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긴급점검] 해외에 정착한 탈북자들 <1> 미국 – 난민 넘어 이민 ‘새 추세’

워싱턴-노정민 기자/ 이정희 인턴기자 nohj@rfa.org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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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정착한 조셉 김 씨(왼쪽). 김 씨는 현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 센터의 인권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탈북자 이선혜 씨(가명. 오른쪽). 이 씨는 대학원 졸업 후 직장에 취업해 미국 정착을 꿈꾸고 있다.
2007년,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정착한 조셉 김 씨(왼쪽). 김 씨는 현재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 센터의 인권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는 탈북자 이선혜 씨(가명. 오른쪽). 이 씨는 대학원 졸업 후 직장에 취업해 미국 정착을 꿈꾸고 있다.
/RFA PHOTO

앵커: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2004년 이후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지금까지 218명. 한 해 평균 14명꼴입니다. 그나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엔 3년 동안 고작 7명에 그칠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이처럼 난민 지위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 숫자는 감소했지만,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가족∙취업 이민 등 형태로 미국에 정착하는 경우는 늘고 있는데요.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RFA 긴급점검] 해외에 정착한 탈북자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인 ‘미국’ 편으로 언어와 문화 장벽, 제한된 지원 등 한계를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미국 사회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탈북자 사회를 조명해봅니다.

보도에 노정민 기자입니다.

[조셉 김] 부시 전 대통령이 2004년에 북한 인권법에 서명하지 않았으면 저는 미국에 난민 자격으로 올 수 없었을 겁니다. 또 북한 인권프로그램이 없었다면 쉽게 여기서(부시 센터) 일하겠다는 결정을 못 했을 텐데, 그래서 일이라기보다 지금까지 받았던 것에 대한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007년 미국에 입국해 난민 인정을 받고, 지금은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이 설립한 부시 센터(Bush Center) 인권증진팀에서 근무하는 탈북 청년 조셉 김(Joshep Kim) 씨.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하다 중국으로 탈북한 김 씨는 2006년 미국의 탈북자 구출 단체인 ‘링크(Link)’의 도움으로 중국 심양 주재 미국 영사관을 거쳐 들어왔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김 씨는 고등학교, 대학교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돼 성공적인 탈북 난민 정착 사례의 표본이 됐습니다.

하지만 입국 당시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김 씨에게 미국 생활은 한계와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언어 장벽과 문화의 차이, 제한된 정착 지원, 불안한 미래 등은 당시 16살에 불과했던 김 씨에게 큰 두려움이었습니다.

[조셉 김] 현실적으로 언어와 문화의 차이고요. 더 어려운 점은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 삶을 예상할 수 없다는 것이 두려웠어요. 자유라는 것도 추상적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미국에 도착해 6개월 뒤면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합니다. 저는 운이 좋았던 경우지만, 다른 분들은 많이 어렵죠.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를 포기해야 할 때도 있고요. 경제적인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물론 김 씨가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는 주변 사람의 관심과 도움이 컸습니다. 김 씨는 미국 생활에서 겪는 한계를 어떻게 견뎌내고 이겨내느냐가 정착의 성패를 가늠하는 관건이라 생각한다며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큰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조셉 김] 제 경우에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 분들 덕분입니다. 제가 상상할 수 없었던 큰 세계를 보여준 고마운 지인 분들이 계셨거든요. 제가 일하고 있는 부시 센터는 예전부터 꼭 가고 싶었던 직장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부시 전 대통령과 인연이 큰 역할을 했는데요.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 부시 전 대통령님이 손편지로 격려의 말씀도 해주셨어요. 인권 프로그램을 위해 일하는 것이 제게는 당연한 일이 아닌 매우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픽-김태이

김 씨의 사례처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4년에 서명한 북한인권법 (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of 2004)에 따라 탈북자들은 난민 지위를 받고 미국에 정착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2006년 5월, 처음으로 6명의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받고 미국에 입국한 이후 2019년 8월 현재까지 218명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하지만 인권 단체 관계자들은 지난 15년 동안 미국이 난민으로 받아들인 탈북자 수 218명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고작 7명. 올해는 8월 현재까지 한 명도 없습니다. (2017년 – 1명, 2018년 – 6명, 2019년 현재 – 0명)

부시 센터 인권증진팀의 린지 로이드 국장은 최근(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이 급감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지적했습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가 2017년에 발표한 ‘입국금지 행정명령(Travel Ban)’ 대상국에 북한이 포함된 점, 둘째, 북∙중 국경경비의 강화로 탈북 자체가 어려워졌다는 점 등이 역대 최저 수준의 탈북 난민 입국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린지 로이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3년 동안 전체 난민 입국자 수를 크게 제한했습니다. 특히 탈북자는 한 번도 많은 수가 입국한 적이 없었죠. 또 북한이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백악관이 지정한 입국금지대상에 포함되면서 미국에 오고 싶었던 탈북자들도 미국 입국이 불가능하다고 여겼을 겁니다. 또 하나는 탈북 자체가 매우 어려워졌죠. 지난 몇 년 동안 북한 김정은 정권이 국경 경비와 감시를 강화했고, 중국은 여전히 탈북자를 강제북송하고 있으니까요.

탈북 난민에게 법률 지원을 해 온 폴리호그(Foley Hoag) 법률사무소의 토마스 바커 변호사도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금지조치’ 때문에 앞으로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 난민의 수는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토머스 바커] 난민으로서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자는 앞으로도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입국 금지조치 때문입니다. 북한도 이 조치의 해당 국가에 포함됐기 때문에 탈북자들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입국하기는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북한을 떠나는 탈북자들이 있지만,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미국으로 올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는 미 입국금지조치에 망명이나 난민 지위를 원하는 개인은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이지만, 현실적으로 탈북자들의 난민 지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바커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그래픽-김태이

난민으로서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는 다른 국가에서 온 모든 난민과 동등하게 기본적인 법률∙재정적 지원을 받습니다.

미국 입국과 동시에 일할 수 있는 노동허가증을 받게 되고, 1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입국 후 6개월간 주거비와 식료품 보조, 질병 치료, 건강보험, 영어교육, 직업 훈련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 생활에서 꼭 필요한 운전면허증 취득, 은행과 우체국 이용하기 등도 이 기간에 난민정착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게 됩니다.

[토머스 바커] 난민으로서 미국에 입국하면 1년 뒤에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많은 탈북 난민이 영주권을 받았고요. (영주권을 받은 지) 5년 뒤에는 시민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입국하면 탈북 난민의 신분을 조정하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것이 증명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죠. 또 미국에 입국함과 동시에 노동허가증도 바로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미국 정부의 지원은 중단되고, 한인 사회, 지역 자선단체의 도움에 의지해 탈북자들은 힘겨운 미국 사회 정착에 나서고 있습니다.

[린지 로이드] 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누구든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놀랍게도 탈북자 대부분이 직업을 갖고 있고, 복지 혜택이나 식료품 보조 없이도 자신은 물론 가족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또 6개월이 지나면 한인 사회를 비롯해 다양한 자선단체, 교회 등이 탈북 난민의 정착을 돕기도 합니다.

[조셉 김] 미국에 도착해 6개월 후에는 알아서 해야 합니다. 저는 다행히도 CCC (Commonwealth Catholic Charities)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 지원을 받았어요. 그래서 학교에 갈 수 있었고, 3년 동안 일도 하면서 사고 싶은 것 사고, 먹고 싶은 것 먹으면서 다른 분들보다 비교적 쉽게 정착한 것 같습니다.

이처럼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 한국보다 제한된 지원 등으로 결코 녹록지 않은 삶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탈북자들이 미국을 선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탈북자들과 인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 폭넓고 다양한 기회’, ‘탈북자에 대한 차별 없는 사회’가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린지 로이드] 저희가 몇 년 전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는데 물론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 온 탈북 난민은 대체로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또 한국에 가족이나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었죠. 물론 한국이 미국보다 행정 절차나 언어, 문화 등에서 훨씬 정착 환경이 좋죠. 반면 미국에 오기까지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거치는데, 그럼에도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 들었고, 미국에서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토마스 바커]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차별을 당하고, 이 때문에 정착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두 가지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 더 미국행을 선호하는 경향도 엿보입니다.

조셉 김 씨도 정착 과정에서 새로운 문화와 도전을 받아들여야 하는 만큼 젊은 사람에게 미국이 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조셉 김] 나이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는데요. 만약 40세가 넘거나 자녀가 없는 분이라면 한국에서 정착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주거지도 제공해 주고 그 외 지원이 더 체계적이거든요. 하지만 미국에서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라면 미국에서도 남들과 똑같이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디에서 살든 뭐든지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그래픽-김태이

신변안전을 위해 가명을 쓴 탈북 여성 이선혜 씨.

한국에 정착한 지 10년이 된 이 씨는 한국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현재 워싱턴 DC 인근의 어학원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당장 일할 수 없고, 경제적인 어려움과 미국 생활에 여러 제한이 있지만, 석사 학위를 받으면 전공에 맞는 회사에 취직해 미국에 정착하는 것이 꿈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이 씨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선혜] 가능하다면 미국에서 살고 싶지만, 알아본 바에 따르면 쉽지 않더라고요. 일단 석사 공부를 끝내고 회사 측으로부터 H-1 비자(취업비자)에 대한 보증을 받아야 하잖아요. 그 자체가 쉽지 않고, 회사가 보증한다 해도 영주권을 바로 받는 상황도 아니잖아요. 어떤 것도 해결되거나 확정된 것은 없죠. 탈북자라고 해서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사람이 신청하는 H-1 비자를 통해 일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이 씨의 사례처럼 탈북 난민이 아닌 한국 국민으로서 미국에 이민 오려는 탈북자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이민 절차를 거쳐 미국에 정착하려는 겁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에서 탈북자의 이민 수속을 맡은 바 있는 전종준 변호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도 일반 이민자와 똑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족 이민, 취업 이민, 추첨 이민, 투자 이민 등을 통한 미국 정착의 길이 열려있다는 겁니다.

[전종준 변호사] 가족 이민은 배우자가 시민권∙영주권자인 경우, 또는 미국에 시민권자 친척이 있거나 가족이 있는 경우이고요. 취업 이민은 미국의 고용주가 자신을 기술직이나 경력직으로서 취업 이민을 신청하는 경우입니다. 추첨 이민은 미국에 영주권을 신청한 나라 중에 이민을 적게 한 나라 중 추첨을 해서 영주권을 주는 나라가 있는데, 그 안에 북한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태어난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남한에 있는 분이나 탈북자도 가능하고, 국무부에 매년 신청할 수 있습니다. 1년에 100~150명이 추첨 이민을 신청하는데 작년에 한 명이 당첨됐다고 합니다. 그리고 돈이 많으신 분이 투자 이민을 통해 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특히 지난 15년 동안 218명의 탈북 난민이 정착했고, 영주권과 시민권을 받은 탈북자도 많아지면서 이를 통한 가족 이민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전종준] 한 탈북자분이 계셨는데, 불법체류자였어요. 그런데 불법체류자가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민권을 받은 탈북자가 미국에서 불법체류 탈북자와 결혼해서 영주권을 받게 한 경우가 있었고요. 또 다른 경우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미국에 입국한 뒤 일 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후 서울에서 배우자를 소개받았어요. 그래서 한국에 가서 결혼하고, (영주권자 배우자는) 2년의 대기기간이 있거든요. 2년을 오가며 만나다가 미국에 와서 사는… 이렇듯 처음에는 소수가 왔지만, 가족 이민이 확대되는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난민이든 이민을 통해서든 미국에 정착해 살아가는 과정은 도전의 연속이라는 것이 탈북자 자신은 물론 가까운 곳에서 이들을 도와 온 사람들의 설명입니다. 미국에서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일반 이민자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폐쇄되고 단순한 북한 사회에 익숙한 탈북자가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당장 먹고사는 생계 문제에 부딪히다 보니 적응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 지원단체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실제로 2006년에 난민 인정을 받고 미국 뉴욕에 정착했던 신요셉 씨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 항우울증 약물까지 복용했고 2010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바 있습니다. 당시 신 씨의 비극은 미국과 탈북자 사회에 큰 충격을 주면서 미국 생활 적응에 실패한 대표적인 사례가 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탈북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직장을 구하거나 취업비자를 받기가 매우 어려워 한국으로 되돌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이른 시일 내에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가 많은 점은 놀랄만한 일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습니다.

[린지 로이드] 아무래도 언어 문제인데, 나이가 많은 탈북자일수록 더 그렇죠. 그래서 미국의 첫 직장도 영어가 특별히 요구되지 않는 한국인이 운영하는 작은 상점이나 식당 등에서 구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교육도 큰 도전이죠. 대학 교육은 비용도 많이 들고, 여러 개의 일을 하면서 공부하기에는 시간도 매우 부족하죠.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언어와 교육 이 두 가지가 탈북자에게 가장 큰 도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외로움도 크지만, 한인 사회와 어울려 좋은 이웃을 만나고 행복한 미국 생활을 하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토마스 바커]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미국 문화에 동화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탈북자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어려운 것도 하나의 문제라고 봅니다. 직업을 찾는 것도 힘들고요. 하지만 제가 10년 동안 탈북자를 도와왔는데, 정말 빨리 성공적으로 미국 사회에 정착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오늘날 미국에 입국하는 탈북 난민의 수는 감소하고, 가족, 취업, 투자 이민 등으로 정착하는 추세가 뚜렷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계속 탈북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부시 센터의 로이드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미국 정부가 탈북 난민을 더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고 있으며 실제로 미 의회의 상∙하원에서 이에 공감하는 의원도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린지 로이드] 우리는 탈북 난민이 미국 사회를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의회와 행정부가 더 많은 탈북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 탈북 난민이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추구하고,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가족이 성장하면,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이는 적은 비용으로 매우 중요한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 정부에 이를 재고해줄 것을 독려하고 있고, 의회의 상∙하원에서는 미국이 탈북 난민과 이민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데 공감하는 의원이 많이 있습니다.

바커 변호사도 트럼프 행정부의 입국금지조치에서 북한이 제외돼 다시 탈북 난민이 미국에 들어온다면 기꺼이 돕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토머스 바커] 제 바람은 북한이 미국의 입국금지조치에서 제외되는 것입니다. 지금 동남아시아 국가의 난민수용소에서 미국에 오기를 바라는 탈북자가 있다면, 북한이 입국금지조치에서 제외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일 텐데, 아직 그런 조치는 없습니다. 그런 제외 조치에 따라 탈북 난민이 미국에 올 수 있다면 저도 돕고 싶습니다.

또 미국 생활을 먼저 경험해 본 탈북자들은 난민이든, 유학생이든, 이민자이든 여러 경로를 통해 미국 정착을 꿈꾸는 탈북자에게 좀 더 현실적인 조언을 건넵니다.

[이선혜] 탈북자들이 어느 나라로 가느냐는 얼마나 많은 정보는 얻느냐에 따라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미국에 가고 싶었지만 어떻게 가는지 몰랐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거든요. 누군가 정보를 알려줬으면 가능성이 있었을 텐데, 그것도 개인 차가 있으니까 미국에 산다고 해서 무조건 더 좋은 꿈을 찾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충분히 많은 지원을 해주잖아요. 물론 미국에 사는 것도 좋은 점은 있지만, 영어라는 현실적인 장벽을 넘어야 하고요. 꿈을 꾸는 것은 어느 나라든 자신이 원하면 꼭 미국이 아니라도 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셉 김] 제가 예전에 정말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한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현장에 나가서 미국인들과 대화를 시도해보면 사람들이 못 알아들을 때가 많았고, 전 여기에 상처를 받았어요. 제가 이렇게 힘든 시간을 보낼 때 어떤 분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너무 다급해 하지 마라. 어제보다 오늘 단어 하나 더 알고, 한 문장 더 말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라. 언젠가는 너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해 있을 것이다’라는 말이에요. 아직도 그분의 목소리가 생생해요. 자신의 실수를 얼마나 용납할 수 있느냐, 그 실수를 인정할 수 있느냐를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게도 큰 도움이 됐거든요.

난민을 넘어 여러 이민 형태의 정착이 늘고 있는 미국 내 탈북자 사회.

이미 성공적으로 정착한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미국 사회 곳곳에서 다양하게 뿌리내리고 살아갈 새로운 탈북자 사회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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