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성화

김주원· 탈북자
2019-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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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김정은 우상화 교육을 위해 배포한 초급중학교(중학교, 사진 왼쪽)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용 참고서의 표지.< 자유북한방송 제공 >
북한이 지난해 김정은 우상화 교육을 위해 배포한 초급중학교(중학교, 사진 왼쪽)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용 참고서의 표지.< 자유북한방송 제공 >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녘 동포 여러분, 지구상의 유일한 폐쇄국가인 북한은 21세기인 지금도 여전히 노예주사회나 봉건왕조국가 같은 세습권력을 유지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황당하기 그지없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신화에 이어 김정은에 대한 전설들을 만들어내 주민들을 세뇌시키고 있어 전 세계인들로부터 비난과 조소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 김일성, 김정일의 만경대 전설, 백두혈통 전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에 이어 김정은에 대한 신화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북한 당국의 김정은 신성화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

2008년 갑작스런 중풍으로 쓰러진 김정일은 외국에서 의사들을 불러들여 응급치료로 조금 호전되자 후계 세습을 위한 김정은 우상화작업을 추진할 것을 중앙당 비서실에 지시하였습니다. 이미 수십 년 동안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적인 존재로 신격화하기 위해 세뇌 선전에 모든 것을 집중하였던 중앙당 선전선동부는 그때부터 김정은 전설 만들기에 달라붙었습니다.

선군정치에 매달려 권력을 행사해왔던 김정일은 김정은을 후계자로 선정하고 군부대들에 먼저 그 사실을 공개하였습니다. 2009년 4월경에 처음으로 군부대들에 ‘존경하는 김정은 대장 동지의 위대성 교양자료’라는 문건이 배포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김정은 대장 동지는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신 어버이 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을 꼭 빼 닮은 선군 영장’, ‘천재적 지략을 가진 군사의 영재’, ‘청년대장’, ‘대장복’ 등이었습니다. 군대 내에서는 리종오가 작사작〮곡한 ‘발걸음’노래가 보급되어 군인들의 대열합창곡으로 불리게 된 시점도 바로 2009년부터였습니다.

군부대들에 하달된 강연제강이나 해설담화자료들에는 김정은이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졸업한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불세출의 탁월한 군사 전략가라며 “청년대장을 모신 것은 우리시대의 최대의 영광이며 행운”이라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2010년에 열린 제3차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당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후계자로 공식 추대되었는데 이 시점을 시작으로 김정은을 신적인 존재로 만들기 위한 신성화 작업이 본격화 되었습니다.

후계 세습을 위한 과정이 김정일에 비하면 너무도 짧았던 김정은을 신 같은 존재로 만들려는 북한 당국의 움직임은 중앙당 선전선동부를 중심으로 출판보도부분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김정은을 우상화하기 위해 처음 나온 도서가 <선군혁명 령도를 이어가시며> 1권입니다. 이 책에는 김정은이 3살 때에 ‘광명성 찬가’라는 한자로 된 시를 붓글씨로 쓸 정도로 천재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 당국이 김정일의 신격화를 위해 어린 시절에 ‘조국의 품’이라는 시를 쓴 것과 유사한 내용으로 선친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김정은이 3살 나이에 붓으로 한자 시를 썼다는 내용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도서에는 김정은이 어린 시절에 총도 잘 쏘았고 승용차도 잘 몰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고 세계 정치는 물론 군사를 비롯한 다방면적인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정은을 신성화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학생들의 수업시간에 무조건 이수하여야 하는 학과목으로 김정은의 혁명역사시간을 지정하도록 하였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혁명역사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교육을 하였던 북한에서 3대후계세습으로 권좌에 오른 김정은에 대한 세뇌 교육은 정규적인 교육과정으로 된 것입니다. 지구상에 자기나라의 국가수반의 생애를 역사과목으로 지정한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국가지도자들에 의해 세상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들에서도 국가수반의 혁명역사를 배워주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못살고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북한에서만이 이런 교육이 강제로 시행되고 있다는 것은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김정일이 급사하자 북한 당국이 초급중학교(중학교)와 고급중학교(고등학교)에 신설한 학과목인 ‘경애하는 김정은원수님 혁명활동’의 내용들은 당시에 공개된 교수참고서를 보면 김정은 신성화가 얼마나 계획적으로 진행되어 왔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교수참고서의 서두에는 김정일이 “우리 대장의 정신과 기질은 백두산의 정기와 기상 그대로입니다”라고 칭찬하였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100페이지(쪽)에 달하는 이 책에는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총을 쏘았는데 9살 때에는 나타나는 목표를 다 소멸하곤 하였다며 명중사격에서나 속도사격에서도 사격선수들이 따르지 못할 사격술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그러면서 3살 나이에 총을 쏘았다는 것은 그 어느 나라 위인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보통사람으로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김정은의 명 사격술은 위대한 장군의 비범한 천품이라고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교수참고서에는 김정은이 차를 전문가이상으로 몰았다며 8살도 되기 전에 대형화물차들이 많이 다니고 경사지가 많은 300여리 구간의 포장하지 않은 도로를 승용차를 운전하여 목적지까지 무사히 갔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김정일이 타는 고급 요트인 ‘마운틴’이라는 이름의 초고속 배를 가지고 북한에 온 한 외국의 유명한 배운전기술자와 겨루어 시속 200㎞로 배를 몰아 그 시험운전사를 두 번이나 이겼다며 이것은 김정은의 영웅남아다운 담력과 배짱, 의지력이 남달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참고서에는 김정은이 기마수보다 말을 더 잘 탔고 수영이나 농구, 배드민턴, 탁구 등 못하는 체육 종목이 없다고도 하였습니다. 이 교습참고서에는 김정은을 천재적인 기질을 가진 인간으로 묘사하면서 이런 우상화 일화들이 끝날 때마다 김정은의 위대함을 강조하라는 자세한 교습 지침도 적혀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학술적인 면에서도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비범한 인재임을 강조하기 위해 16살 나이에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을 다니면서 ‘조국해방전쟁을 승리에로 이끈 수령님의 탁월한 영군술과 불멸의 업적’이라는 주제의 논문을 집필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사실 6.25남침전쟁은 조선반도의 공산화를 위해 김일성이 일으킨 동족상잔의 피의 전쟁이었고 전쟁 전기간 김일성은 북중 국경마을인 자강도 만포시 고산진의 갱도에서 숨어 지냈고 소련제 무기가 동원되고 중국지원군이 참전하여 전쟁을 하였을 뿐 김일성의 업적은 무시할 정도였지만 이런 내용의 논문을 썼다는 것도 김정은을 신적인 존재로 부각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입니다.

김정은 신성화를 위해 북한 당국은 2012년 1월 8일에 기록영화 ‘백두의 선군혁명 위업을 계승하시여’를 처음으로 공개하였습니다. 김정은이 2009년 1월에 군부대들에 후계자로 선전되기 시작하여 3년밖에 안된 시점에 개봉된 이 기록영화에는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이 가졌던 절대적인 권위를 다 가졌음을 드러냈고 ‘태양’, ‘위인’, ‘천재’, ‘전략가’ 등 숭배표현들이 모두 사용되었습니다.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세뇌교양, 신성화교육은 소학교나 중학교들은 물론 탁아소, 유치원들에도 실시되었습니다. 탁아소, 유치원들에는 ‘백두산 3대장군 교양실’들이 생겨났고 배워주는 모든 노래들은 김씨 일가에 대한 노래와 춤으로 교육과정으로 채워지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은을 신성화하는 내용의 황당함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함께 다닌 외국인 친구들에 의해 낱낱이 드러났습니다. 항상 낙제생이었던 김정은에 대해 선생님들도 무시하였고 도중에 다른 학교에 전학을 가서도 공부를 잘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이런 내용들을 차단하기 위해 인터넷도 폐쇄하고 김정은을 신적인 존재로 세뇌시키려 하지만 대기 중에 꽉 찬 정보의 홍수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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