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잘 안되고 있는 북한의 농업개혁 시도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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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로 수많은 부분에서 1980년대 중국의 개혁과 유사한 부분이 보입니다. 북한은 개혁이란 말을 쓰지 않지만 사실상 개혁과 다름이 없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일부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017년 이후 강화된 대북 제재 때문에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기 시작했지만 그 이전 몇 년은 경제가 발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문제점이 있습니다. 농업 분야에서 분조관리제나 포전담당제가 실시되었는데 생각보다는 좋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1978년부터 비슷한 정책을 시행했는데 7년만에 알곡생산량이 30% 늘었기에 식량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북한은 그와 반대입니다.

중국 농민들은 자신의 땅에서 일할 때 진짜 열심히 일하고 놀라운 수확량 증가를 달성했습니다. 왜 북한은 이와 같이 되지 못할까요?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을 감안해 볼 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첫째 북한에서 분조관리제를 했을 때 가족 단위 포전담당제는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2012년 분조관리제와 포전담당제가 시작되었을 때 분조는 바로 농민가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선례가 보여주듯이 농업에서 효과성이 제일 높은 단위가 바로 가족입니다. 가족들은 서로 잘 믿고 협력하고 같이 소비합니다. 1970년대 말 중국공산당은 이 사실을 잘 파악하고 처음부터 분조라는 단계를 생략하면서 농민가족을 중심으로 포전담당제를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번째 이유입니다. 유감스럽게도 북한 당국자들은 수확물의 분배에 대한 약속을 잘 지키지 않습니다. 포전담당제를 실시했을 때 원래 농민들은 수확의 일부만 국가에 바친 다음 남은 것은 맘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당국자나 군대는 여러 구실을 내세워 약속보다 더 많은 식량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농민들은 불만이 많을뿐더러 처음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 당국자들의 행동은 장기적인 나라의 발전 정책을 사실상 파괴하고 있는 것입니다.

참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중국의 선례가 잘 보여주듯이 농업에서 협동농장 같은 인민공사의 해산은 매우 짧은 기간 내에 놀라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중국은 농업개혁의 성공을 기반으로 고속 경제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사상 동원이나 노동 동원의 힘을 여전히 믿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시대착오적 동원이 아니라 농민들이 새로운 정책을 믿도록 하는 것입니다. 농민들이 당국자들의 약속을 믿게 된다면 사상이나 노동 동원과 비교할 수 없는 큰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농민들도 잘 살 수 있고 간부도 국가도 얻을 것이 많을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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