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세계 양심의 날을 기념하며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0-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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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유엔 총회에서 ‘사랑과 양심을 가진 평화의 문화를 증진한다’는 제목의 문건을 채택하고, 4월 5일을 세계 양심의 날로 선포했습니다.

양심은 사람의 세계관, 인생관과 신념 등 지식과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인격의 목소리라고도 합니다. 양심의 자유는 사물의 옳고 그름이나 선악과 같은 윤리적 판단에 국가가 개입할 수 없는 자유 그리고 윤리적 판단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국가 권력의 강요에서 벗어나 자유로울 권리까지 다 포함합니다. 양심의 자유를 이야기 할 때 함께 논하는 것이 사상과 이념,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등 기본적인 인권문제입니다. 따라서 유엔의 기본적인 인권규범인 세계인권선언은 1조에서 양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든 사람은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자유롭고 동등하게 태어났으며, 이성과 양심을 부여 받았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상호 형제애의 정신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또 19조에서는 “모든 사람은 의견과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했습니다.

세계 양심의 날을 기념하는 이유와 목적도 여기에 있습니다. 지난해 유엔 총회 의장은 4월 5일을 세계 양심의 날로 선포하면서 ‘세계 공동체를 지속가능한 평화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평화와 관용, 포용, 이해와 연대를 증진시키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즉 모든 사람들의 인권, 근본적인 자유와 양심을 존중하는 전제 하에서 국가간 평화로운 친선관계와 인류의 안녕을 누릴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입니다. 개인끼리 그리고 국가간 관계에서도 상호 가치, 태도, 전통과 관습, 행동 양태와 다른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중요하게 여긴다는 말인데요.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하고 평등한 권리를 인지하며, 표현, 의견, 정보의 권리를 인식해서 세계 모든 사람들의 발전과 연대를 통해 다양성과 차이를 수용하고, 국가간, 인종간, 문화들을 이해하고 인정하게 됩니다. 이것이 평화의 문화이며, 자유, 정의, 민주주의, 인권, 관용, 연대의 원칙에 기반한 평화로운 문화를 촉진시키기 위함 입니다. 개개인의 마음가짐과 가치관인 ‘양심’의 존중과 인정에서 출발해서 세계의 평화를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도 개인의 ‘양심’을 중요한 인권이자 가치로 여깁니다. 남한의 헌법 19조는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고 선언하고 양심을 개인의 인격적 존재 가치로 보호하고 있습니다. 양심문제와 관련해서 남한 사회에서 대표적인 논란거리가 됐던 것이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건인데요. 종교적인 가치와 신념 때문에 인명 살상 도구인 총을 들지 않겠다는 가치에 근거해서 국민의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거부하는 행위입니다. 과거에는 국방의 의무를 거부한 사람들은 병역법 위반으로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즉 군 복무를 대신해서 재판을 받은 후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지키면서 감옥생활을 했던 청년들이 있었습니다. 올해부터는 개인의 신념과 종교적 가치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국가적 병역 의무를 수행하는 차원에서 병역거부 희망자들이 대체복무를 할 수 있게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군사복무를 하지 않는 대신 군복무 기간의 2배에 해당하는 36개월 동안 교도소와 같은 교화시설에서 노동자로 일하도록 병역법을 수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사회에서 크고 작은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결과적으로 법수정을 통해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존중하게 된 겁니다.

북한에서도 ‘양심’이란 말을 많이 씁니다. 로동신문에서 언급한 양심은 앞서 말씀드린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 또는 도덕적 의식이라기 보다 당의 가치나 명령 또는 집단적 강요나 기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당의 명령에 ‘알았습니다’라는 대답 밖에 모르는 ‘깨끗한 양심’의 군인건설자라고 칭찬하는데 ‘양심'이라는 말이 사용됐습니다.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 열렬한 애국심과 깨끗한 량심’을 가진 교원들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여맹원들의 태도에 대해서 보도할 때도 ‘방조제건설장으로 달려나가는 깨끗한 양심’을 가졌다고 표현했습니다. 이렇게 당과 수령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행동을 ‘깨끗한 양심’이라고 표현합니다. 여기에는 주민들 개개인의 양심 즉 개인들이 어떤 신념이나 삶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는 관심사항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로동신문에서 얘기하는 당에 대한 희생정신과 수령을 위한 헌신성이 주민 여러분들 마음 속에 존재하는 ‘양심' 즉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 또는 개인의 인생관과 가치관이 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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