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그리스도교와 북한 초기 공산주의자들의 슬픈 역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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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은 북한에서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이 결성된 지 74년째 됩니다. 물론 이는 이름만 있는 대외선전용 단체입니다.

남북한에서 공산주의혁명과 그리스도교의 관계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19세기말 마르크스를 비롯한 공산주의 혁명가들은 종교를 매우 악독한 반동 세력으로 생각했는데요. 당시에 유럽에서는 천주교이든 개신교이든 러시아 정교이든 봉건체제를 지지했고 자유주의까지 반대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19세기말의 한반도는 훨씬 복잡한 모습입니다. 물론 북한 교과서나 어용학자들이 쓴 책들은 선교사들이 살인자나 간첩이라고 주장합니다. 당연히 사실이 아닙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김일성을 비롯한 거의 모든 공산주의 거물들의 부모들은 외국 제국주의 졸개가 됩니다. 19세기 동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 즉 개신교나 천주교와 같은 외래종교는 서양 사상 즉 기술발전과 근대화의 선봉자들이었습니다.

19세기말 근대화를 꿈꾸는 동아시아 국가 사람들은 그리스도교를 열심히 믿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동아시아 나라에서 초기 공산주의자들은 바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자라난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김일성입니다.

하지만 1920-1930년대 들어와 상황이 바뀌었는데요. 그리스도교는 일본제국주의를 크게 반대했고, 독립운동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그래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당시에 소련이 시키는 대로 움직였던 동아시아 공산주의자들과 관계가 나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마르크스를 비롯한 공산주의사상가들의 반종교 태도도 매우 중요한 요인입니다.

1945년 해방 이후, 북한정권은 어느 정도 종교세력과 손을 잡으려고 시도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정권이 안정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여러분은 강량욱 목사를 기억하실텐데요. 그는 김일성의 친척이니까 죽을 때까지 북한에서 잘 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1940년대말부터 북한은 기독교 단체를 매우 심하게 탄압했습니다.

반대로 남한에서 그리스도교는 좋은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당시에 남한 집권계층 가운데 그리스도교 신자가 많았고 또 미국은 그리스도교를 믿는 나라였습니다. 그리스도교는 반공사상의 지지자로 간주되었습니다. 1950년대 말 북한은 그리스도교를 뿌리 뽑기로 결정하고 정말 심한 탄압을 했습니다. 사회주의 나라 가운데, 종교를 없애버리는 데 성공한 나라는 북한과 알바니아 뿐입니다. 대부분의 사회주의국가들은 종교를 많이 탄압했지만 어느정도 종교를 인정할 필요도 있었습니다.

1970년대 초, 북한은 거의 15년 동안 단어도 들을 수 없던 종교단체를 다시 설치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종교단체 직원들은 모두 다 로동당 간부들입니다. 그들은 외국인과 만나서 북한에도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북한당국은 가짜 종교단체가 있다면 외교를 보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980년대 말 북한은 몇 개의 교회를 평양에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 교회는 진짜인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보위성의 심한 감시를 받고 수많은 경우 외국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입니다. 그래도 이 교회에서 진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북한만큼 종교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한국 공산주의 운동의 탄생 배경을 보면 이것은 슬픈 역설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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