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억류 선교사들 “북한 내 종교 자유 확보돼야”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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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지난 2016년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북한에서의 수감 생활을 기록한 비망록 ‘잊지 않았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지난 2016년 서울 용산구 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북한에서의 수감 생활을 기록한 비망록 ‘잊지 않았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선교사들은 북한 내에서 종교의 자유가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012년 ‘반공화국 적대 혐의’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2년 넘게 북한에 억류됐던 케네스 배 선교사.

한국계 미국 시민권자인 배 선교사는 14일 북한 내 종교자유 보장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에서 북한 내에서 여전히 종교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배 선교사: 북한은 종교 서적을 소지하고 신앙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여전히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제가 석방된 후 5년 동안 변하지 않았습니다.

배 선교사는 자신이 체포될 당시에도 북한은 헌법 제68조를 통해 명목상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었다며 북한 정권은 미국의 핵무기보다 종교인들의 유입을 더욱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종교, 특히 기독교를 체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요소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경제 개방과 함께 외부 종교까지 받아들인 사례가 북한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5년 북한에 억류됐던 임현수 목사는 “북한은 김일성 일가를 섬기는 하나의 거대한 종교국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임 목사는 고아원 등을 지원하기 위해 함경북도 나선을 방문했다가 ‘특대형 국가전복 음모행위’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아 1년 반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났습니다.

임현수 목사: 북한은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고 김일성 독재 왕조국가도 아닙니다. 북한에서는 오직 ‘김일성 교’ 하나만을 인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내에서 종교의 자유가 확보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 임 목사는 김일성 주석을 섬기는 대신 종교를 가져야 한다는 설교 내용이 자신의 체포 사유였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평안북도에서만 600여 가정이 기독교를 믿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등 북한 내 종교의 자유 가능성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북한 외부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원을 이어나가야 하고 해외동포들은 북한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성탄절 기념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이 같은 영상을 촬영한 것에는 북한이 정상국가임을 과시하고 싶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도가 반영돼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핵을 개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종교적인 자유가 있어야 북한이 정상국가로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노동당 유일사상 10대 원칙’이 기독교의 십계명과 매우 비슷하다고 주장하며 김 씨 일가가 북한을 통치하는 데 종교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 내에서 주민들에 대한 종교적인 세뇌 작업이 오랜 기간 이뤄져 왔다는 것입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들이 김 씨 일가에 대한 세뇌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성경 등 종교 서적을 보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주체사상만을 유일한 사상으로 삼는 북한에서 종교의 자유가 주민들의 사상을 해방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이 다원주의 사회로 가는 출발점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제 교수는 이 같은 효과를 두려워하는 북한이 강연제강, 학습제강 등 내부 교육 자료를 통해 종교를 철저히 배척하고 있다면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북한 체제를 떠받치는 주체사상을 허무는 것이 북한 체제의 급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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