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전문가가 본 2020] ④ “바이든, 한국전 종전선언 지지해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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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백악관에서 나란히 서있는 바이든 당시 부통령(맨 왼쪽)과 블링컨 당시 국가안보 부보좌관(왼쪽에서 두번째).
2013년 백악관에서 나란히 서있는 바이든 당시 부통령(맨 왼쪽)과 블링컨 당시 국가안보 부보좌관(왼쪽에서 두번째).
/Reuters

앵커: 내년 1월 공식 출범하는 차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한국 정부가 그 동안 추진해온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미국의 한 한반도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그는 종전선언이 한미동맹의 종식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며, 무력을 통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우선 사라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20년 한 해를 마감하며 미국과 한국, 일본의 저명한 북한 전문가와 전직 관리들의 분석을 통해 올 한 해 북한을 둘러싼 주변 상황을 되돌아 보고, 향후 동북아 정세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연말특집] 전문가가 본 2020, 오늘은 네 번째 순서로 한덕인 기자가 헨리 패론 미국 국제정책센터(CIP) 선임연구원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기자: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4년 간 펼친 대북정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헨리 페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대하는 데 있어 가장 매파적(hawkish)이면서도 가장 온건한(dovish) 모습을 보인 대통령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새로운 독자제재를 통해 대북제재의 수위를 전례 없는 “최대압박” 수준으로 올렸다는 점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날 북한은 거의 모든 무역, 투자 또는 금융거래가 막힌 세계적인 금수조치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의 비난 공세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하면서까지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는 최초의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온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협상 타결에 실패했습니다. 부분적으로는 그가 제재에 대한 북한의 복원력을 과소평가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장을 떠난 후에도 북한은 뜻을 굽히지 않았죠. 하지만 동시에 탄핵 절차와 곧이어 이어진 대선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마주했던 국내 상황이 워낙 불안정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측면에는 2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북한의 핵과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가까스로 중단시켰다는 점과 정상회담을 기반으로 한 외교의 정치적 기준을 낮췄다는 점이 있습니다. 반대로 부정적인 측면에는 북한이 여전히 무력 증강을 이어갔고, 이제는 여느 때보다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작년(2019) 말에 “비핵화 의제가 이미 협상 테이블을 떠났다”(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고 밝히기도 했죠.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의 대가로 부분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협상의 기회를 잡았어야 했다고 봅니다. 또한 한국에 남북 간 화해를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여지를 더 주었어야 했습니다.

기자: 올해 미북관계를 뒤돌아보면 어떤 주목할 만한 일이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헨리 페론] 올해 주목할 만한 것은 일어난 일보다 오히려 일어나지 않은 일, 특히 새로운 장거리미사일의 시험발사를 감행하지 않은 점이라 생각합니다. 북한은 지난 1월 스스로 정한 핵·미사일 실험의 중단을 파기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또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무엇이 될 건지에 대한 광범위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었죠.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지 못할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는데, 의미심장하게 선보일 새로운 무기가 없었거나, 추가 대북제재를 우려했을 가능성은 물론, 그들이 유일한 기회라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방해하지 않으려 헀을 수도 있습니다.

/RFA 그래픽

기자: 향후 북한 당국이 어떤 종류의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헨리 페론] 앞서 북한은 수차례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끝내지 않는다면 경제적 자립과 더 나은 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마 그들의 다음 단계는 시험 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과, 추가로 우주발사체(space launch vehicle)를 시험 발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 최근(11월 16일 유엔총회 제75차 회의 전원회의에서)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북한의 우주탐사권을 주장하기도 했고, 그것은 곧 북한이 우주 발사체 시험을 감행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봅니다. 가장 유력한 시험 시기는 내년 2-3월 사이라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언제 시험발사를 할지는 내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최종 결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실제로 우주발사체 실험을 감행한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은 어떨 것으로 보시는가요?

[헨리 페론]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우주발사체 발사에 제재로 대응하려 하지 않을 가능성은 작다고 봅니다. 다만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반대해 유엔 결의 채택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과거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의 어떤 입장일지 뚜렷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기자: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어떠할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헨리 페론] 지금까지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북관계의 근본을 바꾸기 위한 의지를 많이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저는 바이든 정부가 우선은 외교보다 압박을 중요시하며 북한이 많은 무기 실험을 감행하는 오바마 정부 시절 때와 유사한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가지 뚜렷하지 않은 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과연 얼마나 한국 정부의 남북협력 추진을 지지할 의지가 있는가는 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적으로 언급된 바가 많이 없습니다.

/RFA 그래픽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취해야할 조치와 반드시 피해야할 행동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헨리 페론] 우선 바이든 행정부가 인지해야할 점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역량이 증강되는 것은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임은 물론 간접적으로는 한국과의 향후 협력을 복잡하게 만드는 사안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또 중국이 역시 계속 북한에 원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와의 관여가 필수라고 느끼게 될 것으로 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외교에 있어 정통적인 접근법을 추구할 것으로 앞서 밝혔지만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뚜렷한 윤곽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북한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한 가장 명백하고 분명한 해법은 2018년 판문전 선언을 기반으로 한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이라고 봅니다. 일방적으로 북한에 비핵화를 강요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점이 여러차례 드러났습니다. 전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은 안보 위협과 긴장을 고조시킬 뿐입니다. 종전선언을 함으로써 모두에게 무력을 통한 해결책은 더 이상의 선택지가 아니라는 점을 각인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종전선언은 공동의 안보를 지켜나가기 위한 평화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고, 나아가 점진적으로 북한의 비핵화 논의를 이끌 수 있다고 봅니다.

또 법적으로 평화협정의 체결이 한미동맹의 종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화 협정의 본질은 무력을 통한 위협을 끝 마치는 것입니다.

기자: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에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이 지명됐습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헨리 페론] 토니 블링컨이 국무장관이 된다면 그의 과거 발언을 보야 하는데 그의 입장은 북한이 동의할 때까지 압박하는 것이라 봅니다. 단계적 접근법에 열려 있는 듯하며, 부분적 비핵화에 대한 부분적 제재완화의 교환 가능성에도 어느 정도 열려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블링컨의 접근법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한편으론 매우 거칠고 강제적인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그렇다면 차기 국방장관으로 지명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는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국방장관에 오른다면 어떨까요?

[헨리 페론] 플러노이 전 차관은 지난 10월에 북한 문제에 대해 ‘위기 관리(risk-management)’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회의감을 드러내면서 대신 미사일 방어 등 억지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는데요. 플러노이 전 차관이 국방장관이 된다면 평화체제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을 줄이는 것 보다는 새로운 군사자산의 도입을 통해 대응하는 현상적 접근법(status-quo approach)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기자: 네 페론 선임연구원님. 오늘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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