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전문가가 본 2020 ]① “블링컨, 대북관여에 열린 입장 밝히기도”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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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2015년 2월 당시 미국 국무부 블링컨 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
사진은 지난 2015년 2월 당시 미국 국무부 블링컨 부장관이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
/연합

앵커: 미국의 한 저명한 한반도 전문가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관여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 전문가는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실험이 아니라도 북한이 비교적 낮은 수준의 도발에 나서더라도 제재강화 등으로 즉시 반응할 것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020년 한 해를 마감하며 미국과 한국, 일본의 저명한 북한 전문가와 전직 관리들의 분석을 통해 올 한 해 북한을 둘러싼 주변 상황을 되돌아 보고, 향후 동북아 정세를 전망해 보는 시간을 준비했는데요.

[연말특집] 전문가가 본 2020,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한덕인 기자가 미국 국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과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RFA 그래픽

기자: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의 업적, 레가시는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카지아니스 국장: 우선 중단기적으로는 미국이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안고 가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상황이고 저 역시도 몇 년 전에 이런 얘기를 들었다면 반발했을 겁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제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많은 정책적 실패가 있었다는 것 역시 인지하고 있습니다. 또 그것은 어떤 특정인물의 잘못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는 북한과의 ‘엔드게임,’ 즉 종반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최소 향후 몇 년간은 이런 북한을 멈출 좋은 도구나 해결책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외교에 물꼬를 트면서 미국은 북한과 대화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고, 완벽한 해답이 없더라도 외교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과 일단은 북한과의 외교를 시작한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차기 바이든 행정부도 북한과의 외교를 이어나가길 기대합니다.

기자: 올 한 해 미북관계를 돌이켜본다면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무엇인가요?

카지아니스 국장: 친서외교가 가장 인상깊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두 정상 간 주고받은 친서는 미북 양측이 서로 대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입니다. 또 우리가 배운 점은 북한과 협상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과 대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실무협상이 중요하지만 일단 양측 간의 신뢰가 있어야 하고, 특히 모든 북한의 권력구도의 중심에는 김 위원장이 있기 때문에 미국은 김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친서외교는 미북 정상 간에도 어떠한 관계가 구축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봅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른 시일 내에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쓸 가능성은 미미할 것이지만, 여전히 그도 김 위원장과 개인적인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을 거라 봅니다. 과거 레이건과 고르바초브의 관계를 보더라도 정상 간의 개인적인 관계는 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RFA 그래픽

기자: 북한은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 거라고 보십니까? 어떤 행동을 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요?

카지아니스 국장: 우선 지금부터 1월까지는 조용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우선 1월에 김 위원장은 당대회 회의를 가질 것이고, 그리고 나서야 북한이 어떤 방향으로 나갈 것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만약 북한이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통한 도발을 한다면 즉각 반응하고 전략적인내정책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에는 레드라인이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이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아니라는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첫날부터 해결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한반도에 관한 사안은 당장은 우선순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만약 김 위원장이 골칫거리로 떠오른다면 미국도 아주 간단한 답이 있습니다. 제재를 두배로 늘리는 것이겠지요. 바이든 행정부는 당장 해결책을 가질 수 있는 사안에 집중 할 것이고 코로나19 사태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이 소요되는 사안이 될 것입니다. 김 위원장도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면 신중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취해야할 조치와 반드시 피해야할 행동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카지아니스 국장: 우선 북한과의 관여를 이어가야 하고, 만약 정상 간의 대화를 원하지 않는다 해도 실무협상을 진행해야 하고,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피하기 위해 김 위원장을 대변할 수 있는 교섭 담당자(interlocutor)가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이든 당선인은 임기 첫날부터 북한에 실무협상을 제안하면서 김 위원장이 김여정이나 최선희와 같이 자신이 신뢰하고 자신을 대변할 수 있는 특정 인물을 지목하길 요구하는 게 좋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나서 비무장지대에서 미북 간 첫번째 실무회담을 가지고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죠. 만약 이 회담이 잘 진행된다면, 김 위원장이 지목한 그 대변인을 미국으로 초청해 대화를 추가 회담을 나누는 대담한 결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만약 김 위원장이 김여정을 자신의 대변인으로 지목한다면 어떻게 김여정은 미국 측과 앞서 접촉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향후 어떻게 될지에 윤곽이 제시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묵묵부답이고 다른 속내를 지니고 미국과 무언가를 하려 한다면 미국은 북한의 의도를 금방 알아차릴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나눌 의사가 있으며 김 위원장을 대변할 누군가를 지명할 것을 요구한다면 북한에 미국이 진지한다는 점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대북정책에 관한 바이든 행정부의 내각 구성은 트럼프 행정부와 어떻게 다를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카지아니스 국장: 여전히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무엇이 될지를 예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소문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주도할 내각 구성에 대한 토론이 내부적으로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대북정책을 닮을 것이란 많은 전망이 있지만 북한은 예전의 북한이 아니며 지금은 핵무기를 지니고 또 이러한 무기를 타국에 판매하며 핵확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 바이든 행정부는 어떻게든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고 만약 전략적인내 정책으로 돌아간다면 북한의 핵위협은 계속 늘어날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무엇이 될지를 가늠할 만한 정보가 많이 없지만, 지금도 여전히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조 바이든 당선인이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국무장관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했습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이 국무장관인 미국의 대북정책은 어떤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카지아니스 국장: 한미동맹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에게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매우 반가운 인물이 될 것입니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특히 한미관계에 관해 전통주의자(traditionalist)인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을 매우 빨리 체결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고, 전작권 환수에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또 한국이 “공정한 분담금”을 지불해야한다며 강하게 압박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런 시절은 이제 끝났다고 할 수 있고, 그것은 정말 다행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북한에 관한 블링컨 전 부장관의 과거 행적은 매우 뒤섞여 있습니다. 그가 지금까지 내놓은 성명들에서는 매파적 성향이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그는 종종 자신이 대북관여에 열린 입장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외교정책팀의 대표적인 우선 순위는 세가지로 코로나19, 경제 회복, 그리고 중국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가 이같은 사안들의 우선순위를 비집고 들어올 공간이 점점 작아질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위를 앞세운 외교 정책을 모두 허물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 같습니다. 2021년에 들어서면서 미국 정부에게 많은 우선순위가 생길 것이고 물론 한반도 관련 사안도 그 중 하나가 되겠지만, 그 우선순위가 북한 문제 해결에 진전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수준에는 못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제가 걱정하는 것은 북한 당국이 북한에 관한 미국의 우선순위가 떨어진 분위기를 이유로 삼아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행동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기자: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에는 어떤가요?

카지아니스 국장: 설리반 전 보좌관의 경우 블링컨 전 부장관과 매우 비슷한 외교정책관을 가진 인물입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선 그같은 인물이 대표적인 전통주의자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데요. 동맹과 다자간 관계를 중요시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따라서 오바마 시절이 그리운 사람들이라면 제이크 설리번을 좋아할 것입니다. 설리번 전 보좌관에 대해 우려하는 바는 제가 앞서 설명한 블링컨에 대한 걱정과 거의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물꼬를 튼 외교를 이어가지 않고 무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 큰 실수가 될 겁니다.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에는 대북정책에 대한 서로의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북한 문제에 대한 비슷한 입장을 보유한 블링컨 전 부장관과 설리번 전 보좌관 사이에서는 서로의 입장이 충돌할 가능성이 작다고 할 수 있겠군요.

카지아니스 국장: 네,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이유로 대립하곤 했지만, 그것은 서로 많이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또 각자의 업무처리 방식도 많이 다르지요. 블링컨 전 부장관과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사이에서 북한 문제로 인한 마찰은 딱히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인물의 외교적 시각이 비슷함은 물론 유사한 외교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그 두 사람은 민주당 당 내에서도 가까운 위치였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전 보좌관처럼 입장이 대립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네 카지아니스 국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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