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올여름 미사일 발사로 1천만 달러 날려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9-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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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TEL)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지난 7월부터 6차례에 걸쳐 10발 이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KN-23’ 탄도미사일과 ‘에이태킴스’ 급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 등 북한이 자체 개발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건데요.

독일의 한 미사일 전문가는 북한이 신형 미사일에 엄청난 재원을 쏟아부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최근 시험 발사한 미사일 한 대당 최소 1백만 달러 (12억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올해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할 것이란 전망 속에 북한 당국이 7월 이후에만 1천만 달러 이상을 허공에 날려버린 셈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 신형 미사일 한 기 가격, 최소 100만 달러 이상

- 서방 세계 기준, 개별 미사일 프로그램 자체 개발에 최소 10억 달러

- 미사일 수입했다면 한 기당 1백만~150만 달러

- 7월 이후 10차례 이상 발사, 최소 1천만 달러 이상 허공에


지난 7월부터 8월 16일까지 6차례에 걸쳐 12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북한.

북한은 이스칸데르급 ‘KN-23’ 탄도미사일과 신형방사포를 비롯해 미군의 ‘에이태킴스(ATACMS)’와 유사한 신형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등을 시험 발사했으며 새로운 무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성공했다고 자평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식량 부족에 대한 우려 속에도 북한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독일 ‘ST 애널리틱스’의 마르쿠스 쉴러 박사는 미사일 한 기당 최소 1백만 달러(12억 원)에서 150만 달러(18억 원)의 비용이 들었을 것이라고 최근(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쉴러 박사는 미사일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미사일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무기화하는데 본체와 탄두, 엔진, 유도장치, 보조 차량 등을 포함해 약 10억 달러의 막대한 비용이 투입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서방과 다른 임금체계 등을 감안하더라도 북한의 경제 규모로서는 신형 미사일 개발이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perience tells us that missile development program costs depend on the size of the missile, but we could estimate an equivalent of roughly $1 billion for the development of the complete weapon system, including support vehicles, engines/motors, guidance systems, airframe, warhead, and so on.)

기술도입 등 개발 비용을 제외한 제작 비용만 미사일 한 기당 최소 1백~150만 달러는 들었을 것이란 게 쉴러 박사의 분석입니다. (If NK just bought that stuff, each launch would probably cost the regime around $1 million, perhaps more.)

따라서 7월 이후 6차례에 걸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에만 최소 1천만 달러(120억 원) 이상 투입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6년에 발표한 ‘김정은 집권 5년 실정 보고서’에서도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5년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만 3억 달러의 돈을 쓴 것으로 집계한 바 있습니다.

AP통신도 2017년, 북한이 6번의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에 30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보도했고, 한국 국방부도 핵과 미사일 개발 비용으로 28~32억 달러를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래픽-김태이

1천만 달러면 북한 전체 주민 이틀 치 식량

- 북 장마당, 달러당 환율 약 8천400원

- 쌀 1kg에 약 5천 원, 옥수수 1천800원

- 1천만 달러면 북한 전체 주민 이틀 치 식량 살 수 있어

일본 ‘아시아프레스’와 한국의 ‘데일리 NK’ 등에 따르면 요즘 북한 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 당 북한 돈 환율은 약 8천400원. 쌀은 1kg에 약 5천 원~5천500원, 옥수수는 1천800원 수준입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 등이 올해 북한을 최악의 식량부족 국가로 분류한 가운데 한 발당 최소 1백만 달러의 미사일 비용을 식량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지 계산해봤습니다.

1백만 달러를 북한 돈 8천400원의 환율로 적용해 1kg당 5천 원의 시장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1천 700톤에 가까운 쌀을 살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1천만 달러는 1만 7천 톤에 달하는데, 북한 전체 주민이 하루에 1만 톤의 식량이 있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7월 이후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만으로 북한 전체 주민 이틀 치에 가까운 식량이 사라진 겁니다.

미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보좌관은 최근(13일) 김정은 정권이 스스로 식량 문제를 해결할 자금이 충분히 있음에도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의 개발에 먼저 사용하는 자원분배의 비효율성을 꼬집었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사일은 매우 비싼 비용이 듭니다. 그만큼 북한은 북한 주민의 식량 문제를 책임질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이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북한은 그 돈을 미사일과 핵 프로그램의 개발에 먼저 쓰고 있는 겁니다. 북한 주민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도움을 주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먼저 북한 주민을 먹여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도 북한 당국이 식량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모색하기보다 사치품 수입과 무기 개발 등에 많은 돈을 쏟아부으면서 국제사회의 도움만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북한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수입하면 바로 해결됩니다. 하지만 권력층에서 여러 사치품은 계속 수입하고 있고요. 무기 개발을 비롯해 무력에 대한 투자와 소비도 많이 하는데, 북한 당국에서 식량을 수입하지 않는 이유는 한도가 있는 외화를 절약하기 위해 전 세계에 지원을 요구하는 부분이 크다고 봅니다.

북한 농업∙식량 전문가들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러 농업개혁조치가 작동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충분한 자본이 원활하게 공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 스스로 자본을 식량 문제 해결에 투입하기보다 신형 미사일 개발과 발사 시험에 먼저 사용하면서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재개 가능성이 높은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긴장을 높이는 미사일 발사는 북한 당국과 주민 모두에게 정치∙경제적으로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지적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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