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산기념궁전 전설

김주원· 탈북자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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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어린 학생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영구보존 돼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북한의 어린 학생들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영구보존 돼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AP PHOTO

북녘 동포 여러분! 김일성은 살아있을 때에는 백두산전설로 신화되었다면 죽어서는 금수산기념궁전 전설로, 영원한 신적 존재로 북한주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의 백두산전설에 이어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에 대해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김일성 신성화는 1994년 7월 8일에 김일성이 갑자기 죽으면서 사후 영생 신화로 새롭게 둔갑하였습니다. 문학예술종합출판사에서 1999년에 출판된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이 1권을 시작으로 4권까지 출간되면서 사후 김일성은 영생화, 신성화 되었습니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은 사후 김일성을 ‘하늘도 사망을 슬퍼하는 위인’, ‘인민의 영원한 지도자’, ‘금수산기념궁전의 성인’으로 신격화시켰습니다.

김일성을 ‘하늘도 사망을 슬퍼하는 존재’로 만든 전설에는 김일성의 사망으로 지구상의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슬퍼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당시의 자연현상들도 너무도 기이하여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김일성을 하늘이 낸 인물이라고 경탄하였다고 합니다. 전설집에 수록된 ‘지구를 돌아온 조의렬차’에는 당시 모스크바-평양행 국제열차 안의 상황을 묘사하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김일성의 사망을 조의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가지고 오는 조화들로 열차안은 하나의 꽃바다가 되었다며 각 나라의 꽃들이 한 곳에 모인 모습이 마치 지구를 한바퀴 돌고 온 것 같았다고 강조합니다. 당시 북한 당국의 지시로 평양시민들이 몇 달 동안 매일 만수대에 생화를 가지고 조의를 표하도록 하여 북한 전역에 꽃들이 고갈되었습니다. 해외에 주재한 대사관들에서는 해당 나라들에서 생화를 사서 북한으로 들여보내는 것이 충성경쟁차원에서 하나의 흐름이 되었고 중국과 러시아 등 각국에서 조화들이 북한으로 들어갔던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의 사망으로 지구촌은 물론 온 우주가 커다란 슬픔에 잠겼다며 당시 유엔에서도 조기를 걸었던 사실에 대해 언급하였습니다. 유엔조기게양 규정을 보면 유엔에 가입한 회원국의 국가수반이 사망하였을 경우 해당 나라의 유엔대표부에서 조기 계양을 건의하면 조기를 걸도록 되어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알 수 없는 북한주민들은 마치나 김일성이 위대하여 그의 죽음을 기리는 조기가 유엔에도 걸린 것처럼 신성화한 것입니다. 북한 중학교 교과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대원수님 혁명역사’에는 김일성 사망 애도기간에 지구 방방곡곡의 50여 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조의를 표했다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 전 세계 인구가 70억 명 정도인 것으로 보았을 때 약 7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김일성의 사망에 조의를 표시했다는 것입니다. 이 수치는 어린이와 노인들을 제외하면 전 인류가 김일성의 사망을 슬퍼했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당시 김일성의 죽음을 알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았으며 북한주민들을 독재폭압으로 괴롭히는 그의 사망을 두고 오히려 북한이 한국처럼 자유로운 민주국가가 되기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기이한 자연조화’입니다. 북한 당국은 전설집에서 김일성이 사망하자 ‘우주도 슬퍼서 눈물을 흘렸고 그 눈물이 비애의 눈물소나기가 되어 지구를 흠뻑 적셨다’며 장마철의 소나기를 추모의 소나기로 둔갑시켰습니다. 전설 ‘소복 단장한 백양나무’와 ‘금수산의 숲이 시들다’ 등도 황당하기 그지없는 김일성 신화 전설입니다. ‘소복 단장한 백양나무’는 김일성이 사망한 날에 금수산기념궁전 안의 김일성이 자주 다니던 길에 있던 백양나무들의 푸르싱싱한 잎새들이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그 모습이 ‘마치 어버이를 잃은 슬픔에 소복단장을 하고 울고 울다가 굳어버린 여인의 모습을 방불케했다’는 것입니다. 전설 ‘금수산의 숲이 시들다’에서는 김일성의 사망소식에 생기를 잃고 시들어버린 금수산 숲에 대해 ‘마치 아버지의 영전에서 고개를 떨구고 서있는 아이들의 애절한 모습과도 같았다며 ’숲도 수령님을 애도하여 머리를 숙인 것‘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김일성이 사망한 날에는 지구가 돌던 궤도를 잃었다는 황당한 전설까지 만들어내 그의 신성함을 극대화하였습니다. 당시 세계 각국의 국가수반들과 저명한 인사들이 김일성의 사망에 대해 ‘태양이 꺼지고 지구가 깨진 것과 같다’, ‘파란 많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거성이 떨어졌다’, ‘국제혁명운동은 위대한 보루를 잃었다’, ‘우리 행성을 자기의 궤도를 따라 돌게 하던 구심점을 잃었다’며 통탄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은 나라가 오직 북한뿐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가짜신화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북한 당국의 졸렬함을 말해줍니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에서 강조되는 것 중에 하나가 죽은 김일성이 ‘인민들의 영원한 지도자’로 영생한다는 내용입니다. 전설 ‘장수산에 생겨난 이야기’는 사람들이 생화를 꺾으려고 장수산에 올랐는데 한 노인이 나타나 ‘수령님이 서거했다는 것은 꿈같은 헛소문’이라며 ‘잠시 피곤을 풀기 위해 간 것이니 곧 웃으며 돌아온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 생전에는 금수산의사당 혹은 주석궁전으로 불리다가 사망 후 개건확장하고 여기에 시신을 안치하면서 금수산기념궁전으로 이름을 바꾼 이곳이 신성한 곳임을 강조하는 전설도 김일성 신화에 일조하였습니다. 전설 ‘금수산지맥’에는 금수산이 ‘반만년 긴긴 세월 우리민족과 더불어 강성과 쇠퇴, 자부와 치욕 등 민족의 흥망성쇠와 희로애락을 함께하여 온 산’이라며 한 해외동포 지리학자의 증언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풍수를 연구하는 중에 성지를 가진 민족과 나라가 멸망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왜 조선에는 성지가 없는지 안타까워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던 중 금수산기념궁전에 대한 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았다가 뛰어난 금수산 풍수에 놀랐다는 것입니다.

전설 ‘별정문’에는 금수산기념궁전 정문을 도안하고 있을 때 밝은 빛 줄기 하나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더니 금수산 위에 드리워지는 것을 보고 정문에 별을 형상하기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계명산이 무너져내리다’는 금수산기념궁전에 필요한 석재를 생산하는 과정에 품질이 좋기로 유명한 계명산의 석재를 캐는데 갑자기 지동이 일어 필요한 돌을 생산하고도 남을 만큼의 화강석을 얻게 되었다는 내용입니다. 전설 ‘성지의 조화’는 금수산기념궁전의 과일을 먹으며 뛰놀았던 애가 보름 사이에 키가 한 뼘이나 자랐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금수산기념궁전 주변의 나무들도 3~4년 사이에 울창한 수림으로 된 것이 이곳이 하늘이 낸 천하제일성지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전설 ‘금수산기념궁전에 비낀 쌍무지개’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참관하여 미이라상태로 누워있는 김일성에게 묵상하고 돌아간 연구사들이 돌아가면서 쌍무지개를 보고 의약품연구를 성공했다는 내용입니다. 북한 당국이 김일성을 태양으로 지칭하면서 금수산의 신령스러움을 극찬하는 이유는 죽은 자를 산 자로 둔갑시켜 영생을 기리게 함으로써 김씨 일가의 영원한 노예독재체제를 영구화하자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습니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집’에 수록된 황당한 전설들은 김일성의 신성화를 통해 김씨 일가의 통치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일당독재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데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러한 전설들로 북한주민들을 세뇌시켜 김일성의 영생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수령을 뇌수로 하는 사회정치적 생명체’로 규정하고 뇌수가 없는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김일성의 죽음을 부정하고 영생을 기린다며 만들어낸 구호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입니다. 금수산기념궁전 전설에서는 천지조화도 김일성 사망으로 눈물의 소나기가 되어 벌을 내려 지구촌의 모든 지역에서 물난리와 흉년이 들었다며 김일성이 죽고 북한에 들이닥친 고난의 행군이 북한의 잘못된 정치나 경제체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우주의 조화로, 외부세계의 잘못된 대북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인터넷을 폐쇄하고 외부정보를 차단하려고 해도 열린 정보 홍수의 공간을 북한 당국이 다는 막을 수 없습니다. 김정은은 더 이상 희떠운 전설로 북한주민들을 속이려 하지 말기를 바라며 지금까지 탈북민 김주원이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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