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행복하십니까?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20-03-20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청취자 여러분들은 행복하십니까? 이렇게 뜬금 없는 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3월 20일이 ‘국제 행복의 날’이기 때문인데요.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인식에서 유엔 총회가 2012년부터 ‘국제 행복의 날’을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는 우리 모두의 행복추구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가난과 굶주림 없이 살고자 노력하는 것도 행복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고문이나 굴욕적인 형벌을 금지하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 입니다. 개인의 처지나 생각이 달라도 차별 받지 않고 공정하게 대우받을 권리 그리고 적절한 삶의 수준을 누릴 권리까지 다 행복하기 위한 기본적인 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유엔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은 모든 권리의 실현을 위해서 규약의 당사국 정부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활용해서 주민들의 권리 실현을 위해 최대한도까지 조치를 취하라고 규정했습니다. 북한도 이 국제규약을 존중하고 실행해야 하는 당사국입니다. 또 유엔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규정인 세계인권선언도 “모든 사람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25조에서 규정했습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북한주민들을 포함한 지구상 모든 사람들의 당연하면서도 기초적인 권리라는 말입니다.

유엔은 국제 행복의 날에 세계행복보고서를 매년 발행하고 있습니다. 보고서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하다고 인식하는지 나라별로 순위를 매겼습니다. 여기서 행복을 측정하는 기준은 여섯 가지입니다. 먼저 일인당 국내총생산, 두번째 기대수명이고요. 세번째로 어려울 때 도움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의 유무, 넷째는 자신의 의지와 취향대로 무엇이든 선택할 자유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다섯째는 남을 위해 돈을 기부했는지, 마지막은 부정부패 수준입니다. 남한과 일본은 지난해 순위에서 각각 54위와 58위를 차지했고 대만은 25위 중국이 93위에 올랐습니다. 북한과 같이 주민들이 직접 질문에 답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국가들은 조사대상에 없습니다. 이 보고서의 기준으로 봤을 때 행복의 조건은 경제력과 건강, 개인의 성취도, 소속된 공동체와의 관계, 사회의 건전성과 문명의 발전 정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9일 평양종합병원 건설 착공식에 대한 로동신문 기사에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행복을 언급했습니다.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고 인민들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며 인민들을 더 잘 보호하고 더 잘살게 할 의무는 우리 당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기일 안에 완공하느냐는 인민들의 노력에 달려 있고, 우리의 행복과 우리의 미래는 … 오직 우리자신의 손으로 개척하고 투쟁으로 쟁취하여야 한다는 자각들을 가지고 공사과정에 부닥치는 난관들을 극복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착공식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도 나왔는데요. 한 주민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신 어버이품에 안겨사는 긍지와 행복’이 끝이 없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이 갖춰야 할 모범적인 반응을 선전했습니다. 한 전쟁로병은 “충성의 돌격전, 치렬한 철야전, 과감한 전격전이 벌어지게 될 평양종합병원 건설장에 언제나 마음을 얹고 살겠다”고 다짐 했습니다.

우리 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필 현대식의 종합병원이 건설되는 것은 물론 기쁜 소식입니다. 하지만 과연 이 소식을 접하는 우리 주민들은 정말 행복할까 생각해 봤습니다. 직장이나 여맹과 인민반에서 그리고 자녀들은 소년단과 학교에서 거의 매일 경제과제를 제출하라고 독촉해서 죽을 맛이라고 탈북민들은 과거 북한생활을 회상합니다. 장사며 뙈기밭 농사 또는 개인 살림집을 짓는 일을 하면서 돈벌이를 해야 하는데 돌격대로 뽑혀가야 하면 행복 할까요? 장마당 장세를 내면 하루 부식물 벌이도 겨우 하는데 건설사업에 필요한 자갈이며 후방사업을 위한 자금을 더 내야 하는데 그 부담이 얼마나 더 무거울까요? 거기다 병원을 10월 10일까지 완공하라니 돌격대와 인민군 건설부대, 일반 대학생들과 가두여성들까지 밤낮 없이 속도전에 내달려야 할 겁니다.

북한도 세계의 다른 나라들처럼 건설현장에서 노동해서 한달에 3천 달러 이상을 번다면, 자갈이나 모래 등 건설자재와 장갑과 양말을 주민들이 바치는 것이 아니라 건설회사에 판매해서 수입을 얻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경제적 성과가 없는 직장에 수입금 바치지 않고 단련대형을 받을 걱정 없이 내 돈벌이에 집중 할 수 있다면 마음이 좀 편하지 않을까요? 매일 자녀들이 토끼가죽이나 파철을 학교에 바지치 않아도 된다면 좀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이런 것들이 유엔에서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며 모든 주민들도 누려야 할 행복의 여건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