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인들, 체제 비난 발언 거리낌 없어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1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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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북한을 방문한 사진작가 홍성규씨가 버스에서 촬영한 평양거리의 노인들.
2015년 8월 북한을 방문한 사진작가 홍성규씨가 버스에서 촬영한 평양거리의 노인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북한정권 수립일인 이른바 공화국창건 71돐을 맞아 평양시 일원에서 경축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난여론이 주민들속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노년층에서 현 정권에 대한 불만이 크다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7일 “요즘 당국이 9.9절 공화국창건 71돌을 맞아 요란하게 경축분위기를 띄우고 있다”면서 “TV와 방송에서는 연일 ‘위대한 인민의 국가’, ‘주체강국’ ‘인민대중 중심의 사회주의’를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아주 냉담하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요즘 평양시 일부 주민들이 당중앙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있다”면서 “아무리 강성대국, 인민중심의 사회주의 낙원을 선전해도 그 중 어느 것 하나도 못 믿겠다는 것이 이들 주민들의 생각”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녹취 : “이젠 무슨 낙원의 행군이고 무슨 강성대국이고 믿지 않겠대. 믿지 않아. 믿지 않겠대. 할머니들도 그렇게 말해, 암만 개소리쳐도 이젠 믿지 않겠대. 이젠 우리가 (스스로)먹고 살아야지 암만 국가가 무얼 해준다고 해도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지 않겠대. 안 믿어 이젠. 한쪽으로 자꾸 선전하는데 장마당에 앉은 할머니들이 ‘아이구, 그 따위 소리 하지도 말라. 이젠 믿지도 않아 이젠. 내놓고 말해요”

소식통은 또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면 김정일보다 김정은이 더 폭군이라고 비난하고 있다”면서 “할머니들마저 김정은이 들어서서 인민을 위한 정치, 개혁개방을 할 것 같더니 옛날보다 더 악착하게(스럽게) 인민을 갈취하고 있다고 비난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가족들이 말할 때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1970년대 공산주의 시대가 왔다갔다고 옛말처럼 해요. 할머니들도 다 그런 소리를 다 해요. 그러면서 김정일, 김정은을 욕하는 게 뭐냐면 김정일인 폭군이라는 말은 못하고 엄하더라 김일성이보다. 그런데 김정은인 더해, 김정은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살기 더 힘들어. 정치를 뭐 인민정치를 한다고 개혁개방을 할 것 같이 처음엔 그랬던 사람인데 아예 달라져서 폭군이야, 폭군이야. 더 심해 더, 옛날보다 지금이 착취하는 방법, 이 돈 뜯어내는 방법이 더 교활하고 악착하다는 거야, 김정일이 때보다”

소식통은 또 “평양시에는 ‘중구시장’, ‘선교시장’ ‘통일시장’, ‘광복시장’, ‘모란시장’, ‘칠골’시장 등 매 구역마다 장마당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하지만 모든 장마당에서 당국에 대한 불만과 지탄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장마당은 매 구역마다 다 있어요. 중구역에는 중국시장, 모란봉구역에는 모란시장, 구역마다 자기이름 따서 다 있어요. 선교시장, 송신시장, 통일거리 통일시장, 광복거리 광복시장, 칠골시장 다 있어요. 그런데 그게 (어디) 한군데서만 그런 게 아니고 그 어디를 가나 늙은이들은 살만큼 산 사람들이까 할 소리 다 하는 사람들이고 실태가 그래요. 평균 실태가 그래요”

이와 관련 평양의 한 간부 소식통은 “요즘엔 보안원들도 평야주민들이 김정은을 직접 비난하지 않는 한 당국에 대한 불만을 내비쳐도 못 들은 채 한다”면서 “특히 60-70대 노인들은 아무런 두려움 없이 당국에 대하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장마당에 모인 사람들은 노인들이 당국을 비난하는 말에 오히려 공감하는 분위기”라면서 “과거에는 당 정책에 어긋나는 사소한 발언만 해도 즉시 제지당하거나 신고되어 처벌받았는데 요즘은 그런 분위기마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밝힌 무역관련 소식통의 증언을 다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3: “한쪽으로 뭐 암만 선전하는데 장마당에 앉은 할머니들이 '아이구, 그따위 소리 하지두 말라. 이젠 믿지도 않아'하고 이젠 내놓고 말해요. 나 잡아가겠으면 잡아가라고 내놓고 말해요. 그 할머니를 잡아가서 뭘 해요. 농택이(밀주)파는 할머니들과 두부 파는 할머니들이 그런 말하면 나이 먹은 할머니들이 같이 막 웃어요. 같이 웃으면서 ‘맞아’ 이러면서 저희들끼리 막 웃고… 우리 인민들이 다 이렇게 됐어. 이젠 내놓고 말해. ‘할머니 그런 소리 하지 말라, 하는(말리는) 사람도 없어. 이젠 그 정도야. 우리(북한)인민의 동향이 그래요. 동향상태가”

소식통에 따르면 평양 주민들 조차 당국에 대한 원망과 비난을 거리낌 없이 할 정도로 주민들의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이 한계에 달해있다는 전언입니다.

녹취: “보안원(안전원)들과 보위원들은 ‘야 너 노망하니, 할머니 노망해요? 그리고 다 내보내요. 또 늙은이를 잡아서 뭘 해요. 할머니,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가세요’하고 (그냥) 내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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