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당국, 돈주들에게 국채 강매”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2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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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2003년 발행한 10년 만기 `인민생활공채' 3종.
북한이 지난 2003년 발행한 10년 만기 `인민생활공채' 3종.
/연합뉴스

앵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코로나 19 사태까지 겹쳐 경제가 악화되면서 국채를 대량으로 발행하고 이를 강매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전문가인 벤자민 실버스타인 미 외교정책연구소(FPRI) 연구원은 지난 19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한이 국채를 발행해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북중 국경 봉쇄에 따른 무역 중단과 대북제재 강화로 북한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내부 소식통을 통한 물가나 외화 환율 등 민생경제 지표들을 살펴보면 이전과 큰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보인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북한 경제의 신기한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그러면서 무역 중단과 코로나 19 대응으로 국가 수입이 크게 제한되는 가운데 물가나 통화가 안정적이기 위해서는 분명 북한 정권의 경제적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그는 특히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이 2003년 이후 17년 만에 국채를 발행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2003년 5월 당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단행한 '7·1 경제관리 개선조치'의 일환으로 '인민생활공채'라는 국채를 발행한 바 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미국 코리아소사이어티 토마스 번 회장 역시 외교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북한 예산의 60%에 달하는 채권 발행을 계획 중이고, 시중에 유통되는 외화를 최대한 많이 회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채권 금액 상환이 보장되는 일반 국가들의 채권과 달리 신뢰도가 낮은 북한 국채를 사려는 이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국영기업이나 신흥상인 세력인 '돈주'들에게 강매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돈주들은 정부 허가 없이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채권을 살 수밖에 없다는 게 실버스타인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국채 구매를 주저하는 돈주들에게 전망이 좋은 사업체에 대한 채권을 판매하는 식으로 유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가론 국장: 북한 당국은 돈주들에게 채권을 사도록 요구합니다. 이때 북한은 북중합작 자전거 제조업체와 같이 수익이 좋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에 대한 채권을 발행해 돈주들이 채권을 사고 싶어하도록 합니다.

스탠가론 국장은 북한 당국이 올해 말까지 코로나 19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외화를 최대한 비축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실버스타인 연구원은 최근 북한 당국이 시장과 공장기업소 등에서 외화사용을 금지하고 있다는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를 인용하면서 북한 당국이 외화를 걷어들이기 위한 강제 조치의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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