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연합공중훈련 연기로 북 비핵화 실질 진전 기대”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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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Photo

앵커: 한미 양국이 이달로 예정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한미 양국이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미북 대화를 위한 실무협상이 조속히 재개돼 북한의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향한 실질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북 간의 대화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미 간에도 긴밀한 협의가 진행돼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만난 마크 에스퍼와 정경두, 한미 국방부 장관들은 지난 17일 이달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지난 17일): 정경두 장관과 저는 긴밀한 협의와 검토 끝에 이번 달에 계획된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공동 기자설명회에서 “양국의 결정은 외교적인 노력과 평화를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선의의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북한에 미사일 실험 유예 등 상응 조치와 조건 없는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했습니다.

또 훈련 연기에도 한반도의 한미 연합전력에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에 대한 문을 열어두기 위해 훈련 일정을 조정하는 양국의 의도가 자칫 공동 목표와 이익을 중진하고 수호한다는 공약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잘못 인식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한반도의 한미 전력은 어떤 분야에서든 최상의 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훈련 연기에 따른 준비태세 변경도 양국의 긴밀한 공조와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정경두 장관은 한미의 정부, 외교당국과 국방당국이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을 유지해 왔다며 이번 결정은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헀습니다.

또 한미 국방당국은 북한이 반드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데 공감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지난 17일): "북한이 반드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연기된 훈련이 언제 다시 시작될 것인가 하는 부분은 앞으로 진행되는 사안을 보면서 검토하겠습니다.”

정 장관은 공군 전력은 한국이 북한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지만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는 외교적인 노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훈련을 연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연기한 훈련은 언제든 다시 할 수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올해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은 대부분 완료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미는 대규모 한미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해 이달 중에 대대급 이하의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차례씩 실시한 연합훈련도 미북 비핵화 협상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해 규모를 줄이고 명칭도 바꿔 실시해 왔습니다.

이번 연합공중훈련 조정 문제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제51차 SCM, 즉 한미안보협의회의에서 협의가 이뤄졌고 양측은 방콕에서 다시 만나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훈련 연기 결정과 관련해 한국의 전문가들은 비핵화 협상 정체국면에서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끌어내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스스로 제시한 연내 시한을 넘겨 무력도발 등 이른바 ‘새로운 길’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과 한국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해 주면서 결정권과 책임을 함께 북한에 넘기는 모양새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트럼프 행정부도 일단 대화의 판을 깨는 것보다는 북한이 요구하는 상황을 가능하면 만들어주면서 변화를 촉구하는 것이죠. 미국이 먼저 변하겠다는 것 까지는 아니고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 아무튼 변할 수 있는 판을 깔아 주면서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신 센터장은 북한에 미국의 요구사항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이번 결정에 내재돼 있다며 미국이 북한의 과도한 요구까지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연내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은 있지만 3차 미북 정상회담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계속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 한미 연합훈련 수준을 복원하는 등 대북 압박이 다시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이번 훈련 연기 결정에 북한의 비핵화 대화 이탈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북 간 실무협상마저 중단된 상황에서 대화의 불씨를 살리려 북한에 일종의 유화책을 제시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이번 결정이 북한과의 관계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미국은 이미 북한이 이번 연합공중훈련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을 때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그 후에 입장을 번복한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앞으로도 비슷한 사안이 있을 때 북한이 이런 식으로 대응하고 요구를 해 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원래 실시 예정이던 대규모 훈련이 대대급 이하의 훈련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또다시 연기한 것은 자칫 북한 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에 대한 한미연합 대비태세 약화를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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