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19 중국 전철 밟지 말아야”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20-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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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 적십자회 조끼를 입은 북한의 조선적십자회 자원봉사자가 주민과 함께 길을 나서고 있다.
붉은색 적십자회 조끼를 입은 북한의 조선적십자회 자원봉사자가 주민과 함께 길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미국 정부가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대북 지원 협조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에 대한 경제적 지원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미국의 저명한 보건 의료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오랫동안 북한의 보건 의료 실태를 연구해 온 이 전문가는 북한 주민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소득을 얻지 못해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직면한 것도 공중보건 차원에서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 19’ 사태와 관련해 미국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센터의 코틀랜드 로빈슨(Courtland Robinson) 교수의 견해를 노정민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당국, 진단능력 없거나 사실 숨기고 싶은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북한의 보건 의료 전문가이신데요, 상황에서 북한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 우선 북한 당국은 현재 북한 내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있는지, 확진자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하고 있는지, 다른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을 정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코틀랜드 로빈슨 미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센터 교수.
코틀랜드 로빈슨 미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센터 교수. Photo courtesy of jhsph.edu

어쩌면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는 북한 당국의 발표가 맞을 수도 있고요. 사람들이 북한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확진자가 한 명도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진단 능력이 없거나 확진자가 있어도 이를 알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지금 북한이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북한 주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 ‘사람들이 무엇을 우려하고 있는지’ 등을 알려줄 필요가 있는데요. 특히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또 증상은 어떤 것이 있고, 의심 증상이 나타났을 때 검사와 격리 조치 등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죠. 그렇지 않으면 집단 발병 사태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또 북한은 이미 ‘코로나 19’ 확진자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곳으로 확산했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북한은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를 늦추거나 이에 대응하는 보건 의료 체계가 열악한 상황입니다.

물론 북한에 여러 지원이 필요하지만, 입원실과 중환자실, 산소호흡기 등에 대한 지원이 중요합니다. 또 감염 확산 속도가 지금의 보건 의료 체계의 역량을 뛰어넘지 않도록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요. 감염자에 대한 진단과 격리, 치료도 이뤄져야 하고, 다른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것을 최대한 막으려 노력해야 할 겁니다.

정보 공개의 투명성 문제를 언급하셨는데요. 최근 북한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따르면 병원에서조차 (유사 증상에 따른) 사망자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 이런 상황에서 소문이 많이 도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 가운데 모든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겁니다. 제가 북한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처음 ‘코로나 19’ 사태를 투명하게 보도하기보다 이를 억제하려고 애썼던 점과 비슷합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했을 초기에 이를 알리고 국민의 건강 문제에 가능한 한 빨리 대처하자고 말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고 억압하려 했죠.

저는 북한도 중국이 초기에 그랬던 것처럼 정보를 막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코로나 19’의 더 큰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련 정보는 활용돼야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엇인지’, ‘그 증상은 무엇인지’ 등 개인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합니다.

 

주민, 식량 생필품 부족으로 면역력 약화 우려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서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에 대한 격리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신데요. 하지만 현재 북한 주민은 당장 먹고살기 위해 외부 활동을 수밖에 없고요. 이미 경제적으로 살기 매우 어렵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이것이 다른 문제인 같은데요.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 당연합니다. 이는 저소득 국가나 중산층 국가, 심지어 선진국에서도 똑같은 우려 사항인데요. ‘코로나 19’의 여파로 직업을 잃거나 밖에 나가 일을 할 수 없어 수입이 없고, 식량을 구매하지 못하면 건강은 더 나빠질 수밖에 없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진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때에 북한 주민이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자신과 가족이 필요한 것을 당장 구할 능력이 없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에 의료용품 외에 식량과 경제적 지원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는 말씀이신데요. 마지막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효율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 우선 북한 당국이 보유한 자원을 어떻게 재분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무엇보다 북한 주민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때입니다. 국제사회가 도움을 주는 이유는 북한 당국 스스로 이를 보장할 능력이 없는 데다 북한 주민의 건강이 정책의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죠. 물론 북한 주민의 건강과 군사 능력, 무기 생산 등 모든 것에 집중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무엇이 우선순위냐는 겁니다.

. 교수님. 오늘 말씀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존스홉킨스대 공중보건센터의 코틀랜드 로빈슨 교수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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