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축소된 한미훈련 계속”... 북 중단 요구 거절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9-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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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졸브·독수리(KR·FE) 훈련 모습.
키리졸브·독수리(KR·FE) 훈련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미국과 비핵화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은 축소된 한미훈련을 계속할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북한과 외교적 협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으로 당분간 대규모 연합훈련을 하지 않겠지만, 북한이 요구해온 훈련 중단은 거부한 것이어서 자칫 미북 간 갈등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들 “외교적 해법 지지”
-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랜달 슈라이버 차관보 등
- 축소된 한미연합 군사훈련으로 외교적 대화 공간 제공
- 미북 대화 위해 지금 형태의 한미연합훈련 계속될 듯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앞세우고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불필요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지난 28일)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참석한 랜달 슈라이버(Randall Schriver)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에게 앞으로 한미연합 군사훈련 계획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지난해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수정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는 외교적 노력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호의적인 손짓이라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President Trump made a decision in Singapore to direct us to modify the way we exercise on the peninsula, really I think as a gesture of goodwill and try to create more space for diplomacy.)

실제로 8월에 있었던 한미연합 군사훈련도 한국 정부와 협의 아래 고위 군 장성들이 방에서 결정을 내리는 절제된 수준의 (low key) 컴퓨터 모의훈련으로 진행됐으며, 이처럼 발전되고 수정된 훈련 방식으로도 모든 임무에 대한 준비태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슈라이버 차관보는 덧붙였습니다.

또 슈라이버 차관보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외교적 여지를 제공하면서도 지금의 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랜달 슈라이버]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 약속에 도달하겠다는 분명한 목적을 갖고 협상장에 돌아와 대화를 재개하는 외교적 공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모든 기본적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We feel confident that we're in a place where we can maintain readiness and train on all the mission essential tasks while giving the diplomats’ spaces should the talks resume and should North Korea come to the table with real sense of purpose that they want to reach their commitment of denuclearization.)

이는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위한 대화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의 대규모 훈련 대신 축소된 모의훈련으로 대체하는 현 상황을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미 국방장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미 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최근(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슈라이버 차관보의 발언에 비추어 볼 때 지금처럼 완화된(modified)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계속될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프랭크 엄] 슈라이버 차관보를 말을 정리하자면 지금처럼 축소된, 하지만 완전히 중단하지 않는 수준의 한미연합 군사훈련 정책은 계속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I think that’s basically saying that there’s going to be the current level of exercises which is modified but not completely suspended will be the policy going forward in the future.)

RFA Graphic/김태이


미∙북, 한미연합 군사훈련 놓고 이해 다른 듯
-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관한 미북 정상의 약속 내용 알 수 없어
- 북한은 한미군사훈련의 완전한 중단으로 이해한 듯
- 북한은 축소∙완화된 군사훈련도 받아들이기 어려워
- 어떤 형태라도 한미연합 군사훈련 이뤄지는 동안 미북 갈등 계속될 듯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지난해까지 키리졸브, 독수리,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3개의 대규모 훈련으로 실시됐지만, 올해부터 3개 훈련이 모두 폐지되고 전반기의 ‘동맹 연습’, 후반기의 ‘한미지휘소연습’ 등 새로운 훈련이 이를 대체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미북 간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면서 현 준비태세 상황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훈련으로 풀이되지만, 북한은 축소된 형태의 한미연합 군사훈련조차 불만을 나타내고 약속한 미북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엄 연구원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관해 실제로 어떤 약속을 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합니다.

[프랭크 엄] 북한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당시) 아마도 모든 주요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할 것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계속 불만을 나타내고 미국이 한미군사훈련의 중단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이후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은 중단했고, 올해 초 키리졸브 훈련은 새로운 형태의 동맹 연습으로 대체됐습니다. 또 최근 끝난 훈련도 역시 축소한 훈련이지만, 완전히 중단한 것도 아니죠. 앞으로도 이 같은 새로운 훈련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최근(28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외교를 통한 정치적 합의”라며 “외교의 문도 닫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대규모로 되돌릴 것이냐는 질문에 “핵심은 준비태세를 유지할 필요가 있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고 한국과 함께 이를 유지하기에 충분하다고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미 국방부의 고위 관리들이 미북 비핵화 협상에 관한 외교적 노력을 위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규모를 축소하고 이를 유지할 뜻을 내비쳤지만, 이마저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프랭크 엄] 하지만 현재 북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들어 실무협상에도 임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미국은 어떤 형태로도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을 계속하려 할 테고, 북한은 어떻게든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중단시키려 하겠죠.

따라서 미국 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의 외교적 노력을 위해 과거보다 축소된 형태로 훈련을 수정한다 해도 한반도 내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계속되는 동안 미북 간의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They don’t want modification, they want complete suspen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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