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오토 웜비어 사망 3주기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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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미국 북한인권위원회는 오토 웜비어 사망 3주년에 즈음해서 화상간담회를 조직했습니다. 간담회에서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는 “북한의 불법행위를 폭로하고 압박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향후 한국과 일본 내 북한인권단체 등에 우리가 도움을 주고 미국에도 그들의 활동상을 알리는 일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토 웜비어는 22살의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학생이었습니다. 2015년 12월 그는 북한으로 여행을 갔다가 정치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억류되었습니다. 2016년 2월 29일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웜비어는 북한의 체제 선전물을 미국에 가지고 가려고 했던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그 이유는 버지니아 대학의 지 소사이어티(Z Society)에 가입하기 위해서라고 진술하였습니다. 웜비어는 지 소사이어티에서 성공하면 1만 달러짜리 중고 승용차 한 대를 주고, 붙잡혀 돌아오지 못하면 교회가 웜비어의 어머니에게 20만 달러를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했으며,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그 제안을 받아들여 범죄를 감행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15년 교화형을 받고 복역하던 중 의식불명 상태로 미국에 송환됐으나 2017년 6월 19일 사망했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은 인질을 수단으로 한 외교를 펼쳐왔고 재미도 보았습니다. 2009년 미국인 여기자 2명의 억류 사건으로, 당시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김정남 암살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북한사람들이 수사를 받자, 평양에 있는 말레이시아 외교관들과 주민들을 억류하고 맞바꾸었습니다. 웜비어 역시 인질로 쓰려고 구금했으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를 제때에 하지 못해 중태에 빠지게 되었고 하는 수 없이 송환한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웜비어가 식중독인 '보툴리누스 중독'에 빠진 상태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고 변명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신시내티 대학 의료센터에서 1년여에 걸친 의료진의 조사 결과 웜비어의 사인은 고문에 의한 뇌손상인 것으로 결론했습니다.

북한은 웜비어를 이용하려다가 역공을 당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웜비어의 아버지는 연 매출 수백만 달러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정치적 영향력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이 무너질 때까지 북한의 본질을 알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웜비어의 부모는 2017년 10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북한 정부에 웜비어에 대한 고문과 살해가 이뤄진 책임을 물어 5억 113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부모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동결되어 있던 북한의 자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미국 은행 3곳에 동결돼 있던 2379만 달러 규모의 북한 자산을 찾아냈을 뿐 아니라 김정은이 은닉해둔 해외 자산을 전부 찾아내 압류 조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들 사망 3주기를 맞으며 국회를 발동시켜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새 대북 제재법, 이른바 ‘웜비어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법은 북한과의 불법적인 거래에 관여하는 중국 대형 은행 등과 같은 해외 금융기관 등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막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북한은 이번 웜비어 사건을 통해서 깨달은 것이 많을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19세기까지만 해도 정치적 목적으로 상대방의 가족을 볼모로 잡는 예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날 인질은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들만이 돈이나 요원 석방 등을 목적으로 이용합니다. 며칠 전에도 서부 아프리카 베냉 앞바다에서 어선 ‘파노피 프론티어호’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한국 선원 5명을 포함해 6명이 납치되었습니다.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기승을 부리는 해적의 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테러국가가 아닌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싶다면 웜비어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하며 구금하고 있는 한국 목사·선교사 3명도 대가없이 빨리 집으로 돌려보내야 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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