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상 미뤄 미국의 양보 얻어낼 속셈”

워싱턴-박정우 parkj@rfa.org
201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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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9월 뉴욕을 방문한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는 모습.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해 9월 뉴욕을 방문한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과 만나는 모습.
Photo courtesy of twitter.com/secpompeo

앵커: 저명한 한반도 전문 기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한반도 담당 편집위원과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한반도 톺아보기’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정우 기자입니다.

, 폼페이오 안 만날 명분 쌓는 중

<기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이달 중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마키노 편집위원님,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지연되고 있는 비핵화 실무협상과 맞물리면서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불참 가능성이 점차 커지는 모양세입니다. 먼저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불참 가능성, 어떻게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사실 저는 리용호 외무상이 유엔총회에 출석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만날 걸로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리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남 이전에 실무협상도 열리지 않겠나 예상했었습니다. 사실 러시아의 이고리 모르굴로프 외무차관이 지난 8월 평양 방문 때 제가 알기로 북한에서 ‘북미 실무협상에 참여할 협상단도 결정되고 있다’는 그런 얘기도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이 (현재로선) 유엔 총회에 안 갈 것 같고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달 31일 폼페이오 장관을 비판하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그건 역시 리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지 않는 명분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외무장관 회담 이전에 실무협상을 한 번은 하지 않겠나 하는 그런 예상을 깨는 상황인 듯합니다. 북한 입장으로선 자신들이 실무협상을 거부하고 있는 게 아니라 미국이 회담을 열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한 목적인 있는 듯합니다.

, 미국과 소통 유지하면서 정상회담 노리는 듯

<기자> 북한이 이처럼 미국과의 실무협상에 소극적인 배경과 노림수는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지금 북한이 실무협상을 피하고 있는 데 대해선 여러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뉴욕타임스도 보도했던 것처럼 트럼프 정권이 현재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포기하면서 사실상 핵동결 정도로 양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대북정책을 세워나갈지 좀 지켜보고 싶은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 간 공동성명에 서명하려고 했는데 그걸 폼페이오 장관이 막으려고 했기 때문에 북한으로선 가장 협상하기 쉬운 트럼프 대통령과만 협상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은 배제하려는 상황이 아닌가 저는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도 전혀 북미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 같고 김 위원장도 지난 6월 말에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실무협상을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입니다. 김 위원장 입장으로선 친서외교를 하면서 미국과 소통 통로는 유지하면서 연말까지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기회를 찾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그런데 실무협상없이 연말까지 곧바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시간은 별로 많지 않은데요 그래도 지난번 판문점 회담때도 갑자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6월 말에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한 뒤 불과 이틀 만에 바로 실현된 그런 사례도 있습니다. 저는 북한도 미국도 협상해야 할 내용은 대충 알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양보할 건지 아닌지 그 정도가 관건이니까 트럼프 대통령만 결심하면 (올 연말까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북한은 보고 있고, 그러니까 끝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국 미북협상 개입 여유없어…북중밀찰 과시는 북한 전략

<기자> 반면 북한은 중국과 밀착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평양을 방문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했습니다. 아무래도 미국을 의식한 행보로 보이는데요, 북중 양국의 노림수, 뭐라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2일 열린 북중 외무장관 회담에 북한 쪽에서 오룡철 대외경제성 부상, 그리고 중국의 동북3성 관계자가 참석했다고 합니다. 그건 아마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화된다면 그 이후의 투자나 개발에 대해서 중국이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나 그런 걸 얘기했다는 걸 암묵적으로 과시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이나 홍콩 문제 때문에 중국 입장으로선 미북 협상에 개입할 정도의 여유는 없을 것 같고 그러니까 여러가지 북중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움직임은 주로 북한의 전략에 따른 걸로 보입니다.

김정은 중국 방중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어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핵 담판을 앞두고 다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걸로 보시는 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네 저는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보는데 10월은 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10월 중화인민공화국 70주년 기념식은 주로 중국에 우호관계가 있는 나라의 정상들이 대거 초대됩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도 당연히 초대될 텐데 여러 초대된 손님들 중 한 명이 될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으로선 자신이 주인공이 되기 힘든 자리에 참석하긴 어렵다고 생각할 듯하구요. 북중관계는 당대당 특수한 관계니까 이번 10월 행사는 제가 보기엔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나 리수용 부위원장이 파견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올 해는 북중관계 수립 70주년이니까 마지막 행사로 김 위원장이 연말까지 단독 방중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김정은 우상화가 이번 최고인민회의 핵심

<기자> 북한이 올 해 두 번째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권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정작 김 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특별한 입장 표명도 없었습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나 신격화를 핵심적으로 추진한 행사였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국무위원회, 최고인민회의의 명령을 최종적으로 승인하고 북한의 대사들도 신임한다고 하니까 제도상으로 최고지도자라고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보면 그 정도로 김 위원장은 늘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불안감을 느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북중관계가 있기 때문에 당장 경제위기에 빠진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북미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대한 국내적인 불만도 있는 거 같고 그리고 아시다시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도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10월10일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김 위원장 자신이 강조했던 원산갈마 관광단지 건설 사업도 진전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초조감이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신격화해야 한다고 그렇게 서두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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