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특별기획: 요동치는 동북아 안보] <2> 북핵 한미일 삼각공조 위기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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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2일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지난 2일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가운데),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한국을 향해 공개적인 비난과 잇따른 도발을 이어가며 대북협상의 순탄한 전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첨예해지는 한일 및 미중 간 대립각은 동북아시아 내 정세의 틀을 흔들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이루려면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의 공조와 협력이 필요하지만, 요동치는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은 미북 협상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요.

[RFA 특별기획: 요동치는 동북아 안보]

오늘은 두 번째 시간으로 ‘한미일 삼각공조 위기가 북핵 협상에 미치는 영향’을 한덕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최근 들어 동북아 지역의 안보 상황에는 바람 잘 날이 없습니다.

특히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전쟁은 북핵 문제와 동북아시아의 안보 지형에 영향을 주는 주요 사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7월 이후 본격화된 한일 갈등은 점점 악화해 정치∙경제∙군사적 협력 관계에 균열을 보였고, 대북정책의 지속적인 집행을 위한 한미일 삼각 공조에 위기감마저 조성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여전히 비핵화 협상에 나설 의지를 보이고,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내 국가들의 공조가 필요한 때에 미중 무역전쟁과 한일 갈등이 역내 안보와 북핵 협상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미중∙한일 갈등으로 북한만 이로워

- 미중 무역전쟁∙한일 갈등으로 동북아시아 정세 요동

-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삼각 동맹 위기감 증폭

- 북한 도발에 즉각 대응 못 하며 심각한 안보 위기 초래

- 한미일 동맹 균열에 중국, 북한의 역내 영향력 상승 불가피

대북협상에서 한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조이 야마모토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최근(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중에도 한일 간 분쟁이 계속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두 나라를 주요 동맹으로 여기는 미국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국 외교협회(CRF)의 스콧 스나이더 한미정책국장도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같은 북한의 무력과시에 한미일 세 나라가 즉각 대응할 수 있어야 하지만 한일 갈등으로 그렇지 못하게 되는 안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는 또 한일 갈등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북한만 이득을 보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한일 갈등으로) 조율이 더 어려워지고, 한미관계에도 잠재적인 분열의 원인이 되겠죠. 오히려 북한이 이익을 보고 있는데, 한미일이 북한에 대응하는 데 있어 방해 요소를 제공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이것이 진정한 안보위기라고 볼 수 있는데요. 미국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한국, 일본과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할 겁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한일 양국에 중재 노력을 펼칠 필요가 있다”며 “한미동맹에서 일본이 문제가 됐고, 미일 동맹에서도 한국이 잠재적 사안으로 떠오른 만큼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위기가 되지 않도록 미국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의 마키노 요시히로 한반도 담당 편집 위원은 최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한 결정을 미국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폼페이오 장관은 방콕(8월 1일)에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을 일단 했습니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애를 썼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본 정부는 한미일 외무 장관 회담 직전에 화이트리스트에서 소외시키는 그런 결정을 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깐 그거는 미국 정부로써는 너무 불쾌하게 느끼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마키노 위원은 가까운 미래에 일본이 적극적으로 입장 변화를 나타낼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미 의회에서도 한미일 삼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이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회의 공화당 간사를 맡고 있는 테드 요호(플로리다)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 미 국무부가 한국에 미국 록히드마틴의 시호크(MH-60R) 헬리콥터 12대를 8억 달러에 판매하는 것을 승인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노력을 높이 산다”며 “지역의 안정성을 위한 한국의 중요성은 과소평가될 수 없다”라고 밝혀 한국의 최신 군사무기 도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는가 하면,

이번 회기에 상하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의된 ‘한미일 삼각 공조 촉구 결의안’의 경우 상원에서는 일찍이(4월 10일) 최종 합의를 봤고, 하원에서는 지난 13일 두 명의 하원의원(빌 플로레스, 브라이언 마스트)이 추가로 지지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목소리를 가진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도 최근(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잇따른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한미일 3국 간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In the meantime, we need to work as a global community to solidify the trilateral relationship between Japan, Korea and the United States to make it strong as possible, and then do everything thing we can do force compliance with Kim Jong-un’s promise of denuclearization.”)

한편 더 큰 변화의 범주에 있다는 평가가 팽배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갈등은 최근(2일) 미국이 INF, 즉 중거리핵전력조약에서 공식 탈퇴하면서 대립각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미중 간 심화되는 갈등은 두 당사자뿐만 아닌 동아시아 지역 전체의 안보 지형에 유례없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북핵 해결 문제에도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실제 마크 에스퍼 신임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INF 조약을 탈퇴한 하루 뒤인 지난 3일 아시아 지역에 지상 발사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혀 중국, 이란 러시아 등에 대한 군사적 견제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습니다.

에스퍼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손꼽히는 한국 및 일본에 국내 전술핵 배치 가능성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라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민감한 태도를 보이며 즉각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최근(18일)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 조약에서 탈퇴한 지 보름여 만에 캘리포이니아주 샌니콜러스섬에서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해 미국의 입장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연장될까?

- 미국 정부,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 “재연장해야”

- 한일 군사정보보보호협정, 의미와 현실적인 면에서 ‘필요’

- 북한 도발에 즉각 대응, 한미관계 유지에 긍정적


한편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3국 간 공조를 어렵게 만드는 사안으로, 한국은 오는 24일 만료되는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의 재연장 여부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협정의 연장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도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이 한∙미∙일 세 나라의 안보 협력에 필요하다며 연장에 대한 희망의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이 한일 관계뿐 아니라 한∙미∙일 3국, 한미 간 안보 공조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무조건적인 폐기는 적절치 않다는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실레스트 애링턴 조지 워싱턴대 정치∙국제관계학 교수는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이 한일 관계뿐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한미 관계에서도 중요한 문제라고 꼬집었습니다.

실레스트 애링턴:‘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은 한일 양국의 신뢰 구축과 관계 유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협정입니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미∙일 세 나라 간 협력에도 매우 중요하죠. 한국이 한일 군사협정을 연장하지 않으면 미국을 어렵게 할 수 있고, 그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은 확실합니다

… 한국과 일본이 감정을 앞세우기보다 동북아시아 내 장기적인 안보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인 결단을 내리길 바랍니다. 앞으로 미국의 대북전략에 있어 한국, 일본과 공조가 필요한데, 두 나라가 서로 싸우면 중장기적인 대북정책에서 어려움을 피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한일 군사정보 보호협정(GSOMIA)’을 언급하며 현실적인 군사적 대응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한미일 세 나라가 서로 다른 첩보 수집 능력을 갖추고 있고, 상호 교류를 통해 정보를 보완하고 증강할 뿐 아니라 북한의 도발에 대한 조기 대응을 위해서는 한일 군사협정의 연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미 행정부의 과도한 방위비분담금 증액 요구가 한미 동맹 또는 미일 동맹에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만약 미 행정부가 미국의 남중국해 및 인도태평양 전략을 빌미로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주요 동맹국가에 대한 공조를 요구하며 일방적인 방위비 증액 요구도 정당화시키려 한다면 한미 및 미일 관계를 퇴보시켜 대북정책 집행을 위한 한미일 3국 간의 공조의 방향성을 흐릴 수 있다는 겁니다.

마키노 위원은 향후 방위비분담금 협상 때문에 한미 동맹은 물론 미일 동맹마저 위태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은 사실 남중국해나 한반도에서 여러 가지 미국에 대해서 협력적인 태도를 취해왔습니다. 그러니깐 프리덤 오퍼레이션이나 그런 작전에서도 많이 참여하고요.. 일본 쪽에서는 이렇게 많이 동맹에 기여하고 있는데 우리가 오히려 74프로는 너무 많으니깐 50프로까지 싸게 해달라고 하는 게 원래 우리가 요구해야 하는 모습인데, 아베 총리나 일본 정부가 반대로 하고 있다는 그런 불만도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니깐 내년 초에 새로운 방위비협상이 시작할 것 같은데 거기서 일본 국내에서 미국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신미안보센터(CANS)의 크리스틴 리 연구원은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을 단기적 위협, 중국을 장기적 위협으로 여기고 있는데, 북한 문제 외의 요소들로 약해진 한미일 3국 간 공조는 “비자유주의 국가들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을 약화시킨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 내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의 일관된 조언은 ‘한발 물러서서 대화하라’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숨 고르기를 통해 현 갈등 상황을 모색할 필요가 있고, 미국은 적극적으로 대화를 이끌며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한미경제연구소(KEI)의 마크 토콜라 부소장은 한일 양국 사이에서 미국이 꼭 중재할 필요는 없지만, 대화의 장을 적극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습니다.

마크 토콜라: 북핵 협상의 진전과 공조를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해 각국이 먼저 인지하고, 우선순위도 명확히 해야겠지요. 한일 두 나라도 무역 갈등을 멈추고 말입니다. 한일 두 나라도 잠시 한발 물러서서 어떻게 갈등을 해결할지를 고민해야 할 겁니다. 미국이 꼭 중재하지 않아도 되지만, 한일 두 나라가 마음껏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은 마련할 수 있겠죠. 그리고 세 나라가 협력해 북한 문제를 비롯한 역내 현안에 대해 협력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또 미 행정부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업적인 태도로 한국이나 일본의 공조를 당연시 요구해 나가는 것은 북한 문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은 물론, 미중 무역전쟁 및 한일 갈등 등 북핵 문제에서 벗어난 외부 요인들도 협상에서의 한국의 외교적 입지는 물론 동북아시아 내 정세마저도 녹록잖은 상황입니다.

미북 실무협상의 재개 가능성으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만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 내 주요 4개국의 협력과 공조를 바탕으로 한 안보 지형의 안정화가 시급한 때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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