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 대남공격의 이유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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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은 담화를 발표하고 남한을 심하게 공격했습니다. 북한의 실질적 2인자로 평가되는 김여정은 탈북자들을 ‘쓰레기들’이라고 불렀고 남한 당국자들을 강도 높게 비난했습니다.

이 같은 갑작스러운 담화가 이상해 보일 수 있습니다. 김여정은 대북전단 살포를 이유로 들어 남한을 공격했는데 대북전단 살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 3~4년 동안 북한은 대북 전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유화적 대북정책의 방향을 고려하면 김여정의 담화는 더 이상합니다. 최근 남한은 거의 한 달에 두 번씩 북한 측에 이런 저런 협력과 지원을 제안했습니다. 신형 코로나 비루스 관련 치료제 지원도 제안했고 북한의 민둥산에 나무를 심자거나 철도 협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 당국자들이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남한을 공격한 것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지금 북한 정권에게 나무 심기나 신형 코로나 비루스 지원은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남한 정부가 마음만 먹는다면 대규모 대북지원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남북 협력 의지도 잘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 남한 정부가 북한에 식량 등을 지원하지 못 하는 속사정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한 정부는 왜 문화 교류나 환경 보호, 다양한 인도주의 분야의 협력만 북측에 제안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유엔안보리제재 때문입니다. 남한이 제재를 위반한다면 수많은 역경이 생길 것입니다. 특히 미국은 강력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오늘날 남한이 잘 살게 된 이유는 외국과의 무역 때문입니다. 유엔 제재를 위반해서 무역에 문제가 생긴다면 문재인 정부는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 반대로 북한과의 경제협력은 규모가 너무 작을뿐더러 사실상 손해입니다. 북한 선전일꾼들은 ‘호상리익’을 운운하지만 사실상 남북협력은 남한 측의 지속적인 지원 없이는 굴러갈 수 없습니다.

또 한 가지, 남한은 국제사회에 통합된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결정된 대북제재를 위반하거나 도전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남한은 외교를 통해 대북제재을 피하려 노력하는 동시에 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협력만 제안할 뿐입니다. 하지만 북한 집권 층에게 이런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북한은 남한에 압박을 가하기로 결정한 것 같습니다. 오래 전부터 눈을 감아 왔던 삐라 살포 문제를 갑자기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하며 남한을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지도부는 이번 김여정 담화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 것일까요?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남한이 대북제재를 무릅쓰고 대규모 대북 경제지원을 개시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남한 야당의 공격은 물론 대부분의 국민들도 정부에게, 여당에게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북한은, 경제지원을 받아내지 못하더라도 대남 압박으로 얻을 게 있습니다. 대남 압박은 미국과 남한 사이 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고, 남한 사회내부에서도 갈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앞으로 북한의 압박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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