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한의 막말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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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은 8.15 광복절을 크게 기념합니다. 올해에도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진행했습니다. 연례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경축사를 했습니다. 경축사에서는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책임 있는 경제강국,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 국가,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와 통일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누구보다 남북간의 평화를 주장하는 대통령이어서 경축사에서는 북한을 비난하는 말이 크게 없었습니다. 북한에 대화를 계속할 것을 부탁했고 핵을 포기하고 이념에만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말라는 정도의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대응은 남한주민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북한은 8월 16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에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는데 무례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경축사에 대해 "삶은 소대가리도 앙천대소(웃을)할 노릇", "망상" "어부지리"라고 조롱했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정말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아래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당국자“, "북쪽에서 사냥총소리만 나도 똥줄을 갈기는 주제에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고 있다"며 "겁에 잔뜩 질린 것이 력력(역력)하다” 등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비슷비슷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막말을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막말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합니다. 작년 남한에서는 미국 대학교수인 크리스틴 포래스가 쓴 책 ‘무례함의 비용, 막말 사회에서 더 빛나는 정중함의 힘’이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그녀는 미국 유명회사에 취직하였으나 막말 때문에 회사에서 사퇴하고 20년이 넘게 무례함의 비용과 정중함의 효용을 연구했고 그 결과를 책으로 냈습니다.

그에 의하면 정중함은 인간관계에서 의사소통과 신뢰가 강화되도록 해줍니다. 이는 더 나은 관계와 협력이 뿌리를 내리도록 해주는 씨앗을 뿌리고, 더 많은 실적을 창의적으로 내도록 도와줍니다. 예의 바르고 존중이 가득한 관계는 더 큰 행복과 건강으로도 이어지며 이는 개인에게도, 조직에도 도움이 됩니다. 세계의 수많은 사례를 분석한데 의하면 무례함은 당장 작은 이익이 생길지는 모르나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비용을 치러야 하고 정중함은 당장은 손해를 보는듯 하지만 높은 효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 연구 결과입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막말을 가장 많이, 가장 잘하는 나라입니다. 특히 남한의 대통령에 대해 막말을 쏟아 내기로 유명합니다. 물론 남한에서도 북한의 지도자에 대한 막말이 난무합니다. 그러나 막말을 하는 사람은 개인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막말은 국가가 공식석상에서 하는 막말이라는 데 특징이 있습니다.

정치가들이 막말을 하는 것은 일시적으로 지지층 결집 효과와 자신의 존재감 과시때문이라고 합니다. 북한은 경제적으로 뒤떨어지고 정치적으로 고립되다 보니 자존감이 낮습니다. 북한의 막말은 자신의 존재감을 막말을 통해서라도 회복하고 싶은 욕구의 분출입니다. 자존감이 떨어질수록 막말의 강도가 더 높아집니다. 막말은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합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속담처럼 지도부의 막말은 주민들에게 파급되고 있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무례함은 악의 보다는 무지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객관적인 자기 인식이 결여된 사람들이 가장 지독한 언행을 일삼는다고 합니다. 북한지도부에 미국학자가 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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