사업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는데요, 남북협력보다는 다자간 협력체제를 통한 지원이나 사업이 바람직하다는 게 박기범 박사의 견해입니다. 북한의 독재적 정치체제는 차치하더라도, 남한 역시 5년 단임제로 정책의 연속이 어려워, 정권이 바뀌면 합의된 사항이 뒤엎어진 선례들이 하나 둘이 아니라는 지적입니다. 박기범 박사의 말입니다.

(박기범) 이런 이유로 저는 남한과 북한이 쌍무간에 대규모의 다년도 보건사업협력을 실제로 진행하게 되면 무척 놀랄 겁니다. 더 나은 방향은 세계보건기구나 유니세프 등 다자간 체제를 통하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경우, 어떤 정파에도 관련되지 않았습니다. 남한에서 진보적 정부가 탄생하든, 보수적 정부가 탄생하든 합의된 보건사업을 북한 보건성과 지속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늘어나는 북한 내 부상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치료실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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