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에 의료진 보내 선진 의료기술 전수받는 노력 계속해와’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20-01-07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의 하이디 린튼 대표와  북한 의료진들이 진료를 보고 있다.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의 하이디 린튼 대표와 북한 의료진들이 진료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 페이스북 사진

(INTRO)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시간입니다.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은 사람 중심의 보건, 복지, 의료 국가를 만들기 위한 각국의 노력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서울대학교 보건환경연구소의 책임연구원 탁상우 박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남한의 의료기술과 남북한 협력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의료관광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이룬 것을 인정받아 화제입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보건산업을 키우고 보건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원을 전문적으로 하는 준 정부기관인데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 의료관광 회의인 ‘IMTJ 의료관광 정상회의 2019’에서 ‘의료관광 목적지’ 대상과 함께 ‘우수 의료관광 웹사이트’ 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런 쾌거에, 탁상우 박사는 한국이 의료기술의 혁신, 기반시설 개선, 국제사회 기여 등 경쟁력 강화를 통해 타 국가와 차별화하며 국제 수준에 맞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큰 기쁨을 표했습니다.

(탁상우) 최근 정부가 발간한 통계를 보면, 2018년 한해만 약 38만명이 한국에서 의료서비스를 받고 돌아간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 수치는 2017년에 비해서도 약 18% 증가한 것입니다. 지난 10년간의 누적 환자수만 봐도 2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중에서도 중국과 일본에서 방문하는 환자들이 전체의 약 4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지난 2009년부터 외국인 환자 유치기관 등록제도를 도입하고, 병·의원의 외국인 환자 유치를 허용해왔는데요,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의 국적은 중국이 전체의 31%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미국과 일본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일본인 환자의 경우 전년에 비해 56% 증가해 전체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태국과 인도네시아 환자도 40%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아시아권 환자가 증가한 건 현지의 한류 유행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우세한데요, 한류는 한국의 대중문화, 즉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 방송, 음악, 옷차림 등이 해외에서 인기리에 소비되는 문화적 현상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외국인 환자가 가장 많이 찾은 진료과는 어디일까요? 탁 박사의 대답, 들어보시죠.

(탁상우) 내과 통합 관련 진료가 전체의 약 20% 가까이 차지해 가장 많습니다. 그런데,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합치면 28% 가량이 되기 때문에 내과보다는 성형이나 미용 관련한 시술을 위해서 환자가 더 많이 몰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성형외과의 경우, 전년도에 비해서 약 50% 이상의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 분야는 계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내과의 경우 신장, 혈액종양, 내분비대사, 류마티스, 순환기 등 과목을 포함하는데요, 특히 건강검진센터를 많이 찾아 진료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8년 10월 공개한 ‘외국인관광객 미용성형 의료용역 부가가치세 환급제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악안면교정술, 안면윤곽술, 유방수술, 지방흡입술, 코성형수술, 탈모치료모발이식술, 쌍커풀수술 등이 인기가 높았습니다.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환자뿐만이 아닙니다. 매년 1000여 명의 의료진이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거든요. 단적인 예로, 서울아산병원은 2017~2018년 2년간 이 병원에서 연수 받은 해외 의학자 수가 900여 명이라고 한국의 일간지 한국경제신문에 최근 밝혔는데요, 영상의학과, 성형외과, 간이식·간담도외과, 이비인후과 등 진료과도 다양했습니다. 이런 선진화된 한국의 의료기술을 가까운 북한에 전수한 사례가 있나 궁금해 물었는데요, 탁 박사는 안타깝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탁상우) 북한과의 보건의료 협력을 위해서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설립된 재단이 있습니다.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인데요, 한국은 주로 이 기관을 통해서 남북한 보건의료협력을 수행해오고 있었습니다. 북한에 직접적으로는 2006년에 앰뷸런스 보급 등을 시작으로 해서 의료인 교육사업을 제 3국을 통해 수행한 적이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2015년 독일에서 북한 의료인 교육을 시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최근에는 이렇다 할 활동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지난달 초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이 북한의 아동과 장애인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려는 사업에 남북협력기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원액은 15억4200만원으로 미화로 약 132만 달러인데요, 이 사업은 2015년 이후 4년 만에 재개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남북 보건의료협력은 지지부진했지만, 북한은 국제정세가 나빴던 2017년에도 평양의대 연구진들을 홍콩으로 보내 교육을 받게 할 정도로 열심이라고 서울대학교 통일의학센터의 한 연구원이 한국의 조선일보에 밝혔는데요, 홍콩 외에서도 북한 의료진이 의료기술을 접하고 있을지 탁 박사에게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탁상우) 물론입니다. 북한은 캐나다, 미국 등 선진국에도 의료진을 보내서 선진 의료기술을 전수받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의료기술을 배워온다고 해서 그런 기술을 바로 현재 북한 실상에서 임상적으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의료기술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보건의료시설, 장비, 제도, 인력, 의약품 등의 자원들이 모두 갖춰져야 하거든요. 그래야만 제대로 된 보건의료서비스로서 제공될 수 있습니다.

사실, 한국은 6.25 전쟁 후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에 의료진을 파견해 선진 의료기술을 배우던 나라였는데요, 60년이 지난 지금은 오히려 의료기술을 가르치는 나라로 컸습니다. 북한도 노력하면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당장, 신희영 서울대학교 통일의학센터 소장은 수년 전 평양의학대학에 가서 의료인력을 교육했는데요, 2018년 열린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대회에서 “북한 의료인의 능력 자체는 굉장히 높다"며 "책 한 권을 던져 주고 30일 후에 가보면 이미 그 내용을 토대로 진료가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해 있다"고 밝혔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북한의 보건복지계가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 할지 물었는데요, 탁 박사의 조언, 들어보시죠.

(탁상우) 한국의 많은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말하기를, 북한의 인민들에게 공히 돌아가는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보건의료체계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의 균형 있는 발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남북한만 노력한다고 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가 힘을 합쳐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또 남북한이 공존하면서 상생하는 방향으로 가야만 가능합니다. 남북간에 평화적 협력을 통해서 상호 이익이 되는 보건의료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여기에 국제사회가 한마음으로 지원에 나선다면 남북한 모두 지구 어떤 나라보다도 뛰어난 의료기술을 갖고 주변국가나 전 세계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베풀면서 발전하게 될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더 나은 보건, 복지 세상’, 오늘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남한의 의료기술과 남북한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탁상우 박사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늘 프로그램으로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