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부정부패의 근원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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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은 당중앙위원회 정치국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를 발표했습니다. 회의에서 토론된 여러 가지 문제 중에 눈길을 끈 것은 당간부양성기지 당위원회의 해산과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해임에 관한 소식이었습니다. 알려진 데 의하면 김일성 고급당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국가건설대상 지원 명목으로 많은 장갑과 달러를 바치도록 한 조치가 김정은에게 보고되었고 그로 인해 중앙당검열이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결과 학생들의 개별과제 부담 뿐 아니라 입학, 성적 등에서의 부정부패가 고스란히 드러나 수뇌부의 분노를 사게 되었습니다. 사건은 고급당학교 당위원회 해체,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위원장, 과학교육부장 해임이라는 강도 높은 처벌로 끝났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이번 비리사건을 계기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철저히 구현하여 당 사업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오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전당적으로 부정부패현상에 관한 사상투쟁회의를 열고 호상비판도 하고 일부는 처벌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소동은 몇 달 지나면 잠잠해지고 또 이전과 같은 행태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번에 노동당에서는 큰일이나 난 것처럼 정치국회의를 열었지만 사실 이번 사건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부정부패는 고급당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뿌리깊이 박혀있는 일상화된 사회적 현상입니다. 이번에 중앙당 부원들이 검열하러 나갔다고 하는데 그들도 검열하기 뭣했을 것입니다. 그들 모두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부정부패행위를 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탈북민을 대상으로 북한에서 제일 잘사는 집단을 조사하면 항상 1위는 당 간부, 2위는 사법기관 간부입니다. 원래 국가에서 주는 것만 받고 산다면 당 간부는 절대로 잘 살 수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노동자 농민은 두말할 것도 없고 간부들에게조차 생활비를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게 지불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 간부들의 월급으로는 시장에서 쌀 1~2kg 밖에 살수 없습니다. 물론 간부들은 주민들에 비해 배급 타는 비율은 높지만 배급을 받아서 끼니걱정은 좀 덜 수 있어도 잘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중앙당간부 특히 조직지도부, 간부부 간부들은 북한에서 제일가는 부자들입니다. 그들이 부를 축적하는 수단은 뇌물밖에 없습니다. 권력이 셀수록, 직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뇌물액수가 올라가고 따라서 권력이 제일 센 당 간부가 부를 제일 많이 축적하게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현재 북한의 당 간부 사법기관 간부 군 간부 행정 간부 할 것 없이 모든 간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다 뇌물을 받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부정부패사건의 원인을 당중앙의 사상과 영도풍모, 사업방법을 구현하지 못한데서 찾았습니다. 이번에 처벌받은 간부들은 물론 죄가 큽니다. 그러나 부정부패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릴 수 없습니다. 사실 부정부패는 세계 어느 국가에서나 존재합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습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해마다 국가청렴도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조사하여 순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발표한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부패가 제일 없는 나라는 덴마크, 뉴질랜드, 스웨덴, 스위스 순위로 북유럽 국가들이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100점 만점에 14점을 받아 180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176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남 수단, 시리아, 수단 3개 나라뿐입니다. 그리고 투명성지수가 낮은 나라는 모두 독재국가라는 공통성이 있습니다. 독재국가는 한명의 눈을 속이면 되지만 민주주의국가는 대중의 감시, 대중의 권력 때문에 부정부패행위를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북한에서 부정부패를 근절하고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하는 방도는 이번과 같은 1회성 검열방법이 아니라 민주주의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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