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올해 보건협력 포함한 단기적 실현 가능한 사업 우선 추진해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2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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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해 유라시아 보건의료포럼 주최로 열린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 왜 필요한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지난해 유라시아 보건의료포럼 주최로 열린 '남북보건의료 교류협력 왜 필요한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경기도의 올해 남북교류협력 방향을 다룬 보고서 중 보건협력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북한과 미국 간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남한의 경기연구원이 이런 현실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한 사업을 펼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경기연구원의 이성우 연구위원.
경기연구원의 이성우 연구위원.

경기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2020 북한의 정책전환과 경기도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는데요, 보고서의 주 저자인 이성우 연구위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이 단기적으로 실현 가능할 지 물었습니다. 대답, 직접 들어보시죠.

(이성우)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일방적 지원보다는 협력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관광사업 재개에 가장 초점을 두는데, 이는 비핵화 선결조건이 돼야 된다는 것 때문에 주변국들과의 협력이 선행돼야 합니다. 이런 점 때문에 실질적으로 어렵습니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산림협력이나 농업협력, 보건협력 분야에 중점을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경기도는 북한과 접경하다 보니, 남북관계 변화의 충격과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의 국지적 도발이 있으면 경기도 북부 지역에는 긴장이 고조되고, 이 지역 관광산업이 위축됩니다. 반대로,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협력사업이 진행되면 경기도는 남북을 연결하는 핵심 지역으로 기능합니다. 문제는 경기도가 앞으로 이런 남북협력사업을 할 역량을 갖추었냐는 건데, 이성우 연구위원은 충분하다고 자신합니다.

(이성우) 경기도가 접경지역이라는 점 외에, 재정적으로도 최대 지방자치단체로서 충분한 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협력사업의 성과, 특히 보건의료 지원사업에 있어서의 성과가 누적된 경험이 있다는 게 가장 큰 자산입니다.

실제로, 2020년 경기도의 예산안은 무려 27조원, 미화로 약 226억달러로 편성됐습니다. 경기도연구원 웹사이트의 말을 빌리자면, 경기도의 경제규모는 세계 40위권의 국가에 버금갑니다. 이런 여력을 바탕으로, 경기도는 북한 어린이 영양식 지원사업, 양묘장 사업, 결핵 환자 지원사업 등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적극적으로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이런 경기도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은 올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이는 경기도가 지난해 11월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 지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는 그 동안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진행하려면 반드시 민간단체를 통해야 했는데, 이번 지정으로 인도적 지원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거든요.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대북지원에 나서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기도가 북한과 접한 접경지역에서 남북협력이 불가피한 사안들이 늘고 있거든요. 단적인 예는 북한의 보건의료체계 붕괴 이후 경기 북부지역에 증가하는 말라리아 문제입니다. 현재 경기도와 북측과 이런 전염병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은 있는지 물었는데요, 이성우 연구위원의 대답입니다.

(이성우) 지금까지 공동방역은 수 차례 해온 경험은 있습니다. 수년간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접경지역에서 북한 측의 호응이 없는 상태여서 상황 자체가 진전되기 어렵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북한이 말라리아에 의해 군인들의 보건이 위협을 받는다면 재개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말라리아는 경기도 서북부를 비롯한 수도권에서 주로 발병하는데요, 남한 내 환자 수는 2004년 800여명에서 2005년 1천여명, 2006년 2천여명 등으로 급속히 증가하다 인도적 차원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으로 방역 차량, 진단도구, 구제 약품 등을 북한에 지원하며 2012년 500여명으로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남북관계 악화로 북한 방역 지원사업이 중단되며 2015년 700명 가까이 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보건이나 방역에 있어서 한반도가 하나의 권역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3일 자신의 웹사이트에 “조류 독감을 퍼트릴 수 있는 철새나 말라리아를 품은 모기들은 언제든 태백산맥을 통해서 남과 북을 오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염병 문제들은 남북이 경계를 그어서 따로 따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에설까요? 남한 정부는 같은 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남북 간 방역 협력 논의가 필요하다는 뜻을 처음 밝혔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른바 ‘우한 폐렴’은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견된 급성 호흡기 증후군인데요, 올 1월부터는 중국 국외로 광범위하게 전파돼, 중국 내 춘절 연휴가 합쳐 빠른 전염으로 감염자 급증, 우한시 도시 기능 전체가 마비되는 등 심각한 사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3일 현재 중국 내 누적 사망자 수는 361명에 달했습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한 북한은 우한 폐렴 유입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북한 내 발병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다가, 2일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없다고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습니다. 남한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남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는 모두15명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두고 남북 간 협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서, 남북한은 지난 2018년 보건의료 분과회담을 통해 “결핵과 말라리아를 비롯한 전염병들의 진단과 예방 치료를 위해 서로 협력한다”고 합의했는데요,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접경지역에서 확산될 당시 통일부가 북한에 공동방역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은 사례가 있거든요.

그럼에도 이런 보건의료 관련 문제의 해결은 남북협력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그 사업의 성과 역시 남북이 모두 누릴 수 있는 과제들이기에 경기도와 경기연구원은 계속해서 문을 두드릴 계획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강조합니다.

(이성우) 접경지역, 한강 하구와 임진강 지역 외에 남북한의 두 도시가 합해지면서 산업, 자본의 유통, 인력의 교류가 크게 이루어져 남북 간에 상생과 공동번영을 이룰 수 있는 개념의 발전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이게 확대되면 동북아협력지대와 같은 확대된, 몽골, 중국, 러시아, 일본까지 포함하는 광역 경제협력지역으로의 동북아 평화경제 협력지대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진하는 연구는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협력에 대한 평가지표를 만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에 정책적 중요도를 반영한 새로운 남북교류 협력사업 프로그램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올해 경기도의 남북교류협력 방향을 다룬 보고서 가운데 보건협력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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